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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연대 50호] 인권현안 따라잡기-우리의 깃발은 테러방지법이 아닌 “파병반대”여야 한다.

작성자
hrights
작성일
2017-08-17 17:33
조회
276

우리의 깃발은 테러방지법이 아닌 “파병반대”여야 한다.



위대영/ 인권연대 운영위원, 법무법인 덕수 변호사


지난해 우리는 국가정보원의 테러방지법 제정 시도를 좌절시킨 경험이 있다. 국가정보원의 수사권 확장, 국정원의 권한 강화 등을 골자로 하고 있는 테러방지법안은 국정원의 개혁 방향에 역행한다는 지적이 있었다. 테러방지법이 마치 월드컵의 성공개최를 위한 필요조건인 양 호소하며 그 제정을 호소하던 국가정보원은 그 시도가 좌절된 지금 다시 이 법을 슬그머니 들고 나왔다. 그 의도가 무엇인지는 테러방지법을 분석하는 과정에서 스스로 명백해 질 것이라 보이지만 우선은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지난해 테러방지법의 제정에 반대하며 들었던 이유를 살펴보는 것은 현재 논의되고 있는 테러방지법안의 문제점을 지적함에 있어서도 여전히 유효하다고 본다.


다시 테러방지법을 들고 나오는 국정원
국가인권위원회(위원장 김창국)는 2001년 제안된 국가정보원의 테러방지법안에 관하여 ① 기존의 법, 제도, 국가기관의 체계로 테러범죄에 대한 예방, 처벌, 방지대책이 가능하고, ② 현 시점에서 테러방지법 제정 이유 및 필요성에 대한 논리적 근거가 빈약하고, ③ 정보기관인 국가정보원이 군대는 물론 일반 국가기관 및 지방자치단체의 행정에까지 개입할 수 있는 수단을 제공하고 있고, ④ 법안의 각 조항들이 헌법 및 국제인권법의 기준에 어긋나며 인권침해의 소지가 대단히 크고, ⑤ 민주적 국가기관의 조직과 운영의 원리에 어긋난다는 점을 지적하며, 위와 같은 문제점이 있는 조항들을 빼면 테러방지법은 제정될 필요성을 상실할 것으로 보인다는 의견을 낸 바 있다.
아울러 그럼에도 불구하고 테러방지법을 제정해야 할 필요가 있다면 ① 한국에서 혹은 한국과 관련하여 야기될 수 있는 테러의 양상과 원인, 주체 ② 대테러대책에 관련된 국가기관의 기능과 권한 및 체계, 그리고 그 문제점과 대안 등의 내용에 대해 국가기관은 물론 시민단체와 학술 및 전문가 단체, 학자들의 의견을 충분히 듣는 과정을 거쳐 신중한 조사와 연구를 통해 인권침해의 소지가 없도록 하라는 주문을 하기도 했다. 이러한 지적사항들과 주문은 과연 현재 논의되고 있는 테러방지법안에 있어서 모두 시정되고 받아들여져 국가정보원이 제출하고 있는 현재의 테러방지법안 대로 법을 제정해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할 것인가라고 묻는다면 아무런 주저없이 “아니다”라고 대답할 수 있다.


계엄상태를 불러올 테러방지법
현재의 테러방지법안은 지난해의 3차에 걸쳐 수정된 테러방지법안의 큰 틀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는 점을 일단 먼저 지적하고자 한다. 현재의 테러방지법안은 여전히 테러에 대한 예방 및 대응활동 총괄 및 다른 행정기구에까지 조정권을 행사하는 등 정보기관인 국가정보원에 과도한 권한이 집중되도록 되어 있고, 군인이 경찰의 직무를 행할 수 있는 근거규정을 두는 등 계엄선포 없는 계엄상태를 야기할 수 있도록 하고 있으며, 대표적 인권 침해 법령으로 거론되고 있는 통신비밀보호법의 개정을 통한 테러방지법안에서 정하는 테러를 도.감청의 허용 사유로 편입시키고, 외국인에 대한 차별 및 인권침해를 야기할 수 있는 규정을 그대로 존치시키고 있다.
우선 테러의 정의와 관련하여 지난 해 추진되던 테러방지법안에서는 테러를 ‘정치적․종교적․이념적․민족적․사회적 목적을 가진 개인이나 집단이 목적을 추구하거나 그 주의․주장을 널리 알리기 위하여 계획적으로 행하는 행위로서 국가안보 또는 외교관계에 영향을 미치거나 중대한 사회적 불안을 야기하는 행위’라고 하여 매우 모호하게 정의하고 있었던 것을 현재 제기되고 있는 테러방지법안은 9개 국제협약에서 범죄로 규정하고 있는 행위로서 국가안보 또는 공공의 안전을 위태롭게 하는 행위라고 말하며, ‘항공기의불법납치억제를위한협약’ 등 9개 협약을 열거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 협약 중에는 현재 비준도 되지 않은 것이 존재하고 있고, 또 위임입법의 원칙과 관련하여 테러의 정의를 각 국제협약에서 정하고 있는 불법적 행위라고 하고 있는 것은 결과적으로 그 정의를 포기하는 것이고 테러란 무엇인가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방대한 분량의 국제협약의 내용을 다시 해석하여야 하는 문제가 있으며 그러한 과정에서 테러에 대한 정의를 권력기관이 자의적으로 해석할 여지가 발생할 수 있고, 각 국제협약의 체약국이 아닌 국가의 국민에게도 위 국제협약의 행위를 테러로 규정하여 대응할 수 있는가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할 것이다. 한편, 무엇보다도 테러에 관하여 국제적으로 합의된 정의는 아직 없는 상태이다(단순히 9.11사태와 같은 결과를 야기하는 행위만을 의미한다고 할 것인가 아니면 예컨대, 경제봉쇄, 해상봉쇄 등의 봉쇄정책을 통하여 피봉쇄국가의 수백만 국민을 기아와 고통 속에 방치하는 행위까지 의미한다고 할 것인가, 눈에 보이는 폭력만을 테러라고 해야할 것인가, 아니면 보이지 않는 폭력까지 테러라고 해야할 것인가). 이 점은 테러방지법안이 지난 해와 현재에 이르기까지 테러에 관한 정의를 계속하여 수정하면서도 만족할 만한 정의를 내리지 못하는 점에서도 충분히 확인된다. 오히려 현재의 형벌관련 법규의 해석을 통해서도 테러방지법안이 예상하고 있는 불법적 행위에 대하여 충분히 대응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형편이다.


