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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 속 자전거 행진 "버마를 도와달라"(오마이뉴스, 06.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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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rights
작성일
2017-06-30 10:44
조회
268
[오마이뉴스 김대홍 기자]
6일(일) 오후 날씨는 무더웠다. 서울 32도, 강릉 33도, 대구 35도란다. TV에선 100만명이 찾았다는 해운대의 시원한 풍경이 나오고 있었다. 가만 있어도 땀이 쏟아지는 날씨엔 이런 모습을 보거나 계곡을 찾는 게 제격이다.
그런데 이런 무더위에 그늘을 찾기는커녕 자전거를 타고 시내를 달리겠다는 이들이 있었다. '아시아이주노동자들과 함께 하는 버마민주화촉구 자전거 캠페인' 행사가 6일 오후 여의도공원에서 열렸기 때문이다.
이번 행사는 1988년 8월 8일 버마 국민들이 버마군부정권을 반대하며 일으킨 민주화 시위를 기념하기 위해 열렸다. 자전거 캠페인은 일주일동안 열릴 '버마인권주간'의 첫 날 행사로 버마행동(버마 이주 노동자 모임)이 준비했다.
3시 40분쯤에 현장에 도착했다. 20명 남짓한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버마행동의 소모뚜씨가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사람이 생각보다 적다고 말하자 "요즘 날씨가 워낙 더워서"라며 머쓱한 표정을 지었다.
자전거엔 온갖 구호물들이 달려 있었다. '미얀마 군사독재를 끝장내자' '미얀마는 강제 노동국' '한국은 독재정부를 지원하지 말자' '버마민주화를 지지하자' '미얀마에 투자하지 맙시다' '당신의 자유를 우리에게'와 같은 문구들이었다. 버마의 실상을 알리면서 한국 정부의 결단을 촉구하는 내용들이 대부분이었다.
한쪽에 한국인 몇 명이 보였다. '나눔문화' 소속 대학생들이었다. 나눔문화 회원인 이상훈(23)씨는 "2년 전 버마 문제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며 쿠르드, 바그다드, 팔레스타인 등 분쟁 지역에 평화를 만들기 위한 활동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종 도착지인 명동성당에 도착하면 이스라엘의 레바논 침공을 규탄하는 전단지를 나눠줄 계획이란다.
4시 10분을 넘기자 35명 정도로 사람이 불어났다. 국적도 다양했다. 이주노동자밴드 보컬인 미누씨는 네팔 출신이다. 백인 여성도 눈에 띄었고, 필리핀 인도네시아 등 다른 나라 이주노동자들이 이날 행사에 참석했다.
출발하기 전 잠시 실랑이가 벌어졌다. 공원관리소 측에서 정치적인 행동을 공원에서 할 수 없다며 제지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정치 구호물을 자전거에 달고 공원을 달리거나 전단지를 나눠주면 안 된다는 것. 주최 측에선 단지 이 곳에서 출발만 할 뿐이라고 설명했지만 공원관리소 직원 두 명은 출발할 때까지 꼼짝 않고 서 있었다.
4시 35분에 40여명이 1, 2인승 자전거에 나눠 타고 출발했다. 거의 1시간가량 기다린 사람들은 페달을 밟기 시작하자 매우 신나는 모양이었다. '버마 프리' '버마에 자유를' 등의 구호를 외치며 분위기를 띄웠다.
호기롭게 출발했지만, 대열은 계속 끊어졌다. 차선을 바꾸거나 사거리를 통과할 때 대열 허리가 잘려 수시로 선두가 멈춰야 했다. 공덕동 오거리에선 직진 신호를 받아놓고서도 우회전하는 차량 때문에 잠시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였다.
5시 35분에 시청 도착. 출발 1시간 만에 1차 집결지에 도착했다. 시청 광장엔 분수가 세차게 물을 뿜고 있었고, 아이들은 그 안에서 열심히 물놀이를 즐겼다. 폭염이 도시를 감싸고 있었지만 그 곳엔 더위가 없었다. 행사 참가자들은 아이들을 데리고 온 부모들이 휴식을 취하고 있는 광장 주위를 돌며 전단지를 돌렸다.
