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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정기관 교육] 평화인문학, 그 쓸모에 대하여

작성자
hrights
작성일
2025-08-19 10:08
조회
382


 

평화인문학은 인권연대가 2007년부터 교정기관 수용자들을 위해 진행해온 과정입니다.

교정기관의 ‘교정(矯正)’은 무언가 바르지 못하거나 잘못된 것을 바로잡는 일입니다. 여기서 바로잡는 대상은 바로 사람입니다. 그러니 다른 무엇보다 사람 중심의 작업이고 활동입니다. 그러나 현재 교정 활동은 매우 희소하며 소극적입니다. 교정당국의 관심이 부족하기도 하고, 교정행정이 단순한 응보와 질서유지 차원에서만 진행되기 때문입니다. 좁은 곳에 많은 사람을 가두는 과밀수용도 정상적인 교정활동을 진행하기 어렵기도 합니다.

범죄는 기본적으로 범죄자의 잘못 때문이겠지만 - 범죄에 이르는 과정을 살피거나, 도대체 무엇이 ‘범죄’인지 정하는 과정 등을 고려할 때 – 그 범죄자만의 잘못이라고 보기 어려운 측면도 꽤 많습니다.

채무불이행처럼 민사가 형사사건화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사기죄가 성립하려면 ‘기망(欺罔)’ 곧 남을 속이겠다는 의사를 확인해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단순 채무불이행이 사기죄가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벌금을 내지 못해 감옥에 갇히는 사람들도 꽤 많습니다. 단지 돈이 없어 벌금을 내지 못하는 사람이 매년 6만 명이 넘는 현실은 그 자체로 비참한 일입니다.

이에 인권연대는 평화인문학 과정, 곧 인문학적 접근을 통해 수용자들이 사람과 사람의 관계, 사람과 사회에 대해 생각해 볼 기회를 제공하려 했습니다. 비록 짧은 교육이나 이를 통해 수용자들이 인문학적 소양을 키울 수 있도록 돕고, 그 시간을 통해서 수용자들이 인간의 존엄을 깨닫고, 자신의 인권을 존중하며, 타인을 배려할 수 있도록 돕고자 합니다. 또한 수용자들이 자존감을 회복하고, 사회복귀를 위한 의지를 높이는 데 도움을 주고자 합니다. 그러니 단순한 지식‧정보의 전달을 넘어, 삶에 대한 보편적 접근과 이해를 고민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입니다.

수용자들의 죄종(罪種)도, 출신도, 연령도 모두 다양합니다. 하지만 모두 똑같이 사회와 철저하게 분리되어 형벌을 받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여, 이들이 자유로운 존재가 되고, 각자 존엄한 존재로서 자신을 존중하는 것은 물론, 다른 사람의 인권도 존중할 수 있도록 사람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도록 돕고자 합니다.

평화인문학 과정이 끝나면 참여자 대상으로 무기명 설문조사를 합니다. 올해 진행하고 있는 평화인문학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교정기관 수용자들의 응답을 통해 평화인문학 같은 과정이 왜 필요한지를 새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인천구치소

6월 17일, 19일, 20일에 진행했던 평화인문학 과정에 대해 ‘수용 생활에 도움이 되나?’라고 물으니, “자신을 되돌아보는 시간이었고, 좋은 말씀들을 많이 해주셔서 도움이 되었다./ 마음의 안정을 되찾은 듯하다./ 평소 인권에 대해 생각해 보지 않았는데 들어보니 이곳에 있는 만큼 더욱 필요하다는 걸 알게 되었다./ 수용자들을 위해서 기후, 민주주의 등 여러 가지를 다시 생각하게 했다./ 과거를 되돌아보고 남은 삶을 어찌 살지 고민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인권과 자유 등 생각치 못한 것을 가르쳐줘서 좋았다./ 나를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어서 도움이 됐다.” 등의 소감이 있었습니다.

