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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땅의 아이들](한겨레 04.05.01)

작성자
hrights
작성일
2017-06-28 17:30
조회
176
그 땅의 아이들

조효제 성공회대 엔지오대학원 교수


 

다음과 같은 상상을 해보자. 외세가 이 나라를 점령하고 있다. 점령만이 아니라 우리 민족을 조직적으로 핍박한다. 초등학생부터 대학생까지 하루도 마음 편하게 공부할 수 없다. 전시상태에서 하루하루를 살아가기 때문이다. 아침에 학교 갔던 아이가 저녁 때 죽어서 돌아온다. 부상당한 어린이의 소식은 이제 뉴스거리도 아니다. 탱크로 학교 건물을 깔아뭉개고, 강의 중인 대학 구내에 무장군인들이 진입한다. 학생들은 몸을 다치거나 마음이 병들고 정신적으로 큰 상처를 안고 자라난다면 ….
사교육비를 줄이기 위해 국가가 방송으로 과외를 실시하는 것이 국민적 관심사인 오늘의 한국과 비교하면 참으로 멀게만 느껴지는 이야기다. 그러나 바로 이 순간 중동에서 벌어지고 있는 현실이다.

팔레스타인에 대해 상식적인 설명을 되풀이할 생각은 없다. 다만 교단에서 가르치는 사람의 눈으로 이 문제를 짚고 싶다. 지난달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의 교육부가 펴낸 보고서를 살펴보자. 두번째 인티파다(민중봉기)가 일어난 2000년 9월 말부터 올해 4월 초 사이, 그러니까 3년 반 동안 이스라엘의 점령정책이 팔레스타인 교육환경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를 정리한 내용이다. 그 동안 학생과 교사를 포함해서 교육 관련자 중에 죽은 이가 자그마치 679명이요, 다친 이는 거의 5000명에 달한다. 강제휴교를 당했던 학교가 1000군데가 넘고 폭격이나 탱크의 포사격으로 300개 가까운 학교 건물이 파괴되었다. 나블러스 한 지역에서만 교사 500명이 도로 차단으로 출근을 못하고 있다. 대학도 예외가 아니다. 2002년 12월 병사들이 베들레헴대학을 포위하여 최루탄을 쏘며 강의를 중단시키고 닷새 동안이나 학교를 군홧발로 점거한 적도 있었다. 학교 기물과 강의실, 컴퓨터, 도서 파손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또한 제닌, 툴카렘, 칼키아, 살피트, 라말라, 예루살렘 등에 쌓아 올린 장장 360㎞의 분리장벽으로 학생들의 등하교는 말할 수 없이 고통스러워졌다. 군인들의 살벌한 눈총을 받으며 학교를 오가야 하는 어린 아이들의 마음이 어떨까. 21세기 대명천지에 어떻게 이런 일이 자행될 수 있는가. 이것이 인권유린이 아니라면 무엇이 인권유린인가

물론, 이스라엘은 현 상황이 팔레스타인 불법단체들의 테러에서 비롯된 정당방위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 모든 폭력의 연원이 멀게는 팔레스타인의 독립, 가깝게는 이스라엘의 점령과 정착촌의 건설에 있다는 것은 삼척동자도 안다. 이 사실은 비첼렘 같은 이스라엘의 인권단체들도 인정하고 있다. 백보를 양보해 테러와의 싸움을 벌이고 있다 하더라도 애꿎은 학생들은 왜 죽이고 불구로 만드는가 이런 점에서 한국의 ‘토종’ 인권단체가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탄압에 대한 항의집회를 정기적으로 열기로 한 것은 하나의 이정표라고 할 만하다. 우리와 직접 연관이 없어 보이는 이슈를 인도적 관점에서 공분화한 작은 사건이다. 우리 시민사회가 국제연대에서 항상 고민해 온 구체적 실천의 연결고리 하나를 드디어 찾은 듯하다. 이스라엘의 평화운동에도 힘이 될 것이다.

이스라엘 정부는 똑똑히 알기 바란다. 우리 시민사회는 이스라엘이 건국 후 생명을 걸고 지켜온 안보상황에 대한 염려를 ‘내재적으로’ 이해하려 한다. 또한 의회 전체를 비례대표로 선출하고 1.5%의 지지만 있어도 의석을 배정할 만큼 소수 목소리에 대한 배려가 있는 그 민주제도를 존중한다. 무엇보다 한국 시민사회는 2차대전 중의 유대인 학살에 분노하며, 반유대주의와 이스라엘 정책에 대한 정당한 비판의 차이를 ‘칼같이’ 구분할 줄 안다. 그럼에도 오늘의 이스라엘은 손에 피를 묻힌 ‘깡패국가’가 되려 한다. 도대체 팔레스타인의 어린 싹들까지 짓밟는 그 야만성을 어떻게 정당화할 것인가 이것이 바로 내가 다음주 화요일 정오, 이스라엘 대사관 앞의 항의집회에 참여하려는 이유다. 우리 학생들과 팔레스타인 학생들을 함께 기억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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