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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연대 회원모임 13탄] "한겨레 영화 담당 이재성 기자와 함께하는 영화 여행"

안내
작성자
hrights
작성일
2017-05-29 11:50
조회
492
[인권연대 회원모임 13탄] "한겨레 영화 담당 이재성 기자와 함께하는 영화 여행"

 인권연대가 매월 회원님들을 위한 회원 프로그램으로 운영하는 <영화모임>이 열세 번째로 만날 작품은 장률 감독의 <경계>입니다. 


 2007년 베를린영화제 경쟁부문 상영작인 이 작품은 사막화되는 몽골의 초원을 지키는 남자와 탈북한 미망인, 그리고 미망인의 아들을 통해 삶에 대한 은유를 절묘하게 담아낼 것입니다. 


 특히 조선족이자 중문학 교수이고, 마흔이 넘어 영화계에 데뷔한 장률 감독의 독특한 이력을 반영하듯 참신한 시각과 이야기로 가볍지 않은 메시지를 부드럽게 풀어내고 있습니다. 


 이번 작품을 통해 삶의 의미와 마주하고, 다양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될 것입니다.  회원여러분들을 초대합니다.





  • 일시 : 2010년 1월 6일(수) 저녁 7시 30분


  • 장소 : 영상미디어센터 미디액트(5호선 광화문역 5번출구 일민미술관 5층 대강의실)


  • 문의 : 인권연대 사무국(02-3672-9443)


  • 후원 : 미디액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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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정보


INFORMATION
영어제목 : Hyazgar

감독 : 장률

주연 : 서정, O. 바트을지, 신동호, 뭉크친

제작사 : G21M

배급사 : 스폰지

제작국가 : 한국, 프랑스

제작년도 : 2007년
상영시간 : 125분
장르 :  드라마(18세 관람가)



SYNOPSYS


사막과 초원의 경계, 그 끝에서 만난 한 포기 희망


 몽골과 중국의 변경 사막지대에 있는 작은 마을. 그 곳 사람들은 계속되는 사막화로 하나 둘 마을을 떠난다. 뽈나무 묘목을 심으며 사막화와 싸워나가던 항가이는 땅을 지켜내겠다는 신념 하나만으로 버텨내지만, 아내와 딸조차 울란바토르로 향하고 외로운 나날을 보내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탈북자 최순희와 그녀의 아들 창호가 그의 집에 머무르게 되고, 단 한마디의 말도 통하지 않는 그들에게도 평화로운 시간들이 찾아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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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내밀한 욕망 <경계>
글 : 김지미 (
영화평론가) | 2007.11.07



경계가 보이지 않는 몽골의 자연 속에서 숨 쉬는 인간의 내밀한 욕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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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는 끝없이 펼쳐진 초원에서 나무를 심는 사람들을 멀리서 바라보는 시선으로 시작된다. 모두들 점점 사막화되어가는 초원을 어떻게든 지켜보려는 헝가이(바트을지)의 노력이 무모하다고 여기고 더이상 삶의 터전이 될 수 없다고 여겨 그곳을 떠나지만 그는 자신의 믿음이 옳다고 여긴다. 마른 모래땅에 묘목을 심는 그의 행위는 자연에 대한 정복이나 개발과는 거리가 먼, 불가능한 믿음처럼 보인다. 이 고지식한 사내는 문제가 생긴 딸의 청력을 고치기 위해 울란바토르로 떠나자는 아내의 간청마저 뿌리치고 혼자 남는다. 이웃과 가족이 다 떠나버린 뒤 탈북자 모자 최순희(서정)와 창호(신동호)가 하룻밤 묵을 곳을 청하며 그의 움집 문을 두드린다. 귀가 들리지 않았던 딸의 자리에 언어가 통하지 않는 소년이, 그의 나무심기를 비난하던 아내의 자리에 묵묵히 일손을 돕는 여자가 들어선다. 그들이 청한 하룻밤은 소년이 떠나기를 거부하면서 하루 이틀 연장되고 사내와 모자는 천천히 서로의 경계를 지우며 그들이 같이 있는 모습은 하나의 일상적인 풍경이 되어간다.


