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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오피니언 양성희의 문화참견 학폭 드라마 ‘참교육’에 대한 엇갈린 반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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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rights
작성일
2026-06-26 13:57
조회
5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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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평론가가 “고작 체벌을 옹호하는 드라마를 위해 거룩한 척은 하지 맙시다”라는 칼럼을 썼다. 최악의 혹평이다. 여주인공 진기주의 어색한 연기 논란에 대해서도 자신의 SNS에 “연기가 아니라 작품이 X”이라고 맹공했다. 24일 현재 2주째 넷플릭스 글로벌 2위를 지키고 있는 드라마 ‘참교육’ 얘기다. ‘교권보호국’이라는 국가 기관이 문제 학생·학부모 등을 ‘참교육’한다는 내용이다. 악을 응징하는 사이다 쾌감이 크지만 지나치게 단순한 선악구도, 폭력을 폭력으로 되갚는 징벌적 복수관 등 완성도에 문제가 있다. 그래도 ‘고작 체벌을 옹호하는 드라마’ 운운은 과하다. 이 드라마가 국내외에서 불러일으키는 여러 파장을 애써 폄훼했다.
‘교권 보호 폭력 용인’ 논란 속
“특전사 출신 활용” 황당 발언도
포브스는 “올해 최고 드라마”
폭력 없는 ‘소년의 시간’ 비교도

학원폭력 소재로 세계적 인기를 끌고 있는 넷플릭스 드라마 ‘참교육’. [사진 넷플릭스]
‘참교육’은 학폭 소재 드라마의 끝판왕이다. 넷플릭스 드라마만 보면 범죄 소굴이 된 학교에 카메라를 들이댄 2020년 ‘인간수업’, 학폭 피해자의 복수극 2022년 ‘더 글로리’, 그리고 이번에는 서이초 교사 사망 사건(2023) 이후 불거진 ‘교권 보호’ 이슈를 담아낸 ‘참교육’이다. 그렇다고 ‘학생 인권’과 ‘교권’을 단순 대립시키지는 않는다. 핵심은 ‘가해자’ 대 ‘피해자’의 구도다. 가해자에는 진상 학부모, 촉법소년임을 악용하는 문제 학생, 부도덕한 교사 등이 다 포함된다. 한마디로 학교에서 발생하는 모든 폭력의 종합세트다. ‘모범택시’류의 ‘사적 복수’를 가상의 국가기구로 제도화했다.
#‘소년의 시간’에서 ‘참교육’까지
이 드라마의 흥행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우리보다 청소년 인권에 훨씬 민감한 서구 사회가 보인 관심이다. 학생 체벌로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이 불편할 수 있음에도 46개국 넷플릭스에서 1위에 올랐고, 91개국에서 톱10에 들었다. 프랑스(3위), 독일(4위), 미국·영국(7위) 등 영미권·유럽의 반응도 컸다. 포브스는 일찌감치 “피해자들의 목소리를 통해 시청자들의 심금을 울리고 정의가 실종된 현실에 분노하게 만든다. 올해 나온 작품 중 최고의 드라마 중 하나”라고 호평했다. 주인공 김무열은 말레이시아 교사, 프랑스 팬으로부터 각각 “이런 이야기를 만들어줘서 고맙다” “우리나라에도 이런 일이 있었다”는 메시지를 받았다. 전지구적 교육의 위기, 특히 SNS가 만들어낸 새로운 ‘소년들’을 기존 공교육 체계가 컨트롤하지 못하고 있다는 불안과 공포감이 드라마의 글로벌 흥행을 견인하고 있다는 얘기다.
‘참교육’에는 SNS를 통한 학생 범죄·학부모 갑질이 주요 에피소드로 등장하는데, 이는 지난해 넷플릭스 최고 화제작인 영국 드라마 ‘소년의 시간’을 떠올리게 한다. ‘소년의 시간’은 SNS 알고리즘을 통한 어린 ‘인셀(여성혐오 남성)’의 탄생을 정조준한 드라마로, 수 주간 글로벌 1위에 오르고 에미상 9개 부분을 석권했다. 평범한 13세 소년이 살인자가 되는데, 부모는 “아이는 집에 있었고, 집은 안전했다. SNS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몰랐다”고 절규한다.
영국과 프랑스 정부는 이 드라마를 ‘디지털 미디어 리터러시·유해 남성성 교육’을 위한 학교 교재로 채택했다. 영국은 단계적으로 발효 중이던 ‘온라인 안전법(Online Safety Act)’을 강화했다. 지난해 세계 최초로 16세 미만 청소년의 SNS 사용을 법으로 금지한 호주에 이어 세계 각국의 청소년 SNS 제한 법제화 움직임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소년의 시간’이 폭력 장면 하나 없이 공교육의 붕괴, SNS 중독, 교사와 부모의 무기력을 성찰적으로 담아냈다는 점은 ‘참교육’과 비교된다.
