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에 비친 인권연대

home > 활동소식 > 언론에 비친 인권연대

[단독] “같은 죄 저질러도 부자는 벌금 더 내야” 10명 중 6명, 형벌의 실질적 평등을 외쳤다 (서울신문, 20200.02.25)

작성자
hrights
작성일
2020-02-26 10:16
조회
431

[法에 가려진 사람들] <2부> 형벌 불평등 사회 ② '법은 공정한가요'라고 물었습니다


'법의 공정성' 1016명 온라인 설문조사


국민 10명 중 6명은 재산·소득에 비례해 벌금을 차등 부과하는 ‘일수벌금제’를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전무죄, 무전유죄’와 같은 사법 불신이 실질적인 형벌 평등에 대한 요구로 나타나는 모습이다.


서울신문이 지난달 21일부터 지난 10일까지 진행한 온라인 설문조사에서 총 응답자 1016명 중 일수벌금제에 찬성한 비율은 66.3%로 집계됐다. ‘매우 동의한다’는 33.4%, ‘동의한다’가 32.9%였다.


일수벌금제는 범죄 행위에 대한 징계 일수를 정해 개인의 재산·소득에 따라 일일 벌금액수를 산정해 곱하는 방식이다. 같은 범법 행위를 해도 부자에게는 더 많은 벌금을 부과한다. 법무부는 1992년 일수벌금제 도입을 처음 논의했고, 지난해 당시 조국 법무부 장관이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인 ‘재산비례벌금제’ 추진을 공언한 바 있다.


일수벌금제에 찬성하는 이유로는 ‘부자에게는 더 많은 벌금을 부과해야 실질적 징벌 효과를 가질 수 있다’는 의견이 58.8%로 가장 많았다. 이어 ‘유전무죄 무전유죄 사회 분위기를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답변이 25.8%로 뒤를 이었다. ‘생계가 어려운 사람은 벌금액을 감액해줄 필요가 있다’, ‘벌금액을 차등 부과하면 범죄 예방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응답은 각각 8.6%, 6.8%였다.


일수벌금제에 대한 반대 의견을 나타낸 응답자들은 ‘같은 범죄에 대해 벌금을 차등부과하는 것은 헌법상 평등의 원칙에 위배된다’(57.3%)는 의견을 이유로 꼽았다. ‘소득이 낮아 벌금액이 적은 사람은 오히려 죄를 가볍게 여기는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24.9%)는 응답도 적지 않았다.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그동안 실질적 정의의 원칙에 따라 일수벌금제 도입이 강하게 요구됐는데 설문 결과 역시 이 같은 국민적 요구를 드러낸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형벌은 세금과 다르게 죄의 경중에 따라 정해져야 하는 데 일수벌금제는 포퓰리즘적 요소가 많다”고 반대 의견을 나타냈다. 자영업자 등은 소득이나 재산을 명확하게 파악하기 어렵다는 점도 일수벌금제 반대 논거로 꼽힌다.


설문조사에서 일수벌금제에 대한 찬성 응답이 높게 나타난 데는 정치인과 고위공직자, 재벌 등 기득권층과 사법권력의 유착에 대한 반감도 크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응답자의 86.9%가 ‘유전무죄, 무전유죄 현상이 우리 사회에 계속되고 있다’고 답변했고, 그 이유로 ‘권력층 봐주기 행태’ 가 81.7%(복수응답 가능)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이외 ‘경찰·검찰 등의 부패’(56.4%), ‘물질만능주의적인 사회분위기’(45.2%)가 뒤를 이었다.


이어 ‘범죄에 대한 현재의 법원 판결이 국민 법감정에 맞다고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에는 85.4%가 ‘아니다’라고 답변했다. 특히 ‘고위공직자·경제인 비리 범죄, 살인·강도 등 강력 범죄, 성범죄, 생계형 범죄’ 가운데 국민 법감정에 맞지 않는 처벌이 이뤄지고 있는 부문에 대한 질문에는 68.0%(590명)가 ‘고위공직자·경제인 비리 범죄’를 꼽았다. 전체 응답자의 92.1%는 이 같은 범죄들에 대해선 ‘더 단호하게 처벌해야 한다’고 답했다. ‘현재 가장 시급히 개혁이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하는 기관(복수응답 가능)’에 대한 질문에는 국회(72.9%), 검찰(65.0%), 경찰(43.9%), 법원(42.9%) 순으로 나타났다.


사법 불신도 높지만, 법을 지켜야 한다는 준법 의식도 강했다. ‘법을 지키지 않으면 결국 손해를 보게 된다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매우 그렇다’나 ‘그렇다’는 응답이 각각 14.1%, 38.9%로 전체의 53.0%가 동의했다. ‘남에게 큰 피해를 주지 않는다면 법을 어길 수 있다’는 인식에 대해서는 ‘전혀 그렇지 않다’ 또는 ‘그렇지 않다’는 답변이 각각 18.5%, 40.3%로 집계됐다. 10명 중 6명(63.9%)은 ‘법을 어기면서 잘사는 것도 능력’이라는 통념 역시 ‘전혀 그렇지 않다’나 ‘그렇지 않다’고 응답했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이태권 기자 rights@seoul.co.kr
전체 4,003
번호 제목 작성자 작성일 조회
3922
[CBS라디오] 정다운의 뉴스톡 530(2023.07.27)
hrights | 2023.07.28 | | 조회 564
hrights 2023.07.28 564
3921
[한겨레] [나는 왜 NGO] 35년 군생활 뒤 만난 우리 시대 장발장들(2023.07.28)
hrights | 2023.07.28 | | 조회 839
hrights 2023.07.28 839
3920
[오마이뉴스 10분 뉴스정복] 지지율 급락, 문재인 때리기로 위기 돌파 노리나
hrights | 2023.07.21 | | 조회 491
hrights 2023.07.21 491
3919
[경향신문 정동칼럼] 불가능에 도전하는 교도관들(2023.07.21)
hrights | 2023.07.21 | | 조회 548
hrights 2023.07.21 548
3918
[경기신문] 국회의원·시민단체, ‘윤석열·김건희 고속도로 게이트’ 수사 촉구
hrights | 2023.07.13 | | 조회 479
hrights 2023.07.13 479
3917
[go발뉴스] ‘尹-김건희 고속도로 게이트’…김두관·시민단체, 국조·청문회·특검 촉구
hrights | 2023.07.13 | | 조회 395
hrights 2023.07.13 395
3916
[중앙일보[ “김건희 로드는 국정농단…사업백지화 선언은 행패”
hrights | 2023.07.13 | | 조회 384
hrights 2023.07.13 384
3915
[오마이TV]오창익 인권연대 사무국장 “윤석열·김건희 일가, 대놓고 국책사업으로 ‘돈 좀 벌어보자’ 했던 것”
hrights | 2023.07.10 | | 조회 392
hrights 2023.07.10 392
3914
[경향신문 정동칼럼] ‘영장 자판기’라는 오명
hrights | 2023.06.23 | | 조회 385
hrights 2023.06.23 385
3913
[인천뉴스] "한국노총 간부 폭력진압과 뒤로 수갑 채운 것, 명백한 인권침해"
hrights | 2023.06.19 | | 조회 409
hrights 2023.06.19 4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