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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7호] 어떤 장발장 이야기/ 재산비례 벌금제

작성자
hrights
작성일
2021-03-03 13:13
조회
181

어떤 장발장 이야기


 혼자서 3남 1녀를 키우는 엄마였습니다. 열세 살부터 다섯 살까지 모두 네 명의 아이를 키우고 있습니다. 자동차 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상태에서 운전했기에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 위반으로 벌금 150만원을 선고받았습니다. 150만원은 청천벽력과 같은 큰돈이었습니다. 벌금을 내지 못하니, 곧 모든 계좌가 막혀버렸습니다. 숨막히는 상황이었습니다. 용기를 내어 장발장은행에 편지를 썼습니다.


 “이 상황을 헤쳐나갈 수 있게 도와주세요. 이렇게 포기할 수는 없는데, 부탁할 곳이 없네요. 죽을 힘을 다해 여기까지 왔는데... 치킨 한 마리 시켜줄 돈이 없는 엄마가 너무 부끄럽네요. 빨리 이 시간이 지나가면 좋겠습니다.”


 대출심사를 위해 모인 사람들은 이 대목에 말을 잃었습니다. 벌금을 빌려드리기로 했지만, 그것만으로는 영 아쉬웠습니다. 조심스럽게 편지를 쓴 엄마와 통화를 하였습니다. 많이 불편하지 않으시다면, 치킨을 보내고 싶다고 했습니다. 상대는 아무 말 없이 눈물을 터트렸습니다. 괜한 이야기를 꺼낸 것 같아서 미안했습니다. 하지만 엄마는 고맙다고 했습니다.


 치킨과 피자, 아이스크림까지 보냈습니다. 아이들은 잠깐이나마 즐거워하겠지만, 엄마의 힘든 시간은 또 어떻게 지날지 모르겠습니다.


재산비례 벌금제


 일수(日數)벌금제라고도 부릅니다. 벌금액수를 정할 때 소득과 재산이 각기 다르니 벌금을 일수(日數)로 매기자는 겁니다. 지금의 총액(總額)벌금제는 벌금 100만원형 하는 식으로 벌금을 매기는데, 이러면 가난한 사람과 부자가 느끼는 고통은 천차만별이 됩니다. 어떤 사람은 도저히 마련할 수 없어서 몸으로 때워야 하는 엄청난 액수가 되지만, 다른 어떤 사람에게는 아무런 고통도 느낄 수 없어 형벌이라고 볼 수 없는 가벼운 선처(善處)가 됩니다. 소득과 재산이 각기 다르더라도 형벌은 공평해야 합니다. 그래서 핀란드에서는 이미 100년전(1921년이니 정확히 백년 되었습니다) 재산비례 벌금제를 도입했습니다. 스웨덴도 1931년에, 늦었다는 독일도 1975년에 제도를 도입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의 지난 대선 공약이기도 했습니다. 어찌된 영문인지 공약에도 불구하고, 또한 제도 도입이 가능한 너끈한 의석수에도 불구하고 미뤄지고 있습니다.


 제도 도입에 따른 어떤 문제도 없는데도 이럽니다. 국가가 소득과 재산을 파악하기 위해 별도의 인력이나 비용을 써야 하는 것도 아닙니다. 기존의 국민건강보험 납부 시스템을 활용하면 그만입니다. 문제는 공평한 세상에 대한 의지나 이해가 부족한 탓입니다.


 주변에 아는 국회의원이 있다면, 꼭! 올해 안에 재산비례 벌금제를 도입해달라고 요구해주시기 바랍니다. 대통령 선거가 본격화되기 전에 법률이 통과되어야 합니다. 마음이 급합니다. 도와주십시오. 공평한 세상을 위해 아는 국회의원들에게 메일, 문자, 카톡, 전화를 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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