 안과 밖이 분명하고, 오늘과 어제가 분명히 다른 도시의 삶에서는 쉽사리 받아들여지지 않을 이들의 동거가 자연스럽게 그려질 수 있는 것은 인간이라는 존재가 한없이 작게 느껴지는 몽골의 거대한 평원이라는 자연적 배경과 이방인을 쉽게 가족 안으로 들여놓는 그들의 습속 때문이기도 하다. 장률 감독은 전작 <망종>에서 조선족 모자 최순희와 창호를 몽골 초원 위로 다시 한번 소환한다. 중국의 소도시에서 철저하게 타자였던 조선족 최순희의 비참한 삶을 어떤 동정이나 위안의 제스처도 덧붙이지 않은, 너무나 담담한 시선으로 담아내었던 감독의 태도는 <경계>에서도 유사하게 이어진다. 두만강을 건너며 가부장을 잃은 모자가 2년 동안 걸었던 여정은 표정 잃은 여인과 소년의 얼굴 위로, 그들의 무거운 발걸음과 타인의 집이라도 안주하고자 하는 소년의 목소리를 통해 함축적으로 전달된다. 최순희와 창호에게 인적없는 광활한 초원은 외롭고 쓸쓸한 곳이 아니라 안전하고 자유로운 공간이며, 말이 통하지 않는 헝가이야말로 가장 튼튼한 보호막이다.


 대사가 극도로 제한된 이 영화에서 인간 사이의 의사소통을 효과적으로 대신하는 것은 섹스이다. 몽골의 기후만큼이나 건조하게 그려지는 몇번의 섹스는 극중 인물들의 심리적인 거리를 명백하게 보여준다. 헝가이가 아내의 육체를 어루만지는 첫 번째 섹스에서 아내는 남편의 손길을 받으면서 딸의 병을 걱정한다. 오래된 습관처럼 치러지는 그들의 섹스는 서로가 아닌 정면을 향해 평행하고 있는 그들의 시선처럼 그들의 관심이 얼마나 다른 곳을 향해 있는지를 보여준다. 헝가이가 최순희를 품으려던 시도는 그녀의 육체적인 거부로 좌절된다. 그러나 헝가이의 염소를 죽이는 최순희의 극단적인 저항은 오히려 그녀가 그 이전에는 한번도 자신의 감정이나 욕구를 표면에 드러낸 적이 없었다는 사실과 대조되면서 그녀 내면에 숨겨져 있었던 강렬한 욕망의 분출처럼 느껴진다. 도망과 불안으로 점철된 탈주가 아닌 정주된 인간의 삶을 영위하고자 했던 그녀는 헝가이라는 보호막을 잃고 싶지 않았던 것이 아닐까. 그러나 어느 날 바람처럼 찾아온 한 여인과 헝가이가 사막에서 자유 그 자체처럼 느껴지는 섹스를 향유하던 날 순희는 자신의 내밀한 욕망이 연정과 그리 다르지 않음을 감지한다. 그런 그녀의 잠재된 욕망은 엉뚱하게도 헝가이가 아내와 딸이 있는 울란바토르로 떠난 뒤, 군인 청년의 육체 위에서 분출된다. 엇갈린 욕망의 시점과 상대가 뒤바뀐 섹스는 결국 최순희 모자로 하여금 또다시 길을 떠나도록 만든다.


 이 영화 속의 카메라는 인물을 열심히 좇지도, 그들이 어디로 가야 할지를 일러주지 않는다. 풍경과 하나가 되어버린 듯한 카메라의 시선을 인물들은 지나쳐 가버리기도 하고, 이미 저만치 가버린 인물을 카메라가 뒤늦게 따라가 응시하기도 한다. 장률 감독은 그것이 몽골에서의 시간감각이며 인간간의 거리라고 말한다. 자유롭게 경계를 넘나드는 인간과 자연의 호흡, 그것이 이 영화의 생명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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