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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오창익 "한국, 가난한 아시아 인권 향상에도 관심 가져야" (가톨릭평화방송, 2019.07.04)

작성자
hrights
작성일
2019-07-05 10:02
조회
599
○ 방송 : cpbc 가톨릭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 진행 : 윤재선 앵커

○ 출연 : 오창익 인권연대 사무국장



[주요 발언] 

"인권연대 설립 20주년, 정부 지원금 보조금 없이 맞은 20년" 

"명절 고속도로 통행료 면제 등 이뤄낸 것은 인권운동 성과" 

"그동안 도와달라는 사람은 많았는데 다 돕지 못한 것 아쉬워" 

"군대 자살률 5분의 1로 줄어드는 등 인권 향상, 성혐오 개선은 미흡" 

"경찰, 검찰, 사법부의 인권 인식은 높지 않아" 

"인권연대는 교사 등 대상으로 인권감수성 향상 교육 꾸준히 해와" 

"인권연대 정규교육 받고 `전과 다르게 살겠다` 말할 때 보람 느껴" 

[인터뷰 전문]

우리 사회 다양한 분야에서 인권운동을 펼쳐왔고요.

인권 피해자를 도와온 시민단체죠. 인권연대가 올해로 20주년을 맞았습니다.

정부나 기업의 지원 없이 100% 시민들의 참여로 인권운동을 실천해 온 그런 단체인데요.

지난 20년간 우리 사회를 위해 어떤 일들을 해왔고 앞으로의 비전은 무엇인지, 인권연대 오창익 사무국장 연결해 말씀 나눠보겠습니다.

▷오창익 사무국장님, 안녕하십니까?

▶네, 안녕하세요.

▷벌써 20년이 됐습니다. 짧지 않은 세월인데 소회가 어떠십니까?

▶지나보니 금방인 것 같은데 막상 시작할 때는 20년 뒤를 생각하지는 못했습니다. 버틸 수 있을까 걱정도 있었는데 잘 버티었고요. 고마운 건 나름 역할도 할 수 있었고 말씀 주신 것처럼 저희가 정부나 기업의 지원을 사양했고 보조금도 안 받았는데 20년 동안 단체를 운영했던 건 고마운 일이었고요. 지금은 그저 고맙다는 생각밖에 없습니다. 함께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인권운동을 해오고 있는 시민단체들이 지금은 많아졌습니다만 특별히 인권연대가 해온 그간의 실천 활동, 성과가 있다면 어떤 것들을 꼽을 수 있을까요?

▶저희는 구체적인 일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거창한 일이나 사회적으로 뜨거운 쟁점이 되는 일도 중요하지만 그거보다는 누구도 관심 갖지 않은 일에 관심을 가지려고 노력했고요. 민원도 많이 다뤘는데요. 민원을 다루는 일이 사실 쉽지는 않습니다.

왜냐하면 이분들이 이곳저곳 도움을 청했지만 도움을 받지 못한 분들이 많았고요. 또 아예 도와줄 방법조차 없는 분들도 많이 찾아왔습니다. 그분들의 이야기를 듣고 가능하면 답을 찾아서 도와드리는 일은 사실 티 나는 일은 아니고요. 성과로 내세울 만한 일도 아닌데 저희에게는 중요한 일이었습니다.

그리고 구체적인 일도 중요했는데 이를 테면 생활 속의 인권 이런 것도 중요하게 생각했는데요. 지금 고속도로 통행료가 유료인데 명절 6일 동안은 면제가 되고 있죠.

▷제가 그렇지 않아도 그거 여쭤보려고 했습니다. 이게 인권과 무슨 관계가 있기에 이런 노력을 해서 면제가 된 건지요.

▶이를 테면 고속도로가 전 세계에서 제일 처음 생긴 영국 같은 경우에 톨 게이트가 없습니다. 전부 다 무료죠. 아우토반하고 경부고속도로하고 가장 큰 차이는 톨 게이트가 없다는 겁니다, 무료예요.

도로를 건설할 때 국민의 세금으로 했기 때문에 공공의 목적으로 했기 때문에 요금 없이 진행할 수 있는데 다만 요금을 받는 예외가 있는데요. 저소득국가나 저개발 국가 같은 경우에는 건설비를 대기가 어려우니까 요금을 받기도 하는데 우리는 경인고속도로가 1967년, 50년이 넘었습니다.