#전교조의 ‘참교육’, 오늘의 ‘참교육’
‘참교육’은 드라마 제작 단계에서 비판이 많았다. 드라마에서는 많이 걸러졌지만 동명의 원작 웹툰이 체벌 옹호, 성차별, 인종차별 논란을 몰고 다녔기 때문이다. 특히 전교조는 지난해 “체벌 근절을 위해 노력했던 교사들에 대한 모욕”이라며 드라마 제작 중단을 요구하기도 했었다. 아이로니컬한 점은 제목 ‘참교육’이 1980년대 전교조 결성을 전후한 교육 운동의 핵심 담론이었다는 점이다. 권위주의 국가 권력과 체벌·촌지·입시 위주 교육에 맞서 학생을 보호하는 ‘올바른 가르침’이라는 뜻이었다. 그러나 이는 2010년대 이후 인터넷에서 ‘악당을 혼쭐내 정의를 구현한다’는 응징과 처벌의 쾌감을 담은 단어로 변질·변형됐다. 이 과정은 전교조의 위상 변화와도 무관치 않아 보인다. ‘참교육’ 현상에 대한 유튜브 영상에서 진보 패널인 오창익 인권연대 사무국장은 “전교조가 교육감 배출에 골몰하는 동안 교권 추락으로 고통받는 교사들의 마음을 얻지 못하며 제 3노조로 전락했다. 최초의 전교조 출신 교육부 장관이 탄생했지만 존재감이 없다”고 꼬집었다.
심지어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출신인 안민석 경기도 교육감 당선자는 교권보호국 신설 방침을 내놓기도 했다. 라디오 방송에서 “특전사·해병대·공수부대 출신 교사 20~30명을 확보해 학교가 통제하기 어려운 상황에 투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라는 상식 이하의 언사까지 했다. 판타지에 열광하는 드라마의 인기와 그걸 현실에 판박이 하는 건 전혀 다른 문제다. 현행 법·제도의 허점을 바로잡기 위한 현실적 과제도 한둘 아니다. “이럴 거면 교사에게 체벌 권한을 부여하는 게 더 교육적”이라든지 “(안씨는) 정치인이 아니고 교육감에 당선됐다는 걸 알아야 한다. 남은 기간 동안 교육에 대해 열심히 공부하라”는 비판이 진보 인사들에게서 나올 정도다. 진짜 참교육이 필요한 대목이다.
양성희 문화칼럼니스트
한 평론가가 “고작 체벌을 옹호하는 드라마를 위해 거룩한 척은 하지 맙시다”라는 칼럼을 썼다. 최악의 혹평이다. 여주인공 진기주의 어색한 연기 논란에 대해서도 자신의 SNS에 “연기가 아니라 작품이 X”이라고 맹공했다. 24일 현재 2주째 넷플릭스 글로벌 2위를 지키고 있는 드라마 ‘참교육’ 얘기다. ‘교권보호국’이라는 국가 기관이 문제 학생·학부모 등을 ‘참교육’한다는 내용이다. 악을 응징하는 사이다 쾌감이 크지만 지나치게 단순한 선악구도, 폭력을 폭력으로 되갚는 징벌적 복수관 등 완성도에 문제가 있다. 그래도 ‘고작 체벌을 옹호하는 드라마’ 운운은 과하다. 이 드라마가 국내외에서 불러일으키는 여러 파장을 애써 폄훼했다.
‘교권 보호 폭력 용인’ 논란 속
“특전사 출신 활용” 황당 발언도
포브스는 “올해 최고 드라마”
폭력 없는 ‘소년의 시간’ 비교도

학원폭력 소재로 세계적 인기를 끌고 있는 넷플릭스 드라마 ‘참교육’. [사진 넷플릭스]
‘참교육’은 학폭 소재 드라마의 끝판왕이다. 넷플릭스 드라마만 보면 범죄 소굴이 된 학교에 카메라를 들이댄 2020년 ‘인간수업’, 학폭 피해자의 복수극 2022년 ‘더 글로리’, 그리고 이번에는 서이초 교사 사망 사건(2023) 이후 불거진 ‘교권 보호’ 이슈를 담아낸 ‘참교육’이다. 그렇다고 ‘학생 인권’과 ‘교권’을 단순 대립시키지는 않는다. 핵심은 ‘가해자’ 대 ‘피해자’의 구도다. 가해자에는 진상 학부모, 촉법소년임을 악용하는 문제 학생, 부도덕한 교사 등이 다 포함된다. 한마디로 학교에서 발생하는 모든 폭력의 종합세트다. ‘모범택시’류의 ‘사적 복수’를 가상의 국가기구로 제도화했다.