자전거를 타고 와 땀에 흠뻑 젖은 참가자들이 한 무더기의 전단지를 들고 돌리는 모습이 그 곳에선 이질적이었다.
"버마 아세요? 미얀마는요?"
사람들은 "뭐 태국이라고?" "망한 나라래" 등의 이야기를 하면서 전단지를 한 번씩 읽고 지나갔다. 막상 전단지를 받았지만 시선은 계속 분수대 쪽에 두고 있는 사람들도 많았다. 전단지를 나눠주는 학생들은 그런 시선들 속에서 오락가락했다.
대열은 종로3가를 지나 인사동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인사동은 사람 숲이었다. 전통 가마 행렬, 외국인 밴드 공연이 진행 중인 인사동에서 버마 민주화를 촉구하는 자전거 행렬은 또 하나의 이색적인 풍경이었다. '민주화 캠페인' 조차도 인사동에 들어서니 이색 퍼포먼스가 돼버렸다.
창경궁 사거리에선 뜨거운(?) 환영을 받기도 했다. 횡단보도를 건너던 시민들이 "멋있다"며 큰 박수를 보낸 것. 더위에 지친 행사 참가자들의 얼굴이 '확' 펴지던 순간이었다.
6시 32분에 대학로에 도착해 잠시 휴식을 취한 뒤, 종착지인 명동성당으로 향했다. 도착 시간은 오후 7시. 2시간 30여분의 더위 속 캠페인을 무사히 마쳤다는 생각 때문인지 참가자들의 얼굴은 밝았다. 비록 1000여장의 전단지를 다 나눠주지는 못했지만 주최 측이 예상한 것보다 많은 인원이 캠페인에 동참했다.
버마행동 대표인 뚜라씨는 "오늘 40여명이 참석했는데, 경로를 잘못 알려줘 10여명이 중간에 합류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캠페인을 마친 그들은 명동성당 앞에 모여 구호를 외치며 이날 행사를 마쳤다.
"버마에 자유를, 아시아에 평화를."
뉴스게릴라들의 뉴스연대 - 모든 시민은 기자다 ⓒ오마이뉴스
▲ 지난 6일 아시아이주노동자들과 함께 하는 버마민주화촉구 자전거 캠페인이 열렸다. 사진은 인사동을 통과하는 자전거 행렬. |
ⓒ2006 김대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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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런 무더위에 그늘을 찾기는커녕 자전거를 타고 시내를 달리겠다는 이들이 있었다. '아시아이주노동자들과 함께 하는 버마민주화촉구 자전거 캠페인' 행사가 6일 오후 여의도공원에서 열렸기 때문이다.
이번 행사는 1988년 8월 8일 버마 국민들이 버마군부정권을 반대하며 일으킨 민주화 시위를 기념하기 위해 열렸다. 자전거 캠페인은 일주일동안 열릴 '버마인권주간'의 첫 날 행사로 버마행동(버마 이주 노동자 모임)이 준비했다.
3시 40분쯤에 현장에 도착했다. 20명 남짓한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버마행동의 소모뚜씨가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사람이 생각보다 적다고 말하자 "요즘 날씨가 워낙 더워서"라며 머쓱한 표정을 지었다.
자전거엔 온갖 구호물들이 달려 있었다. '미얀마 군사독재를 끝장내자' '미얀마는 강제 노동국' '한국은 독재정부를 지원하지 말자' '버마민주화를 지지하자' '미얀마에 투자하지 맙시다' '당신의 자유를 우리에게'와 같은 문구들이었다. 버마의 실상을 알리면서 한국 정부의 결단을 촉구하는 내용들이 대부분이었다.
