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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정동칼럼] 불가능에 도전하는 교도관들(2023.07.21)

작성자
hrights
작성일
2023-07-21 10:49
조회
564










교도소는 신체의 자유를 제한하며 고통을 주는 곳이지만, 범죄자가 구금되었다고 피해자의 무너진 삶이 복원되는 건 아니다. 범죄자가 죗값을 치른 다음, 또 범죄를 저지를까 하는 걱정이 앞서는 것도 사실이다. 범죄자가 사회로 돌아온 다음, 다시는 범죄를 저지르지 않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 교도소는 범죄를 저지르지 않도록 돕는 곳이기도 하다. 감옥(監獄)과 교도소(矯導所)는 같은 곳을 일컫지만, 감옥은 응보적 구금을, 교도소는 교정교화를 강조한다. 국가의 공식 명칭은 교도소다. 교도소를 관장하는 부서는 교정본부다.






오창익 인권연대 사무국장

오창익 인권연대 사무국장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이 2011년 조사 한 결과, 주요 범죄로 인한 사회적 비용은 연간 158조원, 재범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은 102조원 이상이다. 12년 전 조사이니, 지금 치러야 할 비용은 훨씬 더 많을 거다. 그래서 교도소는 학교 같은 곳이 되어야 한다. 범죄자에게는 물론, 평범한 시민을 위해서도 그게 바람직하다.


교도소에는 처음 수감된 사람(2022년 기준 56.5%)이 가장 많지만, 4회 이상 수감된 사람도 13.1%로 적지 않다. 감옥을 제집처럼 드나드는 사람이 많다는 것은 교정교화에 실패하고 있다는 거다. 과밀 수용이 일상화된 교도소가 학교 같은 곳이 되기 위해서는 풀어야 할 숙제가 많다. 시설·인력·예산은 늘 부족한데, 해결할 방법도 마땅치 않다.


필요는 절실하나 성과를 내기 힘든 조건이다. 게다가 수용자 중엔 상태가 좋지 않은 사람도 많다. 멀쩡한 사람도 갇히면 힘들어한다. 우울감과 원망하는 마음이 커지기 마련이다. 교정교화는커녕 아프고 상처받은 재소자를 챙기는 것만으로도 교도관들은 지칠 수밖에 없다. 방을 바꿔달라, 교도소를 옮겨달라는 등의 요구도 많다. 이런 기본적인 요구에도 일일이 응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교정교화는 교도관을 통해 실현된다. 교정은 어쩌면 상반된 것처럼 보이는, 범죄자에게 벌을 주면서도 동시에 범죄자의 사회복귀를 돕는 두 가지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교도관은 마치 양쪽으로 뛰는 두 마리 토끼를 한 번에 잡아야 하는 것처럼 실현 불가능해 보이는 직무를 수행해야 한다. 그러니 교도관은 탁월한 역량을 갖춰야 한다. 전문성과 남다른 사명감에다 인문학적 소양도 필요하다. 모든 사람은 얼마든지 변할 수 있다는 신념도 중요하다. 경찰관, 교사, 사회복지사, 심리상담사와 때론 종교인이나 부모의 역할까지 수행해야 한다.


교도관 양성은 국가적으로 중요한 과제지만, 현실은 그저 공백 상태에 머물러 있다. 일단 대학에서 교도관을 양성하는 곳이 거의 없다. 유일하게 ‘범죄교정학과’를 운영하던 경기대학교는 올해부터 학과 이름을 ‘범죄교정심리학과’로 바꿨다. 백석대학교가 ‘범죄교정학과’를 운영하며 겨우 공백을 메우는 수준이다. 경찰 관련학과를 설치한 대학이 100개가 훌쩍 넘는 것과 비교하면 충격적이다.


국가의 양성시스템도 공백이 많다. 교정직 신입 공무원 직무교육은 법무연수원에서 받는 3주 과정이 전부다. 예전에는 2개월 과정이었는데, 이직으로 인한 결원이 많아 3주로 줄였다고 한다. 인력이 모자란다고 아우성치니 현장의 수요를 쫓아갈 수밖에 없었던 거다. 교도관에게 필요한 지식과 자질은 현장에서 일하며 선배에게 간헐적으로 배우는 게 전부다.


경찰은 신임 순경 교육을 중앙경찰학교에서 34주 동안 진행한다. 교도관과 11배 넘는 차이다. 겨우 3주 교육만으로 교도관 임무를 수행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정원 1만6652명의 조직이 최소한의 안정감도 갖추지 못하고 갈팡질팡하고 있다.



출처 - 중부와이드뉴스


이 문제를 풀어야 할 법무부는 여전히 검사만의 조직이다. 장차관을 비롯한 핵심 고위직이 모두 검사 출신이고, 주요 업무도 검찰을 중심으로 진행한다. 교정, 보호, 출입국 등은 일상적 홀대에 시달린다. 그저 사고만 나지 않으면 다행인 부서 취급을 받는다. 그동안 ‘문민화’니 ‘탈검찰화’니 하는 구호를 외치기도 했지만, 현실은 1990년대쯤으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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