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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문 대통령’ 최성영은 5년간 경찰서장 더 한다 (허핑턴포스트코리아, 2019.07.26)

작성자
hrights
작성일
2019-07-29 11:10
조회
1213

쌍용차 집회 과잉진압했던 경찰, 어떻게 서장으로 승진했나


최성영 총경은 어떻게 대한문 대통령 별명을 얻었나


“지난해 경찰청 회의에 참석했을 때 제가 최성영 총경이 뭐하고 있는지 궁금해서 한번 (경찰 고위 간부에게) 물어봤어요. 최성영 잘 있냐고. 그러더니 무슨 경찰인재개발원인인가에 배치되어서 반성하고 지내고 있다더군요. 그런데 갑자기 서울 금천경찰서 서장으로 발령난거예요. 황당하죠. 이게 경찰청의 개혁의지입니까? 이제는 최성영 총경의 반성이 끝났다는 건가요?” 오창익 전 경찰개혁위원회 위원(인권연대 사무국장)의 설명입니다.


‘대한문 대통령’이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악질 경찰의 대명사로 불리는 최성영 총경이 최근 서울 금천경찰서 서장으로 부임했습니다. 그가 과거 남대문경찰서 경비과장으로 있을 때 행했던 공무집행의 방식이 워낙 논란이 많았기에 아직까지 시민들이 그의 행보에 관심이 많은 듯 합니다. 그는 박근혜 정부 때 집회 관리의 공(?)을 인정받아 2014년 초 경정 직급에서 총경으로 승진한 뒤 2015년 1월 충북 보은경찰서장으로 부임한 뒤 대중의 시야에서 사라졌습니다.


사실 최성영 총경은 이미 지역에서 경찰서장을 해왔기에, 그가 이번에 서울 금천경찰서 서장이 된 것을 두고 특별한 인사조처라든지 그렇게 해석하기에는 애매한 구석이 있습니다. 다만 경찰 스스로도 ‘특별군’으로 분류할 정도로 중요도를 부여하고 있는 서울시내 경찰서장 부임은 시민들이 느끼는 상징적 체감이 다릅니다. 게다가 그는 아직까지도 그가 저지른 위법적인 공무집행에 대해 시민 사회에 지금껏 사과 표명 등 기타 입장을 밝힌 적이 없습니다. 이 때문에 최성영 총경에 대한 이번 인사 논란을 또한 가볍게 볼 수는 없습니다. 오늘은 ‘최성영 총경 사건(?)’을 우리 사회가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에 대한 고민을 담은 글을 전합니다.


저는 최성영 총경과 안면이 좀 두터운 기자 중 한명입니다. 이명박·박근혜 정권 때 제가 늘 거리 취재를 나서면 집회 관리 현장 책임자로서 최성영 (당시) 경정과 마주칠 때가 많았습니다. 자연스레 안면을 텄고 사적인 대화도 제법 나눴습니다. 그의 집회 관리 방식은 늘 문제가 많아보였습니다.


 집회시위에관한법률을 자의적으로 해석해 어떻게든 집회를 해산하고 참가자들을 연행하는 것에 초점을 둔 공무집행이 자주 눈에 띄었습니다. 이건 그를 좀더 드라마틱하게 표현하기 위한 과장이 아니라, 실제 목격한 바이고 제가 기사로 여러차례 취재 내용을 한겨레 기사로 전한 바 있습니다. 일부는 법원에서 위법한 공무집행이라고 판결한 바도 있고요.


