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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말] 정범구 장발장은행장

작성자
hrights
작성일
2025-02-27 10:56
조회
2253


시민들의 무의미한 고통을 요구하는 현행 벌금제도는 개혁되어야 합니다.


언젠가부터 우리 사회에서는 "유전무죄, 무전유죄"라는 말이 떠돌고 있습니다. 국가의 형벌, 사법제도가 유독 사회적 약자들에게만 가혹하게 행사되고 있다는 말인데, 문제는 이 말이 사람들 사이에 큰 거부감 없이 받아들여지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한편 사법제도와 별개로, 돈이  없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는 사기 범죄도 급증하고 있습니다. 장발장은행의 문을 두드리는 사람들 중 많은 이들은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등으로 벌금형에 처해진 사람들인데, 이들은 금융기관에서의 대출이 어려운 서민들을 노린 대출 사기범들의 먹이감이 되고 있습니다. 이들에게 속아 자신의 금융정보를 넘긴 피해자들은 원하는 대출은 커녕 이른바 "대포통장"을 제공한 범죄인이 되어 300만원 내외 벌금형을 받습니다. 몇 푼 돈이 아쉬워 개당 5만~10만원을 받고 유심칩을 넘겨줘 결과적으로 "대포폰"에 이용되게 하는 이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들을 보면 과연 이들이 범법자인지 피해자인지  가늠하기 어려워 집니다.


장발장은행에 접수된 사연들을 보면 이와 비슷한 사례들이 많습니다. 가난하지 않았다면 범죄자, 혹은 범죄 피해자가 되지 않았을 사례들입니다. 그런데 단돈 몇십만원이 아쉬워 결과적으로 범죄자가 된 이들에게  몇백만원 벌금은 넘을 수 없는 장벽입니다. 있는 이들에게는 아무 것도 아닐 수 있는 금액이 저들에게는 "몸으로 때울" 수 밖에 없는 거액이 됩니다.


"가난은 나라도 구제 못한다"는 과거 봉건시대의 속설이 여전히 인용되기도 합니다. 그러나 현대 복지국가에서 이는 타당하지도 않을 뿐 더러 가난한 이들에게도 법은 균형있게 적용되어야 합니다. 돈이 있었다면 피할 수 있는 인신 구속을, 돈이 없어서 "몸으로 때워야 하는" 일들은 이제 없어져야 합니다.


죄질이 나쁘거나 위험해서가 아니라 단지 벌금을 낼 형편이 못돼 감옥에 갇히는 사람들의 고통, 그 무의미하고 불필요한 고통은 법과 제도를 조금만 고치면 없앨 수 있습니다. 저희가 장발장은행 10주년 기념 토론회를 국회에서 여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민의의 전당인 국회가 이 문제 개선을 위해 귀 기울이고 적극 나서 줄 것을 요청합니다. 감사합니다.


2025. 2. 25.
장발장은행장 정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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