국정원의 권한강화를 위한 의도
다음으로 현재의 테러방지법안은 대테러센터를 국가정보원장 소속 하에 설치하여 둠으로써 국가정보원의 개혁 논의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제기될 수 있는 기구 축소, 권한 축소 논의를 우회하여 피해보고자 하는데 그 목적이 있음을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국가정보원장 소속하의 대테러센터는 테러징후의 탐지 및 경보, 테러관련 국내외 정보의 수집, 작성 및 배포, 대테러활동의 기획, 지도 및 조정, 분야별 테러사건대책본부에 대한 지원, 외국의 정보기관관의 테러관련 정보협력, 그 밖에 대책회의에서 심의, 의결한 사항을 수행하도록 되어 있고, 그 조직과 정원은 공개되지 않으며, 대책회의 의장을 거쳐 대통령의 승인을 얻어 국가정보원장이 정할 수 있도록 하였다.
한편, 부칙 제2조를 통하여 대테러센터에 근무하는 4급 내지 9급의 국가공무원(사실상 국가정보원 소속 공무원이 될 것이다)은 사법경찰관리가 될 수 있도록 하고 있고, 나아가 수사권한까지 부여하고 있다.
얼마나 편리한가. 그동안의 국가정보원에 관한 모든 논의를 일순간 무위로 돌리고, 여전히 정보수사기관으로 건재할 수 있는 방법으로 테러방지법만 제정하면 되는 것이다. 2001년 법안이 제안된 순간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계속되고 있는 국가정보원의 테러방지법 제정 시도를 통해 알 수 있는 것은 국가정보원이 그 개혁논의 과정에서 얼마나 두려움을 느끼고 있는가, 과거의 수구적 태도를 버리지 못한 채 얼마나 그 권력에 대한 향수에 젖어 있는가라는 점이다. 여기에 국가정보원이 테러방지법 제정에 모든 사활을 걸고 있는 이유가 있고, 테러방지법이 제정되어서는 안되는 이유가 있다.


국정원이 원하면 군대까지 동원할 수 있다니
한편, 현재의 테러방지법안은 국방부장관, 경찰청장, 해양경찰청장이 그 운영, 훈련 등의 사항이 공개되지 않는 테러진압을 위한 특수부대를 지정하거나 설치할 수 있도록 하고, 대테러센터의 장(국가정보원장)으로 하여금 테러사건이 발생한 경우 이 특수부대의 출동을 소속기관의 장에게 요청할 수 있도록 하고 있도록 하고 있다. 국방부장관에 의하여 지정되거나 설치되는 특수부대라는 것은 결국 군인위주의 특수부대를 창설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고, 국가정보원장이 요청하면 군인으로 구성된 특수부대가 테러현장에 투입될 수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국군은 국가의 안전보장과 국토방위의 신성한 의무를 수행함을 사명으로 하는 무력집단이다. 국내 치안과 관련된 사건에 군대가 동원될 수 있는 경우는 헌법에서 계엄선포가 있는 경우로 제한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테러방지법안은 계엄이 선포되지 않은 상황에서도 군대를 동원할 수 있도록 하고 있어 위헌이라고 할 것이다. 계엄과 관련하여서는 헌법과 계엄법이 그 구체적인 내용을 정하고 있다.
그러나 테러방지법은 군대의 지원, 철수에 관하여 단지 2개 조항(그것도 허술하기 짝이 없다. 예컨대 국회가 군병력의 철수를 요청하기 위해서는 어떠한 정족수에 의한 결의를 하여야 하는가의 문제와 관련하여 테러방지법으로는 해결이 되지 않는다)만을 둔 채로 군대의 동원을 가능하게 하고 있어 그 문제의 심각성을 드러낸다. 군대는 함부로 사회를 향하여 총을 돌려서는 안 된다. 그 순간 헌법을 위반하게 되는 것이다. 나아가 자칫 국군의 정치적 중립성마저 훼손될 수 있다.


