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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전에 대한 한국군 파병을 반대한다](국민일보 2003.02.21)

작성자
hrights
작성일
2017-06-28 16:31
조회
3488

[석유 위한 전쟁 파병 안돼]


미국의 이라크 공습에 대한 우려가 날로 높아지고 있다. 지난주말 전세계 600여개 도시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열린 ‘국제 반전평화 행동의 날’ 행사에 무려 1000여만명이 넘는 각국의 시민들이 참여해 반전 평화를 호소하고,프랑스 독일 러시아 중국 등이 분명하게 반대하고 있는데도 미국은 아랑곳하지 않고 기어코 전쟁을 벌이겠다는 태세다.
국제 여론이나 우호 국가들의 분명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전쟁을 벼르는 이유는 간단하다. 거의 모든 전문가들이 의견의 일치를 보고 있듯이 미국은 이라크와의 전쟁을 통해 석유에 대한 패권을 장악하고,걸프전 이후 쌓여만 가는 잉여 무기를 이참에 소모해버리겠다는 것이다.


지난주 세계 도처에서 열린 반전집회는 바로 이 점을 고발하고 있다. 미국이 달러와 석유를 얻기 위해 무고한 이라크 민중을 죽이려 든다는 것이다.


위기는 이라크에만 있지 않다. 한반도 역시 세계 어느 지역보다 위험에 처해 있다. 미국의 조지 W 부시 정권은 노골적으로 ‘이라크 다음은 북한’이라고 운을 떼고 있다.


전문가들은 한반도 지역에서 전쟁이 일어나면 3일 안에 수백만명이 사망하고,한반도 전역은 석기시대가 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 정부를 대표한 김석수 국무총리는 국회 대정부 질문에 대한 답변에서 “이라크에서 전쟁이 발발하면 동티모르 수준에서 파병하겠다”면서 대이라크전에 대한 파병을 기정 사실화했다. 이는 매우 무책임하면서도 참담한 결과를 낳을 수 있는 끔찍한 발언이다.


동티모르에 대한 파병은 유엔 차원의 결의를 통해 신생 독립국가의 건설을 돕고 평화를 지키기 위한 것이었지만 대이라크 파병은 이와는 판이한 것이다. 이라크 전쟁은 유엔을 통한 것이 아니라 미국 영국 등 개별국가에 의한 전쟁이며,또 전쟁의 목적도 평화를 위한 것이거나 그 지역 주민들의 인권,생존을 지키기 위한 것이 아니라 석유와 달러를 얻기 위한 무차별적인 학살일 뿐이다.


그뿐인가. 이라크에서의 위기는 곧바로 한반도에서의 전쟁 위협과 직결돼 있다. 이라크에서 전쟁이 터진다고 해서 한반도의 평화가 보장되는 것은 절대 아니다. 한국 정부는 물리력을 바탕으로 한 미국의 일방주의,특히 작은 이익 때문에 전쟁도 불사하겠다는 위험하고 무모한 행동을 어떻게 제어할 수 있는가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따라서 지금은 이라크 전쟁에 대한 파병을 추진할 때가 아니라 참다운 용기를 내서 미국의 일방주의에 대해 “안돼!”라고 분명히 말해야 한다.


그것이 한국 정부의 올바른 역할이다. 한국에서 전쟁이 일어나면 안 되는 이유와 똑같은 이유로 이라크에서도 전쟁이 일어나선 안 된다. 외교무대에서 특히 전쟁과 같은 비상상황에서 미국의 패권적 입장에서 단 한 차례도 이탈하지 않았던 한국 정부지만,이제는 달라져야 한다. 무엇보다도 국민을 생각해야 한다.


오창익(인권실천시민연대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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