경부고속도로 69년, 70년이니까 이제 50년이 됐는데 그동안 요금을 받았으면 이제는 요금을 받지 않고 할 수도 있지 않은 가에 대한 의문이 있고요. 또 하나는 시속 90km를 달리는 건 무료인데 왜 100km만 돈을 받는가에 대한 의문도 있습니다.

그래서 고속도로도 공공성을 유지해야 될 필요가 있고요. 또 실제로 고속도로 다니다 보면 고속도로가 아니라 저속도로인 경우도 많거든요. 실제로 요금을 받고 있는 중국 같은 나라, 산업개발을 많이 해야 되는 숙제가 놓여져 있지만 중국에도 1년 동안 연 평균 30일 정도를 요금을 안 받습니다. 춘절에는 한 열흘 동안 안 받고요. 그러니까 우리가 중국만큼도 못하고 있다는 것은 성찰의 면이 있는 게아닌가 싶습니다.

▷인권이란 게 사람이라면 또 시민이라면 국민이라면 당연히 누려야 할 권리 그런 입장에서 보면 이해가 충분히 되네요.

▶고속도로를 이용한다는 건 빨리 가는 거잖아요. 통행료를 내지 못하는 가난한 시민도 빨리 갈 권리가 있다는 거죠.

▷그동안에 국가기관으로부터 억울한 일을 당한 약자들과 함께 하시면서 안타깝고 어려운 일도 많이 겪으셨을 것 같은데, 어떤 게 가장 힘들고 어려우셨습니까?

▶교도소에서 매일처럼 편지가 오는데 사실 일일이 답장하기도 힘들고요. 답장은 해드리는데 교도소에서 찾아와 달라, 이런 편지도 많이 옵니다. 일일이 화답하기가 어려웠고요. 실제로 불가능한 게 많아서 안타까웠습니다. 도와달라는 사람은 많았는데 저희 힘이 부족해서 도와드리지 못한 경우가 너무 많았고요. 그게 저희한테는 늘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20년 이전부터 인권활동을 해오셨잖아요. 20년 전과 지금을 비교해 볼 때 우리사회 인권, 어디까지 와 있다고 평가하십니까?

▶이를 테면 남자는 꼭 가야 하는 군대를 예로 들고 싶은데요. 전두환 시절에는 군에서 목숨을 잃는 경우가 약 2, 3000명 됐습니다. 굉장히 많았죠. 사망원인이 무엇이든지간에. 지난해 한 해 동안 군에서 사망한 장병이 75명입니다. 엄청나게 줄었어요. 물론 더 줄여야 하지만 예전에 비하면 엄청나게 줄었고요.

특히 극단적 선택, 자살만해도 그런데요. 지금 20대 평균 자살률에 비해서 국민 자살률이 5분의 1, 20%밖에 안 됩니다. 보통의 인식은 군대 가면 더 많이 자살하는 것 같지만 군대 나름대로 케어(보살핌)가 있고요. 또 자살을 예방하기 위해서 줄이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했습니다.

우리 사회는 나빠졌는지 모르겠지만 군대는 그런 면에서 좋아졌고요. 올해 4월부터는 모든 군인들이 의경 포함해서 휴대전화를 사용할 수 있죠. 아들을 군대 보낸 부모들이 더 이상 걱정하지 않아도 되고 가혹행위를 걱정하지 않을 수 있는 군대가 되고 있습니다. 이거는 지난 20여 년 동안 사실 줄기차게 노력한 결과죠. 이런 면에서는 굉장히 보람을 느끼고요.

그러나 여성혐오가 여전하다든지 외국인에 대한 인종차별적 시선을 갖고 있다든지 하는 점은 아쉽고 그렇습니다.

▷경찰청 인권위원도 지내셨잖아요. 또 경찰개혁위원회 위원으로도 활동도 하셨고 그래서 여쭙고 싶은데요. 인권하면 이런 기관이 떠오릅니다. 경찰, 검찰, 사법부. 이런 기관의 인권의식 수준은 어느 정도나 된다고 생각하세요.

▶기관 종사자들의 인권의식 수준은 유감스럽지만 아직 높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들 기관이 경찰만하더라도 지금 버닝썬 사태, YG 사태 등 부패와의 유착이 문제되고 있는 거 아닙니까? 법 집행을 엄정하게 하고 국민의 신뢰로 거듭 나기는커녕 돈 있는 사람들, 부패세력, 성매매 업소와 유착하는 모습을 반복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최근에도 또 불거졌죠.

