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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쇄살인 용의자 유영철씨(34)는 경찰 발표와 달리 마사지업소 업주 등 제보자들이 직접 잡은 것으로 드러났다.
검거 현장에 함께 출동해 ‘수갑’만 채운 경찰관들이 유씨를 놓고 한시간 이상 공적다툼을 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19일 경찰 등에 따르면 출장마사지 업소 주인 정모씨 등은 지난 15일 새벽 서울 신촌 그랜드마트 인근에서 유씨를 붙잡았다.
정씨 일행과 동행한 경찰은 서울 마포경찰서 서강지구대 김모 경장와 서울경찰청 기동수사대 양모 경장. 하지만 이들은 휴대폰위치를 추적한다며 자리를 비웠고 그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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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씨가 나타나자 업주들이 달려들어 심한 몸싸움 끝에 유씨를 붙잡아 자신들의 차량에 태웠다. 김경장은 “제보자들이 실질적으로 붙잡았고 검거 당시 나는 차 안에 있었다”고 밝혔다.
경찰은 지난 18일 사건 전모를 발표할 당시 “첩보를 입수해 현장에서 직접 검거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업주들로부터 넘겨받은 사실은 언급하지 않았다.
붙잡힌 유씨는 새벽 4시30분쯤 인근 서강지구대로 옮겨졌고 이후 마포서와 기수대 소속 경찰관 사이에 공적다툼이 벌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유씨 검거에 동행한 한 마사지업소 주인은 모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양경장이 유씨를 기수대로 데려가려고 하자 서강지구대 소속 경찰관이 못 가게 막았다”며 “급기야 마포서 상황부실장(경감)이 술에 취한 채 달려왔으며 경찰관 사이의 다툼은 한시간 이상 계속됐다”고 말했다.
결국 이들보다 상급자인 강대원 기수대장(경정)이 직접 서강지구대로 나와 유씨의 신병을 데려가면서 공을 나누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포서 서강지구대의 한 경찰관은 “기수대장이 오면서 어느 한쪽 공이 아니라 같이 나누는 것으로 가닥이 잡혔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강 기수대장은 “양경장이 사건을 인지하고 같이 잡은 것이어서 내가 직접 (신병을) 인수해왔다”며 “(이 과정에서) 약간의 실랑이는 있었다”고 해명했다. 그는 “마포서 상황부실장이 술을 마셨는지는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이지선·선근형기자 jsl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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