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 검거자’ 포상 논란일자 '연말 유공자 특진’으로 바꿔(한겨레 08.08.08)

» 7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앞에서 인권단체연석회의 소속 회원들이 경찰기동대의 폭력 행위를 규탄하고 인권 기준 준수를 촉구하면서, 최근 서울경찰청이 밝힌 불법 시위자 검거 경찰관의 포상 계획을 빗대어 만든 손팻말을 들어보이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경찰이 7일 촛불 시위자를 검거한 경찰관에게 누적 점수를 적용해 표창이나 상품권 지급 등을 하겠다는 포상 계획을 철회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경찰은 여전히 검거자의 구속 여부에 차등 점수를 지급해 특진 등 포상을 할 계획이어서 또다시 ‘눈 가리고 아웅’이라는 비판을 사고 있다.

서울지방경찰청은 이날 “촛불집회 참가자 등에 대한 ‘불법시위 사범 검거 유공자 포상계획’을 전면 백지화한다”며 “하반기에 시행될 ‘민생침해 사범 검거 유공자 포상계획’과 같은 수준의 포상으로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경찰의 검거 유공자 포상 방식에 따르면, 불법 시위자를 체포한 경찰관에게 구속 여부에 따라 차등 점수를 지급하고 이를 연말에 누적해 포상할 수 있다. 이때 높은 누적 점수를 받은 경찰관에게는 특진 포상이 가능하며, 표창을 수여할 경우에도 인사고과에 반영된다. 경찰은 전날인 6일에는 불법 시위자 검거 한 건당 2만~5만원의 포상금을 현금으로 주기로 했다가 비판이 일자, 상품권 등을 지급하는 ‘마일리지 포상’으로 바꾼 바 있다.

이에 대해 오창익 인권실천시민연대 사무국장은 “결국 검거자의 신병 처리에 따라 누적 점수를 부여하고 이를 경찰관들이 민감해하는 ‘인사고과’에 반영하겠다는 얘기”라며 “경찰은 시민들의 지적에 언제까지 말만 바꿔가며 졸렬하게 대응할 작정이냐”고 비판했다.

김성환 기자 hwany@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