▶경찰이 국민을 챙겨줘야 하는데 국민이 경찰을 걱정하고 또 검찰을 걱정하고 개혁 대상이 되고 이런 상황이어서 안타깝습니다만 국민들의 지혜가 모이고 관심이 모이면 얼마든지 바꿀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그런 희망마저 포기할 수는 없고요.

▷사회적 약자들이 당면하고 있는 인권침해를 외면하지 않기 위해서는 연대 문화를 형성해야 할 텐데요. 그러기 위해서는 인권에 대한 이해, 교육이 필요하지 않나 싶습니다. 어떻게 인권연대에서는 기획, 진행하고 있는 인권 강좌 같은 게 있습니까?

▶네, 저희는 일상적으로 교육활동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특히 다른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람들이요. 이를 테면 교사들에 대한 교육을 많이 하고요. 지금까지 12년 동안 저희의 정규과정을 이수한 현직 교사들이 1500명 정도 됩니다. 아주 많은 건 아니지만 꾸준히 노력하고 있고요. 다양한 인권 감수성을 높일 수 있는 교육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러시군요. 인권 교육을 통해 교육의 성과 같은 게 피부로 좀 느껴지십니까?

▶처음에 참여하신 분들은 여러 가지 이유로 오시는데요. 저희 교육과정에 참여하신 분들이 이구동성으로 말씀하시는 건 정말 고마운 반응인데 어제와는 달리 살겠다. 예를 들어서 지난해 예멘 난민들 500여 명 왔을 때 천주교 제주교구는 굉장히 성숙한 모습을 보여줬잖아요. 그런데 사회 일각에서는 굉장히 냉랭했습니다. 마치 테러리스트나 범죄인 취급을 했는데.

▷적대적 감정까지 표출하고 그러지 않았습니까?

▶이런 건 사실 잘 모르는 데서 나오는 거거든요. 무지가 폭력을 낳고 또 편견을 낳는데 그러니까 인권에 대해서 잘 알고 이해하게 되면 다른 선택 또 다른 시각을 가질 수 있고요. 그게 우리 사회를 더 풍부하게 할 수 있고 우리 자신을 더 성숙하게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인권교육은 더 촉진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앞서 말씀하신 것처럼 인권연대가 정부나 기업의 지원 없이 100% 시민의 참여로 운영되고 있지 않습니까? 지금 인권연대 회원분들 얼마나 되세요. 또 어떤 분들이...

▶매달 회비를 내는 회원, 그러니까 진성회원이라고 그러는데요. 이분들 한 3100명 정도 됩니다. 보통 시민들이에요. 우리 가톨릭 교우들도 많이 참여해주시고요. 공무원도 있고 그런데 기억나는 회원은 저희 회원 중에 최고령 회원분이 계신데.

▷어떤 분이세요.

▶원주 교구의 신부님이세요. 이분이 올해 아흔이시거든요. 정의구현서제단 맏형 역할을 하셨고 74년에 지학순 주교님 구속될 때 누구보다 앞장서서 싸웠던 분이신데 지금도 매달 회비를 내주십니다. 아무튼 이런 성원, 지원, 관심이 저희에게 버틸 수 있는 힘이었고요. 나름의 역할을 할 수 있는 근거였습니다.

▷걸어온 시간만큼 앞으로 미래의 20년, 인권연대가 해야 할 시대적 소명이랄까 과제는 뭐라고 생각하십니까?

▶저희가 사실은 외부 문제도 많습니다만 한국은 그래도 다른 아시아의 여러 나라에 비해서 먹고 살만한 나라고요. 민주주의와 인권에 있어서도 상당히 발전한 나라입니다. 그런데 한국이 가지고 있는 힘이나 영향을 아시아의 다른 형제자매 국가를 위해서 쓰지는 않고 있는 것 같아요. 좀 인색하죠.

그래서 저희는 기회가 된다면 지금 당장 홍콩 사태만 보더라도 우리로서는 이해할 수 없는 낮은 수준의 인권 문제로 싸우고 있는 거 아닙니까? 홍콩시민들이. 그래서 이분들도 다른 여러 가난한 아시아의 사람들, 인권 운동가만이 아니라 이런 분들을 도울 수 있는 방법을 찾고요. 구체적인 힘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그러시군요. 알겠습니다. 올해로 창립 20주년을 맞은 인권연대 오창익 사무국장과 함께 이야기 나눴습니다. 나와 주셔서 고맙습니다.

▶네, 초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cpbc 윤재선 기자 (leoyun@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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