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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해직교사 복직’ 시위자에게 “비누 없다” “수갑 차라”는 경찰···유치장 인권 괜찮나
강한들 기자

‘해직 교사 복직’ 요구 시위를 벌이다 경찰에 현행범으로 체포된 시민이 유치장에서 인권침해를 당했다며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제기했다. 경찰이 불필요하게 수갑을 채우거나 비누 등 최소한의 생필품도 제공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경찰은 “규정에 따른 조치”라고 해명했다.
20일 경향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차모씨(52)는 지난 19일 ‘서울 용산경찰서 수사관이 유치장 등에서 인권을 침해했다’는 주장을 담은 진정서를 인권위에 냈다. 차씨는 지난 15일 해직 교사 지혜복씨가 벌인 서울시교육청 고공 농성 시위에 동참했다가 건조물침입 혐의 등으로 체포됐다.
차씨는 당시 현장에서 함께 체포된 다큐멘터리 감독 양동민씨(31)가 남긴 유치장 기록(메모)을 근거로 제시했다. 해당 기록을 보면 경찰은 지난 15일 오후 4시쯤 차씨 등 2명을 조사하기 위해 조사실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유치장 밖을 나오며 수갑 착용을 요구했다. 차씨가 “근거 규정을 대라”고 요구하며 거부하자 경찰이 차씨를 바닥에 눕혀 수갑을 채운 것으로 기록돼있다. 경찰은 막상 조사실로 간 뒤에는 변호사 항의를 받고 수갑을 풀어준 것으로 전해졌다.

차씨와 함께 체포됐던 다큐멘터리 감독 양동민씨(31)가 유치장에서 남긴 기록을 보면, 경찰은 지난 15일 오후 4시쯤 차씨 등 2명을 조사하기 위해 이동하는 과정에서 유치장에서 나올 때 수갑 착용을 요구했다. 양씨 제공
차씨는 진정서에서 “문제없이 조사실까지 따라가겠다고 말했음에도 경찰은 팔을 강제로 꺾고 바닥으로 넘어뜨린 후 수갑을 강제로 채웠다”며 “통증을 호소했으나 적절한 조치 없이 수갑을 유지한 채 조사실로 갔다”고 주장했다. 최소한의 범위를 넘어선 물리력 행사로 인권 침해가 있었다고도 했다.
양씨도 인권침해를 당했다고 주장 중이다. 같은 날 오전 9시쯤 양씨가 “더러워진 손을 씻기 위해 비누를 달라”고 요구하자 경찰이 “비누가 없다”고 답하며 주지 않았다는 것이다. 다른 피의자들이 항의하자 2시간쯤 뒤 비누를 제공했다. 경찰은 몇시간 뒤인 오후 5시54분쯤 양씨가 다시 비누를 달라고 하자 재차 “비누가 없다”며 주지 않았다.
경찰관직무집행법은 경찰이 합리적으로 판단해 필요한 한도에서 경찰 장구를 사용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경찰청 피의자 유치 및 호송규칙은 ‘도주 우려’ ‘자살·자해 위험’ ‘유치장 시설 손괴 시도’ 등 경우에 예외적으로 수갑을 사용할 수 있게 돼 있다. 경찰 청사 바깥으로 유치인을 호송할 때와 조사 등으로 출감할 때도 같은 내용이 규정돼 있다.
오창익 인권연대 사무국장은 “경찰 관서 내에서는 도주가 어렵고, 경찰관이 지키고 있는 상태라 수갑을 차지 않고 이동할 수 있다”며 “위법한 행위라고 보긴 어렵더라도 인권 침해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서채완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공익인권변론센터 소장대행은 “호송 규칙의 수갑 규정은 ‘할 수 있다’는 것이지 의무 규정이 아니다”라며 “필요 최소한의 범위를 벗어난 인권 침해”라고 말했다.
인권위는 지난해 8월 경찰이 도주 우려가 없는 고령의 피의자에게 장기간 수갑을 사용한 것에 대해 “신체의 자유를 침해한 행위”라고 판단했다.
용산서 관계자는 “당시 경찰관은 다수의 피의자들이 유치장에 유치돼 피의자들의 저항이 고조돼 있었다”며 “1층에서 4층 조사실까지 호송할 때 경찰 수갑 사용은 관련 규정에 따른 도주 방지 및 위해 발생을 방지하기 위한 최소한의 조치”라고 말했다. 이어 “비누는 투척 등 목적으로 활용될 것을 고려해 잠시 보류한 것이고, 약 10분간 상황 해소 후 지급했다”고도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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