그러니까 이런 식입니다. 30여명 정도 참여할 것이라고 신고된 집회에 50여명이 모이면 ‘20명이 더 모였다’는 이유로 강제 해산을 시도합니다. 경찰의 집회방해인 셈이죠. 당연히 몸싸움 등 아수라장이 벌어지죠. 그러면 공무집행방해 및 안전 등의 이유로 집회 참가자를 연행합니다. 남대문경찰서는 대한문 앞 집회 신고를 잘 안받아주기로 악명이 높았습니다. 법원이 그러지 말라고 판결해도 누구 하나 책임지는 경찰이 없고 최성영 당시 경비과장은 ‘신고되지 않은 집회’를 연다며 강제 해산을 시킵니다. 경찰서가 신고를 받아주지 않으니 어쩔 수 없이 신고 되지 않은 집회를 여는 것인데 그를 두고 최성영 과장은 안면몰수 하고 집회 참가 시민들을 연행합니다.


최성영 과장에게도 법적 논리란게 있었습니다. 경찰관직무집행법 6조1항의 ‘즉시 강제 행정’ 조항이지요. 범죄가 벌어질 거 같으면 범죄 예방차원에서 최소한의 수준에서 강제 행정 조처를 할 수 있게 한 조항입니다. 하지만 최 과장은 ‘최소한’이 아니라 ‘최대한’ 이 조항을 활용했습니다.


별로 위험해보이지도 않는 집회 물품을 압수해 집회 참가자들의 불편을 초래합니다. 대한문 앞에 차려진 쌍용차 해고자 사망자 분향소의 촛불이나 영정사진, 밥그릇, 방석, 천막 등을 빼앗곤 했습니다. 이건 제가 직접 목격한 겁니다. 하도 시민들의 제보가 잇따라서 제가 하루는 쌍용차 노조원으로 신분을 위장하고 대한문 앞 농성장에서 1박2일 최성영 경비과장의 행동을 지켜본 적 있습니다. 최 과장은 물기 젖은 땅바닥에 앉을 수 없어 시민들이 가져온 간이 방석을 진짜로 뺏더군요. 시민들이 최성영 과장을 ‘대한문 대통령’이라고 부르는게 무리가 아니었습니다.


최성영씨가 대체 왜 이렇게까지 하는가 저는 좀 궁금해서 물어봤었습니다. 이런저런 말도 안되는 법의 논리를 펴며 제게 해명을 했지만, 그의 말 구석구석에는 ‘총경 승진’에 대한 갈망이 묻어 있었습니다. “제가 올해 총경으로 승진을 못하면 나이 제한이 있어서 어려워져요.” 이것 때문에 집회를 탄압한다고 말은 안하지만, 충분히 그 이유를 추측하게 하는 발언이지요.


결국 그는 총경으로 승진했고 어느 순간 도심에서 사라졌습니다. 최성영씨는 충북 보은 경찰서장으로 부임해서 갔고, 저는 그를 잊었습니다.


최성영 총경은 서울로 돌아올수 밖에 없는 구조 …경찰공무원 인사규칙 개정이 필요


그런데 올해 서울 금천경찰서장이 되어 다시 도심으로 돌아와서 그의 이름 석자가 네티즌들에게 다시 회자되고 있습니다. 어떻게 이런 사람이 금천경찰서장이 될 수 있었을까요. 좀 의아해보이지만 법적으로 아무 문제도 없고 되레 부임을 안시켜줬을 경우 최성영씨가 경찰청을 상대로 소송을 낼 수 있는 구조라서 그렇습니다.


경찰공무원 인사운영 규칙이란 게 있습니다. 이 규칙을 제가 살펴보니, 총경 재직기간 4년 이상이 되면 서울권 경찰서장이 될 수 있습니다. 최성영씨의 경우 2014년에 총경이 되었기에 4년 연차를 넘기자마자 서울권 경찰서장이 된 것 같습니다. 그 이전에 최성영씨는 2015년 1월 충북 보은 경찰서장, 2016년 1월 서울 제1기동대장, 2016년 12월 구리경찰서장, 2017년 12월 경찰인재개발원 과장을 역임했습니다.