‘출소 후 사회생활에 도움이 되냐’는 질문에는 “인권이나 존엄, 사람의 가치에 대해서 한 번 더 생각하며 지낼 수 있을 것 같다./ 나라는 사람의 가치와 인간의 존엄성 등을 알게 되었고, 더는 가치 없는 행동과 가치 없는 삶을 살아가지 않겠다고 다짐하게 되었다./ 타인을 대할 때 인간의 존엄을 인정하고 사랑할 수 있게 되었다./ 출소 후 살아갈 방향을 잡을 수 있다./ 다시 한번 내 인생을 생각할 기회가 된 것 같다.” 등의 답을 주었습니다.

 

안양교도소

7월 2일에서 4일까지 진행했던 과정에 대해 수용자들은 “힘들고 답답했는데 교육으로 많은 생각의 변화가 있었다./ 인생에 도움이 되었다. 좋은 말씀들도 인상 깊게 받아들였다./ 차분하고 진지하게 나 자신의 행동을 생각해 볼 수 있었다./ 과거가 현재를 구할 수 있는가? 하는 화두는 저에게 깊은 울림을 주었다. 제 과거를 반면교사 삼으면 저의 현재와 미래를 올바르게 이끌고 구해나갈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든다./ 또 다른 시각으로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어서 무척이나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인간의 존엄성과 사회적 발전 등 존재 자체의 가치를 느끼게 해줬다./ 인문학과 인권에 대하여 잘 알게 되었고, 처음 들어보는 강의라 앞으로 더 공부해야겠다고 다짐했다./ 다양한 시선으로 문제를 바라볼 수 있을 것 같고, 다른 각도로 생활 방식 등을 해결하고 헤쳐나갈 수 있을 것 같다.” 등의 응답이 있었습니다.

이어 “남은 수용 생활, 나가서도 들은 강의 속에서 도움이 되는 것들을 생각하며 지켜나겠다./ 새로운 세상을 알게 된 것 같아 세상을 바라보는 시야가 넓어졌다./ 방향을 알려주신 강의들이 있어서 큰 길잡이가 되었다./ 다른 사람을 존중하는 마음이 커졌다./ 밖에 나가서도 담장 안에 있는 사람들을 위해 도움을 줄 수 있는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남은 인생을 살며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생각하는 것, 견해가 많이 달라졌다./ 출소 후에 이런 공부를 통해서 인권 쪽으로 더욱 공부하여 제 미래를 바꿀 수도 있을 것 같다./ 인간관계에 있어서 몰랐던 부분을 세밀하게 채워 나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제 인권을 지키기 위해서 앞으로 올바르게 살아갈 거다. 인문학을 좀 더 깊이 공부해서 저, 가족 그리고 나아가 나라에 좀먹지 않는 올바른 삶을 살고 선한 영향력을 끼치고 싶다. 그 방향을 알려주는 등대가 인문학과 인권 공부가 될 것 같다.”고 답했습니다.

 



 

서울 남부구치소

같은 달 8, 9, 10일, 기록적인 폭염 속에 진행된 이번 과정에서 수용자들은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방향을 알았다./ 자신을 돌아보는 계기가 됨./ 인내심에 도움이 되었다./ 인간과 인권의 가치에 대해서 다양한 분야의 강사분들이 이야기해주신 점 의미가 있었다./ 평화인문학은 감옥 안 갈등의 대상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바로 인권이다. 인권을 중심으로 한 인문학적 소통은 감옥의 변화를 위해 꼭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출소 후 도움이 될지에는 “어떻게 하면 좀 더 제대로 살아갈 수 있을지 앞으로 더욱더 고민하고 연구할 생각이다./ 사회생활이란 결국 사회의 구성원들과의 삶이다. 인문학 강의는 타인의 삶, 타인과 어우러지는 삶을 고찰하게 한다. 결국, 삶을 이해하는 것이 출소 후 사회생활에서 어쩌면 기술보다 더욱 중요하다./ 인문학의 강의가 있으면 찾아 유튜브 영상을 볼 것 같다./ 모든 부분이 좋았다. 몰랐던 걸 알게 되었다./ 사회 구성원으로서 어떠한 생각을 가지고 살아가야 하는지 생각하게 됨./ 인간관계에 큰 도움이 될 거 같다./ 새로운 사고방식을 갖고 살아갈 거다.” 라고 답했습니다.

