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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생 불우이웃돕기 성금이 교직원에게?(한겨레,07.01.05)

작성자
hrights
작성일
2017-06-30 11:37
조회
224
궂은일 하는 직원에 준 게 뭔 문제”

서울의 한 초등학교 교사가 인권단체인 ‘인권실천시민연대’ 웹진에 ‘과즉물탄개: 허물이 있거든 고치기를 꺼리지 말라’는 제목으로 글을 썼다. 서울의 한 초등학교에서 불우이웃돕기 성금을 둘러싸고 벌어진 씁쓸한 소동에 ‘분노’하며 쓴 글이다.


이 교사의 글을 요약하면 이렇다. 서울 ㅍ초등학교에서 지난 연말 전교생으로부터 불우이웃돕기 성금 240여만원을 모아 이 가운데 25만원을 교직원 3명과 교무실 청소를 하는 비정규직 직원 등 5명에게 나눠줬다. 성금 수혜자 선정위원회를 열어 교장과 교감, 교사들이 논의를 하는 과정에서 일부 교사들이 ‘불우이웃돕기 성금을 교직원들에게 주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의견을 냈으나 이 학교는 ‘관례대로’ 교직원 5명에게 5만원씩 지급하기로 했다. 나머지는 담임 교사가 추천한 어려운 재학생들에게 10만원씩 주기로 했다. 일부 교사들이 성금 수혜자 선정기준에 맞지 않는다며 교직원들에게 성금을 주는 것에 반대하고 ‘수혜자 선정원칙을 새로 정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학교 쪽은 예정대로 지난달 중순 교직원을 포함한 수혜대상자들에게 성금을 건넸다.


교사 “이런 사실을 돼지저금통 털어온 아이들에게 어떻게 설명하나?”


글을 쓴 교사에게 전화를 걸었다. “학생들이 1천원, 2천원씩 부모님들에게 받아서 들고 오기도 하지만, 몇 달씩 모은 돼지저금통을 털어서 가지고 오는 애들도 있어요. 성금을 걷기 전 담임 교사들이 ‘왜 어려운 이웃을 도와야 하는지’에 대해 찬찬히 설명을 하면 대부분 아이들이 고개를 끄덕이거든요.” 이 교사의 말이다.


이 교사는 “그렇게 걷은 돈을 교직원들에게 나눠줬다는 얘기를 아이들에게 어떻게 설명하냐”고 한숨을 내쉬었다. 갑갑한 것은 일부 교사들이 이런 문제제기를 해도 먹혀들지 않는다는 거다. 이 학교 교장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는 “교장이 착복을 하거나 직원들에게 생색을 내려는 게 아니라 선생님들하고 의논해서 학생들을 위해 궂은 일을 도맡아 하는 행정실 직원들에게 나눠 준 게 왜 문제냐”고 했다. 더구나 “전에 있던 학교에서도 그렇게 했고 다른 학교도 그렇게 하는데 왜 새삼스레 문제를 삼냐”고 되물었다. “만약에 문제가 된다면 올해는 관례대로 그렇게(교직원들도 수혜자에 포함시키고) 하고 내년부터 교사들의 의견을 모아보겠다”고 했다.


“학생들이 낸 불우이웃돕기 성금을 교직원들에게 나눠줬다는 사실을 학부모들에게 알렸냐”고 물었다. 성금 집행내역은 교사들끼리 회람 형식으로 확인을 했고 따로 학부모들에게 알리지는 않았다고 했다.


관련 민원을 접수한 서울 강동교육청 초등교육과 담당장학사는 “성금 수혜자는 학교 구성원들이 논의를 해서 결정할 일이기 때문에 학교 내에서 의견수렴을 잘 하도록 지도했다”고 답했다.


“4~5년 전까지만 해도 불우이웃돕기 성금을 걷으면 학교의 비정규직 직원들에게 나눠주는 학교가 태반이었어요. 요즘 많이 없어졌는데 여전히 일부 학교에서는 그렇게 하고 있어요.” 취재를 하면서 “아직도 이런 일이 있느냐”는 물음에 몇몇 선생님들의 공통적 대답이었다.


교장 “학생위해 궂은일 하는 직원에 나눠준게 무슨 문제냐”


교사의 글을 읽고 교장 선생님과 통화를 하면서 초등학교 때 있었던 일이 겹쳐졌다. 1980년대에는 불우이웃돕기 성금으로 쌀을 걷기도 했다. 작은 쌀 봉투를 나눠주고 학생들이 집에서 쌀을 담아오면 교실에서 큰 쌀자루에 모아서 ‘어딘가’로 보냈다. 초등학교 저학년 때였는데 당시 몇몇 여자 선생님들이 점심시간에 교실에서 밥을 지어 먹었다. 어느 날 오전 쉬는 시간, 마침 쌀이 떨어졌는지 한 선생님이 ‘불우이웃돕기’ 용으로 모아둔 쌀자루에서 쌀을 퍼다 솥에 담았다. 한 남학생이 손을 번쩍 들더니 밥솥을 들고 있는 선생님에게 물었다. “선생님, 선생님이 불우이웃이예요? 왜 그 쌀로 밥을 하세요?”


〈한겨레〉온라인뉴스팀 박주희 기자 hop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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