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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회여, 국민주의를 넘어라” (일다 07.10.30)

작성자
hrights
작성일
2017-07-03 04:32
조회
115
“한국 사회여, 국민주의를 넘어라”
혈통주의 비판하는 재일조선인 서경식
mail_icon.gif 박희정 기자
watch_icon.gif 2007-10-30 15:33:52
 

일본 사회의 ‘국가주의’로 인해 많은 차별을 받아온 재일조선인의 입장에서 우리 사회를 바라보았을 때, 한국 역시 ‘혈통에 기반한 국가주의’를 가지고 타 국적 사람들을 차별해왔다는 점에서 일본과 다를 바 없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일본과 한국으로부터 억압당한 재일조선인

C12007103000002skk1.jpg지난 24일 인권실천시민연대 55차 수요모임에서는 재일조선인 2세로, 재일조선인이 겪는 차별과 경계 밖에 선 소수자로서의 정체성에 대해 끊임없이 문제를 제기해 온 서경식 교수(도쿄게이자이대학 현대법학부)와 함께 한국 사회의 ‘국민주의’를 성찰해보는 자리가 마련되었다.

재일조선인의 삶에는 일본 정부의 차별과 함께, 한국 현대사의 그림자도 짙게 드리워져 있다. 단적인 예로, 박정희 유신정권은 조국의 분단으로 민단과 총련으로 분열된 재일조선인 사회를 민단 내에서조차 친(親)유신/반(反)유신으로 분열시켰고, 유신체제 지지대회의 참석 증명서가 있어야 여권을 내어주었다고 한다.

같은 일본 태생 재일조선인 2세로서 한국에 유학 간 두 형(서승, 서준식)이 박정희 정권에 의해 정치범으로 수감된 서경식 교수는 “형의 전향을 설득하면 여권을 준다”는 회유를 받기도 했으며, 전두환 정권 중반에 가서야 간신히 여권을 받을 수 있었다.

‘한국 국적’ 소유자인 서경식 교수는 <난민과 국민 사이>, <디아스포라 기행>, <시대를 건너는 법> 등을 책을 냈으며, 현재 안식년을 맞아 성공회대 연구교수로 ‘평생 처음’ 한국생활을 경험하고 있다.

일본에 거주해도 ‘주민’의 권리 인정 못받아

서 교수는 일본 정부가 차별적 다민족주의, 즉 제국주의에서 전후의 국민주의를 구성하게 된 정치적 역사적 법적 배경을 밝히고, 이를 통해 재일조선인들이 어떻게 국민(적 권리)에서 제외되었는가를 설명했다.

C22007103000002skk2.jpg전후 일본 헌법에서는 ‘인간으로서의 권리’를 ‘국민’(일본 국적을 가진 자)에게만 한정했으며, 이를 기반으로 ‘우리나라 사람’이 아닌 타자에 대한 차별적 태도가 용인되는 법적, 감정적 기반이 마련되었다는 것. 이와 같은 태도는 서 교수가 예로 든 한 일본 학생의 글에서도 잘 나타난다.

일본 오사카시가 일본 국적을 가지고 있지 않은 재일조선인 3세의 직원 채용시험 수험을 거부한 사건에 대해, 이 학생은 “공무원은 국가와 지방자치체의 업무담당자이며, 재일조선인을 좋게 생각하고 있지 않은 주민들은 그들이 공무를 맡는 것에 불쾌감을 갖게”되므로 “어쩔 수 없다”는 의견을 밝혔다.

이에 대해 서경식 교수는 “재일조선인도 주민”이라는 사실을 지적했다. 특히 재일조선인이 많이 거주하는 오사카시(市)의 경우, 한 동네 주민의 1/4 가량을 차지하고 있으며 세금을 내는 등 국민적 의무를 수행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주민’으로부터 배제되고 있는 현실이 바로 ‘국가주의적 사고’ 때문이라는 것.

한국, 혈통주의 버리고 열린 사회로 나가야

인권=국민=국적=혈통으로 이어지는 ‘국가주의’는 한국도 다르지 않다는 것이 서 교수의 생각이다. 특히 한국 사회의 화교에 대한 차별의 역사는, 일본의 재일조선인 차별의 역사와 너무나 닮아있다고 한다.

서경식 교수는 “일본은 출생지주의(혈통주의와 반대되는 개념, 미국 캐나다 호주 등에서는 자국 영토 내에서 태어났을 경우 자국 국민으로 간주한다)를 택할 경우, 천황제를 유지할 명분이 사라진다는 이유”로 반대한다지만, “한국이 출생지주의를 택하지 못할 근거가 무엇이냐”라고 묻는다.

이는 한국이 일본의 법을 모방하고, 일본식 사고방식을 그대로 답습한 것이라는 비판이다. 또한 한국 사회가 일제 지배에 대한 ‘독립’을 ‘순혈주의를 고집하는 것’으로 오판하게 된 까닭도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출생지주의를 선택하면 국가가 흔들린다는 식의 사고를 진보적이라는 사람들조차 갖고 있다”는 점에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최근 일각에서 저출산으로 일할 사람이 부족하기 때문에 외국인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식의 사고에 대해서도, 다민족주의가 아닌 “이기주의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서경식 교수는 한국이 “동아시아에서 가장 열린 사회”를 지향해줄 것을 요청했다. 왜냐하면 “식민지 지배의 피해를 받아온 나라이기 때문”이다. 서 교수는 자신이 일본으로 귀화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서도, ‘국가주의 극복’이라는 측면에서 봐줄 것을 주문했다. ‘대한민국 국민으로서의 애국심’이나 ‘조선 민족으로서의 민족의식’ 때문이 결코 아니라는 것이다.

그는 “인간대우를 받고 싶으면 귀화하라는 부정한 압력에 굴복하기 싫다”고 말한다. 재일조선인이 일본에 거주하게 된 것은 일본 정부의 책임이며, 설사 이러한 역사적 배경이 없다고 할지라도 국가주의로 인해 재일조선인의 인간적 권리가 침해되어선 안 된다고 믿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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