군대가 함부로 사회를 향해 총을 겨눠도 되나
또한 외국인에 대한 출입국 규제와 관련하여서는 현재의 출입국관련 업무 처리의 방법으로도 충분할 것을 굳이 테러방지법에 새로운 규정을 두어 외국인에 대한 평등권 침해, 나아가 인권 침해 등의 논란을 일으킬 필요가 있는 것인지 의문이 아닐 수 없다.
이외에도 대테러 조직을 전국적으로 각 행정단위 별로 확산하고 그를 통해 국민을 상시적 감시체제 속에 가두어 둘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진 법안이 현재의 테러방지법안이라고 할 것이다.
테러방지법은 그 제정 시도 초기에 드러난 것처럼 그 제정의 필요성, 이유에 대한 논리적 근거가 부족하다. 우리에게는 다른 국가기관, 행정기관의 적절한 업무협조를 통해 충분히 테러발생상황에 대응할 수 있는 법과 제도가 있다.
우리나라의 사정을 고려할 때 테러방지법을 제정하지 않으면 안될 합리적․논리적 근거는 없다. 9.11 사태 이후 미국이 주도하고 있는 세계적 공안정국의 틈새에서 정보기관들의 권한의 무한 확대 시도가 잇따르고 있다. 그러나 정보기관은 그 조직의 특성상 정보업무, 방첩업무로 그 업무가 한정되어야 한다. 여기서 더 나아가 정보기관에 수사와 관계국가기관 및 행정기관의 지휘․통제, 정책의 집행 권한까지 부여해서는 안된다.
비밀정보기관의 권한 강화를 통한 인권침해 사실은 경험적으로 증명되고 있는 사실이다. 우리에게 주어진 화두는 국가정보원에 대한 기구축소, 권한축소와 더불어 어떻게 감시, 견제, 통제의 수단을 마련할 것인가이지 어떻게 그 권한을 강화하고 조직을 확대할 것인가가 아니다.


국민인권을 탄압할 테러방지법
문제가 많은 법률은 애시당초 만들어져서는 안된다. 우리나라에 테러가 발생할 것에 대비하여 국가정보원의 권한을 대폭 강화하는 내용으로 테러방지법이 제정되는 경우 테러방지법은 국가보안법에 이어 우리 국민, 시민의 정치적, 문화적, 경제적, 종교적, 사상적, 사회적 자유를 철저히 짓밟게 될 것이다.
미국의 석유패권에서 비롯된 부도덕한 침략전쟁은 이슬람 전체를 적으로 돌리고 있고, 그로 인한 두려움은 반테러법 제정으로 나타나고 있으며, 그에 따른 인권 침해의 보고가 계속되고 있다. 작금의 테러라고 불리는 대규모 참사는 미국의 오만과 일방주의에서 비롯된 측면이 많다. 국제 테러방지 노력에 동참할 것을 요구하는 것은 미국의 일국패권주의 노선에 동참을 요구하는 것에 불과하다.
자유와 평등을 넘어 제기되고 있는 제3세대 인권은 연대에 기초한 평화의 권리이다. 테러방지법의 제정을 반대하고 나아가 이라크에 대한 파병을 반대함으로써 휴머니즘에 대한 우리의 신념을 드러낼 것인가 이제 결정하여야 할 때이다.


테러방지법이 아니라 ‘파병반대’가 우릴 지켜준다
세계는 우리를 지켜보고 있다. 우리의 자유와 평등, 평화에 대한 의지를 분명히 하면 우리는 스스로 테러라는 모호하고 잠재적인 위협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 지금 우리가 들어야 할 깃발은 파병반대여야 한다. 그것이 테러방지법을 제정하는 것보다 소중한 우리의 신념을 지키는 길이자, 우리를 보호하는 길이다.


# 국가정보원이 오로지 자신들의 이익을 추구하기 위한 테러방지법 제정 움직임에 많은 관심과 성원을 보내주시기 바랍니다.
테러방지법은 국가정보원 원장 고영구, 기획조정실장 서동만씨 등의 주요간부들과 국회 정보위원회 김덕규의원(통합신당) 등에 의해 다시 추진되고 있습니다.
테러방지에 도움이 되기는커녕, 과거 일상적으로 반인도적 범죄를 자행했던 비밀정보기관의 권한강화에만 도움이 될 테러방지법의 제정을 막기 위해, 이들 인사에게 간곡한 설득과 항의를 뜻을 전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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