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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1호)인권과 평화를 노래하라-흑인 해방의 영가- Joan Baez의 [Cumbaya]
흑인 해방의 영가- Joan Baez의 [Cumbaya]
- 유 요 비/ 시 인, 문화평론가
조안 바에즈는 우리에게 (솔밭 사이로 강은 흐르고), (일곱송이 수선화), , 등 깊은 애조를 띤 맑고 투명한 목소리의 포크가수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그녀의 노래에 담긴 사회적 메시지를 놓치고 있다. 가령 는 시장으로 팔려가는 송아지와 하늘을 나는 제비를 대비시켜 억압과 자유를 이야기하고 있으며, (솔밭 사이로 강은 흐르고)도 한 소녀와 소년이 만나 사랑을 이뤄간다는 내용이지만 사랑의 완성을 "황량한 위스콘신에 이른 아침이 찾아온" 것으로, 또 "최후의 봉건의 시간을 멀리 쫓아보냈다"고 표현함으로써 자유로운 시대의 도래를 노래하고 있다. 또한 흑인 노예들로부터 구전되어온 에서는 흑백차별을 고발하고 있다.
[Cumbaya]는 흑인 노예들이 미국에 정착하면서 만들어진 민요다. 선교사들이 노예들에게 가르친 기도와 찬송가의 가사 중 자주 표현되는 "come by here"(저희에게 오세요 주님)라는 말을 노예들은 "꿈바야"로 들었다. 그리고 이 말은 당연히 억압과 착취라는 암혹한 현실을 벗어나기 위한 흑인 노예들의 꿈을 상징하는 말로 정착되었고, 여기에 아주 짧고 쉬운 영어 몇 마디가 결합되어 자연스레 노동요로, 또 민요로 구전되어왔던 것이다.
[Cumbaya]의 가사는 아주 단순하다. "제게로 오세요 주님.", "누군가 당신을 노래하고 있습니다 주님." "누군가 당신을 기도하고 있습니다 주님." 이 세 문장이 이 가사의 전부이지만 세 번씩 반복함으로써 간절함을 더해주는 효과를 나타내고 있다.
1960년대 미국 포크음악에는 시대적 저항정신과 이상향, 진정한 인류애와 평화에 대한 염원이 담겨있었다. 포크음악은 자연 발생적으로 만들어져 오랜 세월 동안 구전되어온 '민요'에서 비롯된다. 따라서 고단한 삶의 애환이나 그것을 해방하려는 것이 주요 내용일 수밖에 없으며, 현대 포크음악도 자연스레 이러한 역사성을 계승하였다고 할 수 있다. 때문에 조안 바에즈의 가 흑인 노예들의 구전민요를, 밥 딜런의 가 남북전쟁 당시 흑인군인들이 부르던 민요를 각각 원전으로 하고 있듯이 많은 포크음악들이 백인 영가나, 흑인 영가, 유태인들의 전래민요 등의 곡이나 노랫말을 원전으로 하고 있다.
조안 바에즈는 1941년 1월 9일 뉴욕에서 평화주의자이며 핵물리학자인 멕시코계 아버지와 역시 평화주의자인 아일랜드계 어머니 사이에서 3자매 중 둘째로 태어났다. 고교시절 인권운동가 마르틴 루터 킹 목사의 영향을 받아 '시민불복종운동' 써클을 만들고, 바로 간디의 사상에 심취하였다.
1959년 보스턴대학 연극학과를 중퇴하고 포크의 메카인 뉴욕의 그리니치빌에서 가수로서 활동하다가 Newport Folk Festival에서의 공연으로 일약 스타가 되었다. 1960년 첫 공연 이후 평화, 인권 등 사회적인 이슈를 담은 그녀의 노래는 킹 목사 주도의 '프리덤라이드운동' 등 당시의 사회적 분위기와 관련되어 주목을 받았다. 1963년 '워싱턴대행진'에 참여해 20만 군중 앞에서 그 유명한 (우리 승리하리라)을 불러 이 노래를 불멸의 인권의 노래로 만든 사람도 바로 조안 바에즈다.
조안 바에즈는 베트남전쟁이 발발하자 국민의 세금이 전쟁비용으로 사용된다며 납세거부운동을 벌이는 한편 '비폭력연구소'를 설립해 비폭력저항운동의 이론개발과 대중교육을 위해 힘썼다. 또한 1967년에는 징집반대운동을 벌이다가 어머니, 동생과 함께 10일 동안 투옥되기도 하였다. 그후 1979년 조안 바에즈는 '국제인권보호회(Humanitas International)를 만들어 미국 내에서의 인권문제뿐 아니라, 라틴아메리카, 북아일랜드, 보스니아 등 문제에도 관심을 갖고 지금까지 활동하고 있다.
이러한 인권운동과 평화운동에 대한 공로로 그녀는 김대중 전 대통령이 2001년 수상한 '자유시민상'을 비롯하여 레논평화상 등 수많은 인권상을 받았고, 안티오크대학과 루처스대학에서 명예박사학위를 받기도 했으며, 조지아주의 아틀란타에서는 8월 2일을, 산타나 크루즈에서는 8월 27일을 '조안 바에즈의 날'로 지정하여 기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