얼핏 보면, 지방 경찰서장을 하다가 서울로 승진해 올라온 것처럼 보이지만 최성영씨는 인사규칙상 ‘서울권 복귀 대상자’(규칙상 용어가 실제로 이거)입니다. 왜냐면, 그는 원래 서울권 경찰 인력이었고 총경도 남대문경찰서 과장으로 있다가 승진한 것입니다. 그래서 서울로 승진해서 온게 아니라 법적으로 서울로 복귀하게 되어있는 경찰 인력인 겁니다. 만약 최성영씨가 과거 정권 때 공무집행 과정에서 논란이 됐다는 이유만으로 서울권 복귀를 시켜주지 않았다면 되레 경찰청이 고소를 당할 수 있는 구조입니다. 최성영씨는 엄연히 경비과장으로 논란의 대상이 됐을 뿐이지 그가 형사법적으로 처벌받은 건 아니거든요.


그렇다면 한가지 또 궁금해집니다. 인사운영규칙상에 논란이 될 수 있는 경찰의 간부 인사를 제한하는 장치가 없다는 건가? 경찰청개혁위원회가 2017년 경찰청에 제안해 받아들여진 개혁안이 있긴 합니다. 경무관급 이상 인사에 대해서는 경찰위원회(시민사회 인사도 위원으로 참여하는 조직)의 심의를 거쳐 진행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최성영씨는 경무관 이하의 총경 직급이라 이 개혁안의 그물망에서도 빠져나가는 구조입니다.


제가 경찰 내부를 상대로 취재를 해보니, 최성영씨에 대한 동정론도 존재합니다. 남대문서 경비과장은 사실 별다른 권한이 없는 명령 실행자에 가까운데 사회적 비난이 너무 과하다는 겁니다. 총경도 실은 공무원 직급상 ‘과장’ 정도에 불과하고 경비과장은 ‘팀장’ 정도의 권한이라는 것입니다. 박근혜 정권 때 일개 팀장 정도가 정권과 경찰청장의 집회 강경대응 기조를 거스르고 행동할 수 있었겠느냐는 겁니다. 남대문서 경비과장으로 누가 왔더라도 최성영씨처럼 할 수 밖에 없었을 거란 항변입니다.


그럼에도 총경 인사는 경찰청장의 재량이 어느 정도 존재합니다. 최성영씨의 인사와 관련해 민갑룡 청장도 분명 여러 고민을 했을 겁니다. 적절한 자리에서 민갑룡 청장이 ‘최성영 논란’에 대해서는 시민 사회에 해명을 하는 게 좋겠다는 판단입니다. 왜냐면,경찰이 제대로 내부 개혁하지 않으면 시민사회는 수사권을 경찰이 가져가는 것에 불안감을 느낄 거니까요. 금천경찰서 관내에서 벌어지는 집회 관련 위법 수사 등을 앞으로 신뢰할 수 있겠습니까?


최성영씨는 현재 55세입니다. 경찰공무원은 60세가 정년 퇴임입니다. 앞으로 5년간은 더 경찰서장을 할 수 있습니다. 다만, 서울권 경찰서장은 인사규칙상 한번만 가능하기에 다시 지방으로 돌아갈 가능성은 큽니다. <리포액트>는 최성영씨의 답변을 듣기 위해 그에게 인터뷰 요청을 하였으나, 별다른 회신을 받지 못했습니다.


최성영씨의 인사 문제에 대해서는 민갑룡 청장이 재량으로 이후 해결하더라도, ‘제2의 최성영’이 나오지 않기 위해서는 경찰인사규칙을 좀 손볼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현재로선 위법한 공무집행으로 해당 경찰이 민사상 손해배상 책임을 묻는 일을 당하더라도 인사규칙상 불이익을 받는 조항이 없습니다. 이러한 내용을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회의원에게 국정감사 때라도 다뤄달라고 전달하도록 하겠습니다.


 *여러분의 후원으로 기사가 제작되는 행동탐사언론 리포액트에 게재된 글입니다.


 허재현 행동탐사언론 리포액트 대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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