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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강좌 <대학, 대학은 우리에게 무엇인가>
작성자
hrights
작성일
2017-08-09 11:35
조회
473
홍수진/ 인권연대 간사
6월 7일 인권연대가 준비한 기획 강좌 “대학, 대학은 우리에게 무엇인가”의 세 번째 강좌가 <우리함께>빌딩 대교육장에서 열렸다. 이날 이찬수 종교문화연구원장은 ‘우리에게 대학은 무엇인가’ 라는 주제로 강연했다.
이 원장은 한 세대 전만해도 대학은 근대로의 변화를 선도하는 계몽적 역할을 수행했다고 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대학은 설명하기 애매한 곳이 되고 정체성이 모호해졌다고 지적했다. 이미 고등학교 졸업자의 80~90%가 진학하는 대학은 특수성과 진정성을 잃은 지 오래되었고, 실제 교육과정 역시 보다 '실용적인'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학이 자본 앞에 굴종하며, 교육자로서의 소신보다 경영자의 평가가 우선시되는 대학 현실이 안타깝다는 이 원장은 사람과 사람의 관계가 자본에 의해 규정당하면서 자본주의의 거센 흐름은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했다. 자본의 공세가 인간을 비인간화하고, 사람들은 더 개인주의, 파편주의화 되어가기에, 어떤 공통된 목적을 가지고 결집하는 모양을 보여주기는 힘들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6.2 지방선거에서처럼 직접적인 의사표현을 하는 사람들이 곧 권리를 행사하는 사람들이 자본의 공세를 막고, 대학을 대학답게 바꿀 수 있을 거라고 했다. 이 원장은 아래로부터 의식을 깨우는 운동이 필요하고 연대 가능한 사람들이 계속해서 뜻을 모아 연대하는 것이 우리가 나아갈 길임을 주장했다.
14일 네 번째 강의에서는 김규항 <고래가 그랬어> 발행인이 강연을 진행했다. ‘대학, 꼭 가야하나?’ 라는 주제로 진행된 강연에서 김 발행인은 잘 노는 것이 아이들의 사회적 임무에 속한다고 주장했다. 제대로 잘 놀지 못하면 몸과 마음이 병들기 때문에 독일의 경우 미리 선행 학습을 해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 발행인은 아이들의 가치관이 뒤틀리고 무너지는 상황에 대해 부모의 역할이 중요함을 거듭 강조하고 아이를 올바르게 키우는 방법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아이의 가치관을 존중하고 부모의 소유물이 아닌 하나의 독립된 존재로 인식할 때 자연스럽게 대학의 문제를 풀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21일 마지막 강좌는 고병권 <수유+너머> 연구원의 대학에서의 배움이 무엇인가에 대한 주제로 진행되었다. 고 연구원은 대학은 말 그대로 ‘배움이 일어나는 곳’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대학이 앎과 배움을 매개로 한 삶의 공동체로 구실을 한다면 그 어떤 곳이어도 상관없다”고 했고 또한 “당시 대학에서 중요한 것은 어떤 배움을 얻느냐의 문제였기에 요즘처럼 지식인은 대중과 유리되어 있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시대를 거치면서 배우는 자와 가르치는 자 사이에 어느 샌가 권위라는 벽이 생겼기 때문에 청중에 둘러싸여 무언가를 말하던 중세의 대학인은 역사 속으로 사라졌고, 그들은 서재에서 혼자 사색하는 사람들로 바뀌어 버렸다고 지적했다.
고 연구원은 사람들은 보통 교수의 말에 권위와 성실성이 배어 있다고 믿고 있지만 어느 샌가부터 우리는 교수의 개인 행적보다는 그로부터 얻을 지식에만 관심을 갖게 되었다고 이야기했다. 이제 더 이상 왜 살아온 대로 말하지 않고 말해온 대로 살지 않는가 하고 묻지 않는다. 고 연구원은 앎의 구원이 절실한 곳은 자본이 아니라 삶이라고 이야기했다. 대학에서 진리를 배우지 못한다면, 적어도 진리를 말할 용기를 배워야 한다는 말로 강의를 끝맺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