#‘소년의 시간’에서 ‘참교육’까지
이 드라마의 흥행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우리보다 청소년 인권에 훨씬 민감한 서구 사회가 보인 관심이다. 학생 체벌로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이 불편할 수 있음에도 46개국 넷플릭스에서 1위에 올랐고, 91개국에서 톱10에 들었다. 프랑스(3위), 독일(4위), 미국·영국(7위) 등 영미권·유럽의 반응도 컸다. 포브스는 일찌감치 “피해자들의 목소리를 통해 시청자들의 심금을 울리고 정의가 실종된 현실에 분노하게 만든다. 올해 나온 작품 중 최고의 드라마 중 하나”라고 호평했다. 주인공 김무열은 말레이시아 교사, 프랑스 팬으로부터 각각 “이런 이야기를 만들어줘서 고맙다” “우리나라에도 이런 일이 있었다”는 메시지를 받았다. 전지구적 교육의 위기, 특히 SNS가 만들어낸 새로운 ‘소년들’을 기존 공교육 체계가 컨트롤하지 못하고 있다는 불안과 공포감이 드라마의 글로벌 흥행을 견인하고 있다는 얘기다.
‘참교육’에는 SNS를 통한 학생 범죄·학부모 갑질이 주요 에피소드로 등장하는데, 이는 지난해 넷플릭스 최고 화제작인 영국 드라마 ‘소년의 시간’을 떠올리게 한다. ‘소년의 시간’은 SNS 알고리즘을 통한 어린 ‘인셀(여성혐오 남성)’의 탄생을 정조준한 드라마로, 수 주간 글로벌 1위에 오르고 에미상 9개 부분을 석권했다. 평범한 13세 소년이 살인자가 되는데, 부모는 “아이는 집에 있었고, 집은 안전했다. SNS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몰랐다”고 절규한다.
영국과 프랑스 정부는 이 드라마를 ‘디지털 미디어 리터러시·유해 남성성 교육’을 위한 학교 교재로 채택했다. 영국은 단계적으로 발효 중이던 ‘온라인 안전법(Online Safety Act)’을 강화했다. 지난해 세계 최초로 16세 미만 청소년의 SNS 사용을 법으로 금지한 호주에 이어 세계 각국의 청소년 SNS 제한 법제화 움직임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소년의 시간’이 폭력 장면 하나 없이 공교육의 붕괴, SNS 중독, 교사와 부모의 무기력을 성찰적으로 담아냈다는 점은 ‘참교육’과 비교된다.
#전교조의 ‘참교육’, 오늘의 ‘참교육’
‘참교육’은 드라마 제작 단계에서 비판이 많았다. 드라마에서는 많이 걸러졌지만 동명의 원작 웹툰이 체벌 옹호, 성차별, 인종차별 논란을 몰고 다녔기 때문이다. 특히 전교조는 지난해 “체벌 근절을 위해 노력했던 교사들에 대한 모욕”이라며 드라마 제작 중단을 요구하기도 했었다. 아이로니컬한 점은 제목 ‘참교육’이 1980년대 전교조 결성을 전후한 교육 운동의 핵심 담론이었다는 점이다. 권위주의 국가 권력과 체벌·촌지·입시 위주 교육에 맞서 학생을 보호하는 ‘올바른 가르침’이라는 뜻이었다. 그러나 이는 2010년대 이후 인터넷에서 ‘악당을 혼쭐내 정의를 구현한다’는 응징과 처벌의 쾌감을 담은 단어로 변질·변형됐다. 이 과정은 전교조의 위상 변화와도 무관치 않아 보인다. ‘참교육’ 현상에 대한 유튜브 영상에서 진보 패널인 오창익 인권연대 사무국장은 “전교조가 교육감 배출에 골몰하는 동안 교권 추락으로 고통받는 교사들의 마음을 얻지 못하며 제 3노조로 전락했다. 최초의 전교조 출신 교육부 장관이 탄생했지만 존재감이 없다”고 꼬집었다.
심지어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출신인 안민석 경기도 교육감 당선자는 교권보호국 신설 방침을 내놓기도 했다. 라디오 방송에서 “특전사·해병대·공수부대 출신 교사 20~30명을 확보해 학교가 통제하기 어려운 상황에 투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라는 상식 이하의 언사까지 했다. 판타지에 열광하는 드라마의 인기와 그걸 현실에 판박이 하는 건 전혀 다른 문제다. 현행 법·제도의 허점을 바로잡기 위한 현실적 과제도 한둘 아니다. “이럴 거면 교사에게 체벌 권한을 부여하는 게 더 교육적”이라든지 “(안씨는) 정치인이 아니고 교육감에 당선됐다는 걸 알아야 한다. 남은 기간 동안 교육에 대해 열심히 공부하라”는 비판이 진보 인사들에게서 나올 정도다. 진짜 참교육이 필요한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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