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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통령에게도 응원을!

작성자
hrights
작성일
2017-08-10 10:25
조회
253

김대통령에게도 응원을!

정태욱(영남대 교수)


저는 앞서 북한 김정일 위원장의 지도력에 대하여 경의를 표하는 글을 올렸습니다. 이번에는 우리 김대중대통령의 지도력에 대하여도 감사를 표하고, 또 응원을 보내야 할 것 같습니다.

사람들은 남북정상회담을 보고 나서 김정일위원장은 참으로 통이 크고, 또 여유있었는데, 김대통령은 너무 조심스럽고, 긴장해 있었다고 말합니다. 저도 그렇다고 봅니다. 하지만 그것은 어떤 흠이 아니라 오히려 칭찬받을 만한 신중함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나아가 김대통령은 요소요소에서 의미있는 이벤트를 만들었고, 궁극적으로 멋진 남북공공선언을 성공리에 이끌어 내었다고 봅니다.

저는 우선 김대통령의 보이지 않는 몇가지 센스에 대하여 말할까 합니다. 첫째는 북한 비행장에 도착하여 트랩을 내려오기 전에 먼 산, 즉 조국의 강토를 조망해 보는 자세를 취한 것, 둘째는 공동선언 서명 후에, 김위원장과 먼저 건배를 하자 김위원장은 곧바로 술을 마시려고 하는데, 김대통령은 남북한 관계 요원들과 일일이 건배를 한 일, 셋째는 공동선언 작성 후 기념 촬영에서 손을 잡는 것은 양측의 자연스러운 움직임이었으나, 이어서 김대통령은 김위원장의 손을 끌어 머리 위로 치켜 올려 만세의 동작을 이끌어 내었다는 점, 넷째는 귀국 비행기에 오르기 전 배웅 나온 김위원장과 작별의 인사를 하는데, 김대통령이 과감하게 사회주의식의 우정의 징표인 포옹으로 나간 것 등등을 꼽을 수 있습니다.

위와 같은 김대통령의 동작은 비록 사소한 것이기는 하지만, 남북정상회담의 민족사적 의의를 되새기게 하고, 남북공동선언의 감동을 고조시키며, 남과 북의 인간적 신뢰를 보다 굳건히하는 데에 기여한 것들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한 동작들이 고안된 연출이었는지, 아니면 김대통령의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자연스러운 움직임이었는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다음으로 김대통령은 말과 행동에서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습니다. 북한의 김위원장이야 이미 수십년과 황제수업을 받고, 또 실제로 지금 무소불위의 통치권을 행사하는 지존(至尊)입니다. 말하자면 그는 북한의 주권 그 자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 김대통령은 그렇지 못합니다. 기본적으로 자유민주적 체제가 그렇지 않습니다. 나아가 김대통령은 아주 취약한 정권을 이끌고 있습니다. 김대통령은 사방에서 적들의 예의주시 속에서 움직여야 합니다. 그리고 정권의 한 축인 자민련도 전혀 도움이 못됩니다. 김대통령의 일거수일투족은 비판적인 언론에 의하여 곧바로 체크됩니다. 조선일보는 김대통령이 김위원장과 건배로 잔을 부딪힐 때, 김대통령의 잔이 김위원장의 잔보다 낮게 되었다는 것까지 시비를 걸며, 대통령이 '저자세'라며 공격하였습니다.

저는 지난 번 언론문건과 옷로비 사건이후 야당과 지역보수세력을 비롯한 반DJ세력은 정권에 대한 총공격에 나섰다고 생각합니다. 총선에서도 현 정권은 큰 타격을 입었습니다. 그런 와중에 김대통령은 군사분계선을 넘어 북한에 갔습니다. "테러의 지휘자"인 김정일 위원장과 건배를 하였습니다. 이는 실로 대통령의 정치생명을 건 모험이 아닐 수 없습니다. 김대통령이 어떻게 조심스럽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그리고 김대통령은 북측과 통일방안에 대하여 합의를 하였습니다. 이 또한 엄청난 일입니다. 우리의 통일방안과 북측의 통일방안에 공통점이 있다는 것입니다. 그 동안 한총련 학생들이 이적행위로 쫓겨다닌 주된 이유가 무엇이었습니까? 바로 북한의 고려연방제를 지지하였기 때문입니다. 그런 마당에 김대통령이 북측의 통일방안을 부분적이나마 긍정한 것입니다. 실로 기념비적인 결단이 아닐 수 없습니다. 바로 그 문제에 대하여 보수 언론과 야당이 집중적으로 공격한 것은 당연한 것이었습니다. 김대통령에게는 사소한 실수라도 용납될 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그것은 곧 정상회담의 실패와 정권의 몰락으로도 연결될 수 있으니까요.

사람들은 김대통령이 외치(外治)는 잘 하나 내치(內治)는 영 아니라고 합니다. 그럴 수 있습니다. 김대통령의 주 특기가 바로 통일외교분야였으니까요. 하지만 우리는 현 정권의 취약성을 감안하여야 합니다. 지난 97년 대선에서 DJ가 당선되자, 어떤 이는 이렇게 말하였다고 합니다. "이 정권은 결코 1년을 넘기지 못할 것이다"고 말입니다. 수십년 동안 형성되어 온 보수기득권세력은 결코 사소한 것이 아닙니다. 게다가 지독한 지역주의의 벽이 가로막혀 있습니다. 현 정권에 우호적인 언론은 한 두 개 있을까 말까입니다.

저는 비록 문제가 많지만 그래도 DJ는 통찰력을 가지고 우리나라의 민주주의와 복리를 증진시켜 나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대한민국의 조타수로서 어려운 가운데에서도 아슬아슬하게 헤쳐나가고 있다고 봅니다. 정권을 비판할 수 있고, 당연히 그래야 합니다. 그리고 진보세력의 역량을 키워나가야 합니다. 하지만 저는 여전히 DJ는 우리 정치의 중심으로서 유효하고, 또 보호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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