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에 비친 인권연대

home > 활동소식 > 언론에 비친 인권연대

환골탈태 기로에 선 보안경찰(경향신문, 2005.07.19)

작성자
hrights
작성일
2017-06-29 16:06
조회
277

보안경찰이 전환기를 맞고 있다. 군사정권 시절 ‘권력의 시녀’ 노릇을 하며 ‘나는 새도 떨어뜨리는’ 권세를 누린 보안경찰이 세월의 흐름을 거스르지 못한 채 변화의 기로에 섰다.
경찰청은 최근 고문 공포의 대명사로 여겨져온 서울 남영동 보안분실을 인권기념관으로 거듭나게 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인권 탄압과 고문으로 악명을 떨친 남영동 분실은 1976년 대간첩 업무를 위해 설치된 지 29년 만에 역사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보안경찰은 정통성 부재로 공안정국에 기대야 했던 신군부 시절에 위세가 절정에 달했다. 민주화운동가들은 ‘빨갱이 색출’에 혈안이 돼 있던 보안경찰에게 덜미를 잡혀 고문실로 끌려갔다. 상상을 초월하는 기법의 ‘고문기술자’들에 의해 인권은 여지없이 무너졌고 민주화의 희망도 기약없이 날아갔다.


현재 전국의 보안경찰 수는 2,691명. 신군부 시절 4,000명을 넘던 보안경찰은 국민의 정부를 거치면서 숫자가 대폭 줄었다. 특히 최근에는 수사권 조정을 앞둔 검찰과의 경쟁 과정에서 ‘인권’이 화두로 떠오르자 급속히 힘을 잃기 시작했다.


보안경찰의 실적도 변변치 않아 경찰 내부에서도 눈총의 대상이 됐다. 지난해는 2,691명의 보안경찰이 37명의 한총련 대학생을 검거하는 데 그쳐 비효율의 극치를 보였다. 게다가 국민의 정부 당시 경찰청 보안4과 폐지를 결정했음에도 공식 직제에도 없는 조직과 업무를 유지하다 여론의 질타를 받아 뒤늦게 없애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인권 신장과 민주화의 도도한 흐름 속에서 보안경찰도 환골탈태를 피할 수 없게 됐다. 경찰청은 보안국장 직속으로 ‘보안경찰 혁신 태스크포스팀’을 설치하고 개혁안 마련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6명으로 구성된 태스크포스팀은 ‘보안과’ 명칭 변경을 포함해 보안경찰의 전반적인 구조조정에 관한 개혁안을 9월 중 내놓겠다는 입장이다.


이병진 경찰청 보안국장은 “남북화해 무드에 따라 보안경찰도 시대적 요청에 부응해야 한다”며 “국민에게 신뢰받는 보안업무에 관해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보안경찰의 존재 이유로 꼽히는 대공·방첩업무도 사이버 중심으로 벌이고 있다. 그는 “인터넷 중심의 대공 업무에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며 “외국 친북사이트 감시와 침투 방지에 신경쓰고 있다”고 덧붙였다.


보안경찰의 개혁 의지에도 불구하고 뼈를 깎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지적은 여전히 유효하다. 임준태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경찰은 여전히 ‘친·반공’이란 이분법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테러·환경·경제적 위협에도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위상 정립이 시급히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오창익 인권실천연대 사무국장도 “구태의연한 반공 논리에 길들여진 사고방식에서 벗어나지 않으면 더이상 존재가치도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오승주기자〉

전체 4,003
번호 제목 작성자 작성일 조회
3992
[한겨레] 홍세화 선생은 자신이 어디에 있어야 하는지 늘 되물었다 [추모사]
hrights | 2024.04.21 | | 조회 150
hrights 2024.04.21 150
3991
[오마이뉴스] "겸손한 어른 되겠습니다"… '전사' 홍세화의 마지막, 엉엉 운 시민들
hrights | 2024.04.20 | | 조회 87
hrights 2024.04.20 87
3990
[프레시안] 자칭 '진보'가 잡초 몇 뿌리도 안 뽑는다며 안타까워했던 분이 떠났다
hrights | 2024.04.19 | | 조회 103
hrights 2024.04.19 103
3989
[가톨릭신문] 광주에 제주 4·3 희생자 기억 ‘4월걸상’ 놓여
hrights | 2024.04.05 | | 조회 246
hrights 2024.04.05 246
3988
[KBS]오월광주가 품는 제주 4·3…광주에 세워진 4월걸상
hrights | 2024.04.03 | | 조회 236
hrights 2024.04.03 236
3987
[한국일보] 광주 5월과 만난 제주 4월… 제주 4·3조형물 광주에 설치
hrights | 2024.04.02 | | 조회 103
hrights 2024.04.02 103
3986
[경향신문] 광주에 제주 4·3 희생자 기억하는 의자 ‘사월걸상’
hrights | 2024.04.02 | | 조회 195
hrights 2024.04.02 195
3985
[한겨레]제주 4·3 견뎌온 몽돌…‘사월걸상’ 되어 오월 광주 만난다
hrights | 2024.04.02 | | 조회 100
hrights 2024.04.02 100
3984
[광주MBC]4.3조형물 육지 최초로 광주에 건립 "기억하고 연대하다" (뉴스데스크)
hrights | 2024.04.02 | | 조회 45
hrights 2024.04.02 45
3983
[서울신문] 제주 아닌 광주에… 처음으로 타 지역에 세워지는 ‘4·3 희생자 기억 조형물’
hrights | 2024.03.28 | | 조회 79
hrights 2024.03.28 7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