▲ '미얀마에 투자하지 맙시다' '한국은 독재정부를 지원하지 말자'...참가자들이 내건 구호들이다. | |
ⓒ2006 김대홍 |
4시 10분을 넘기자 35명 정도로 사람이 불어났다. 국적도 다양했다. 이주노동자밴드 보컬인 미누씨는 네팔 출신이다. 백인 여성도 눈에 띄었고, 필리핀 인도네시아 등 다른 나라 이주노동자들이 이날 행사에 참석했다.
출발하기 전 잠시 실랑이가 벌어졌다. 공원관리소 측에서 정치적인 행동을 공원에서 할 수 없다며 제지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정치 구호물을 자전거에 달고 공원을 달리거나 전단지를 나눠주면 안 된다는 것. 주최 측에선 단지 이 곳에서 출발만 할 뿐이라고 설명했지만 공원관리소 직원 두 명은 출발할 때까지 꼼짝 않고 서 있었다.
4시 35분에 40여명이 1, 2인승 자전거에 나눠 타고 출발했다. 거의 1시간가량 기다린 사람들은 페달을 밟기 시작하자 매우 신나는 모양이었다. '버마 프리' '버마에 자유를' 등의 구호를 외치며 분위기를 띄웠다.
▲ 출발 전 공원관리소 측과 잠시 실랑이가 있었다. 관리소 직원들은 공원에선 정치 행사를 해선 안된다면 출발할 때까지 관심있게 지켜봤다. | |
ⓒ2006 김대홍 |
5시 35분에 시청 도착. 출발 1시간 만에 1차 집결지에 도착했다. 시청 광장엔 분수가 세차게 물을 뿜고 있었고, 아이들은 그 안에서 열심히 물놀이를 즐겼다. 폭염이 도시를 감싸고 있었지만 그 곳엔 더위가 없었다. 행사 참가자들은 아이들을 데리고 온 부모들이 휴식을 취하고 있는 광장 주위를 돌며 전단지를 돌렸다.
자전거를 타고 와 땀에 흠뻑 젖은 참가자들이 한 무더기의 전단지를 들고 돌리는 모습이 그 곳에선 이질적이었다.
"버마 아세요? 미얀마는요?"
사람들은 "뭐 태국이라고?" "망한 나라래" 등의 이야기를 하면서 전단지를 한 번씩 읽고 지나갔다. 막상 전단지를 받았지만 시선은 계속 분수대 쪽에 두고 있는 사람들도 많았다. 전단지를 나눠주는 학생들은 그런 시선들 속에서 오락가락했다.
▲ 여의도에서 출발한 참가자들은 마포대교-공덕-충정로-서대문을 거쳐 시청에 도착했다. 더위를 식히러 나온 시민들(좌측)과 전단지를 나눠주는 참가자들(우측). |
ⓒ2006 김대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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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경궁 사거리에선 뜨거운(?) 환영을 받기도 했다. 횡단보도를 건너던 시민들이 "멋있다"며 큰 박수를 보낸 것. 더위에 지친 행사 참가자들의 얼굴이 '확' 펴지던 순간이었다.
6시 32분에 대학로에 도착해 잠시 휴식을 취한 뒤, 종착지인 명동성당으로 향했다. 도착 시간은 오후 7시. 2시간 30여분의 더위 속 캠페인을 무사히 마쳤다는 생각 때문인지 참가자들의 얼굴은 밝았다. 비록 1000여장의 전단지를 다 나눠주지는 못했지만 주최 측이 예상한 것보다 많은 인원이 캠페인에 동참했다.
버마행동 대표인 뚜라씨는 "오늘 40여명이 참석했는데, 경로를 잘못 알려줘 10여명이 중간에 합류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캠페인을 마친 그들은 명동성당 앞에 모여 구호를 외치며 이날 행사를 마쳤다.
"버마에 자유를, 아시아에 평화를."
▲ 오후 7시 명동성당 앞에 도착한 참가자들은 구호를 외치고 이날 행사를 마쳤다. "버마 민주화가 아시아에 평화를" |
ⓒ2006 김대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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