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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연대 52호] 노무현 대통령의 당선 1년, 인권분야의 진전은 하나도 없었다.

작성자
hrights
작성일
2017-08-17 17:43
조회
218

오창익/ 인권연대 사무국장


2002년 12월 18일은 대선으로 노무현대통령의 시대가 개막되었다. 정치적으로 크게 각광받았던 적이 없었고, 오히려 원칙을 지키기 위해 실패를 거듭했던 노무현후보의 바보같은 이력과 고졸 출신이라는 점이 겹쳐지면서, 노무현 대통령의 당선은 곧바로 인권분야에 있어서 전반적인 진전을 가져올 것이란 기대를 나았다.


특히 선거운동 과정에서 보여준 그의 원칙적인 발언은 그동안 경제적 성장을 위해서만 주력했던 우리 사회에 소외되었던 가난한 이웃들과 민주화와 인권을 위해 노력했던 사람들에게 확실한 기대를 심어주기에 충분한 것이었다.


그리고, 1년이 지났다. 그동안 '대통령 못 해먹겠다'는 발언과 재신임을 묻겠다는 국면도 있었고, 지금은 대선자금을 둘러싼 혼돈이 거듭되고 있다. 대통령이 여러 정치적 상황을 만들어내고, 또 본의 아니게 이런저런 상황에 얽혀들어가기도 하였지만, 대통령의 일이 그것만은 아니었을 것이고, 국정의 최고책임자로서의 소임도 분명히 그에게 주어져 있었다.


2003년을 정리하면서, 또 한국사회의 새로운 계기로 인식되었던 노무현 대통령의 당선 1년을 맞아 인권분야에 있어서는 어떤 진전이 있었는가에 대한 몇번의 질문을 받고, 지난 1년 동안 인권연대의 활동은 물론, 우리 사회에서 제기되었고 또한 우리가 숙제로 안고 있었던 여러 인권문제들의 현주소를 살펴보았다. 그런데...


놀랍게도 노무현 대통령 당선 1년을 맞는 지금, 노무현 대통령에 의한, 그가 지도하는 정부에 의한 인권분야의 진전은 하나도 없었다.
"하나도 없었다"는 사실은 지난 1년전의 기대를 생각할 때, 참으로 당혹스러운 현실이다. 그래도 1993년 민간정부 출범 이후 10년이 지났는데, 어떻게 인권분야에서의 진전이 "하나도" 없을 수 있을까?


구체적으로 살펴보아도 나아진 것은 없었다. 오히려 뒷걸음질치거나, 나빠진 것뿐이다.
집시법이 개악되고, 국정원의 뱃속만 채워줄 것이 뻔한 테러방지법이 제정되고, 부안사태에서 보듯이 경찰 등 공권력을 통한 물리적 탄압이 기승을 부리고, 만만한 대학생들이나 잡아 가두며 공안세력의 밥그릇 지켜주기 노릇을 하는 국가보안법과 이 법의 과도한 적용이 그대로이고, 노동자, 농민, 도시빈민의 삶은 더 팍팍해졌다. 서울시내가 온통 농성장이고 집회장이 될 정도로 인권현안이 쏟아지고 있고, 이 현안들은 모두 정부의 실정에서 비롯된 것들이었다. 일일이 열거하기 힘들 정도로 곳곳의 상황은 이전 정권에 비해서도 나빠지기만 하였다.


어떤 인권단체는 이런 상황이 정치적 안정이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하지만, 아무리 야당이 발목을 잡아도, 아무리 언론이 도와주지 않아도, 이렇게까지 "하나도" 없을 정도로 엉망이어서는 곤란하지 않은가.  아무리 고쳐 생각해도, 그 이유는 대통령 자신에게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그는 인권현안이 나올 때마다 "나도 인권변호사 출신이지만"이라며, 오만하게 자신의 판단만을 강요하였다. 극히 오만한 모습이었다.


그의 인권변호사로서 활동이 기껏해야 80년대 중반 몇 년에 불과했고, 또 그 활동이란 것도 시대상황에 기댄 것일뿐, 선배 인권변호사들과 비교하여 별다른 진정성을 발견할 수 없다고까지 폄하하고 싶지는 않으나, 현안으로 떠오른 인권문제에 대해 자신만이 기준이라고 강변하는 모습은 그야말로 인권에 대한 곡해이고, 인권에 대한 모욕에 다름아니다.


대학생들이 5.18 묘역에서 시위를 벌이고, 그것 때문에 자신의 입장이 늦어지자, 전국으로 생중계되는 상황에서도 자신의 감정을 그대로 노출시키고, 나중에는 '난동'이란 표현도 서슴지 않았고, 네이스 문제가 불거지자 예의 "나도 인권변호사"라는 표현을 쓰며 어느 정도의 정보 유출은 별일 아니라고 우기기도 하였다.


화물연대 노동자들이 파업을 벌일 때는 참여정부의 정신적 모태일수도 있는 민주노총에 대한 압수수색을 벼르고, 업무방해죄의 적용, 업무복귀명령제의 발동과 같은 파시즘의 냄새가 폴폴나는 대책들을 쏟아내기도 하였다.


부안사태와 관련하여 우발적으로 부안군수 폭행사태가 일어나자 생뚱맞게 집시법의 개정을 내각에 지시하였고, 이에 힘받은 경찰은 합법적인 집회와 시위가 아예 불가능하도록 작업을 진행하였다. 내가 대통령으로 있는데 뭐가 문제냐며, 비밀정보기관 국정원의 권한을 대폭 강화하는 테러방지법의 제정을 서둘렀고,  최근에는 이주노동자들을 단속하고 추방하며, 그들을 죽음의 벼랑으로 내몰고 있다. 침략전쟁에 우리 군대를 파병하였고, 더많은 군대를 보내기 위해 이례적으로 야당의 협조를 구하고 있기도 하다.


이런 식으로 인권분야의 후퇴를 언급하자니 한둘이 아니고, 끝이 없다. 이런 식으로 가다간 "인권변호사 출신"은 고사하고, 그대로 "인권의 적"으로 기억되기 딱 좋은 상황들만 이어지고 있다.


상황이 이런데, 내년 총선에서 정신적 여당이라는 열린우리당이 승리하기만 하면, 그래서 정치적 안정이 담보되면 인권분야의 진전이 있을 것이란 기대는 너무나 막연하고, 그저 자신들의 정치적 잇속이나 챙기자는 자의적인 것으로 보인다.


가장 시급한 것은 대통령 자신이, 자신의 상황에 대해 객관적으로 인식하고, 이제라도 제대로 된 국정 챙기기에 나서야 하고, 주변의 참모들도 환골탈태의 심정으로 대통령에 대해 직언하고, 직언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과감히 그 자리를 걷어차고 나와야 한다. 지금 상황은 자칫 잘못하면, 대통령은 물론이고, 그를 보좌하는 인사들도 역사의 죄인이 되기 딱 좋은 상황이다.


여기까지 읽고서 무슨 과장과 비약이 그렇게 심하냐고 묻고 싶은 사람에게 되묻고 싶다. 그럼, 지난 1년 동안 인권분야의 진전이 어떻게 단 하나도 없을 수 있냐고, 그것이 어떻게 참여정부일 수 있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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