 

의정부교도소

7월 22~24일 동안 진행한 과정 설문 답변에서는 “다시 한번 저에 대해서 생각하는 시간이었다./ 지금까지 교육받지 못했던 것들, 인권, 사회에서 알지 못했던 걸 배웠다./ 수용되면서 폐쇄적으로 되었는데, 교육의 내용이 너무 좋아 올바른 생각이 확장되었다. 사회와 소통하는 느낌과 교정, 교화되는 느낌을 받았다./ 인내심과 자기 반성하는 시간이 된 것 같다./ 현재의 생각과 미래의 계획. 상식과 모르는 지식 습득. 인문에 대해 생각하는 계기!/ 교육 내용이 계속 질문을 유발해서, 강의 내내 스스로, 자신에 대해 질문하였다./ 제 마음의 벽이 사라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생각의 차이, 희망 그리고 즐거움./ 걱정만 하고 답답하기만 했던 수용 생활에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 내면의 거울을 발견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모르고 있던 철학 등과 인권을 자세히 알게 되었고, 교육으로 인하여 정서가 안정되는 것 같다./ 내가 몰랐던 인권, 기후 등 많은 것을 알 수 있어 고마웠다./ 집착과 집중의 중요성 등 많은 공부가 됐다 *혐오, 분노, 원한, 복수심은 감정의 쇠사슬이다./ 저는 소중한 사람이라는 것을 느꼈다!/ 미래에 기대감이 생긴다./ 지구온난화로 인해 사회 취약층들이 고통받는다는 걸 알게 되었다.” 등 내면에 집중하고, 타인에게 공감하는 모습을 발견했습니다. 또 “사회취약층을 돕겠다는 마음도 생겼다./ 조금 더 긍정적으로 다가갈 수 있을 것 같다./ 인권의 중요성을 알게 됐다. 열심히 살겠다./ 평화인문학 교육부터 인권연대 정의와 교육, 철학의 정의. 많은 공감을 얻었다./ 생각한 것보다 인권이 그리고 문학이 들어온 것 같다. 삶의 방향성에 영향을 줄 것 같다./ 말하기 전에 먼저 생각하고, 남에게 비판‧비난을 절대 하지 않겠다./ 꿈과 희망이 조금은 보이고, 노력해서 다시 잘살 수 있다는 믿음도 생겼다. 고맙다. 열심히 노력해서 새롭게 살겠다./ 지금까지 몰랐던 나의 꿈과 가치관들을 생각하여 나의 인생 방향을 선택하게 됨./ 철학적인 생각을 많이 할 것 같고, ‘나’를 좀 더 바르게 대할 수 있을 것 같다./ 사회성, 출소 후 꼭 할 수 있는 일 등을 알았다./ 기후문제나 여러 분야에 생기는 결점들을 알고, 내가 가지고 있는 결점들을 고쳐 나갈 것이다./ 생각을 단편에서 다양하게. 그리고 인권에 대해서도 다양한 생각을 하게 되었다./ 강연을 들음으로써 생각이 많아지고 삶에 대하여 더 나은 방향으로 생각하게 되었다./ 사업으로 힘든 시간 때문에 이곳에 오게 되었는데, 강의를 듣고 다시 한번 새 인생에 대해서 많이 배울 것 같다.”는 답변이 있었습니다.

 



 

교육 기간이 짧다거나 ‘무더위에 소외된 곳을 방문해 줘서, 교육기회를 마련해 줘서 고맙다’ 등, 감사 인사도 많았습니다. 지면 관계상 많은 내용을 담을 수 없지만, 수용자들의 소감을 따라 읽다 보면, 흔히 ‘쓸모없는 학문’이라 불리는 인문학이 담장 안에서 얼마나 놀라운 역할을 하는지 알 수 있습니다.

감옥 안에 있는 사람들도 사형 또는 무기형을 선고받은 사람 빼고는 언젠가는 사회로 돌아올 사람들입니다. 이들이 사회에 잘 적응하도록 돕는 일은 수용자는 물론, 우리 사회를 위해서도 바람직합니다. 이들의 재사회화를 돕는 평화인문학 과정에 많은 관심과 성원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