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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영동 보안분실 29년만에 없앤다(중앙일보, 2005.07.18)

작성자
hrights
작성일
2017-06-29 16:04
조회
542

'탁'치니 '억'하고 죽었다던 고문 수사의 현장




인권 탄압과 고문 수사로 악명을 떨쳤던 경찰의 '남영동 보안분실'이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이 건물이 생긴 지 29년 만이다.


남영동 보안분실은 신군부 시절 숱한 민주화 인사들에게 고문을 자행하고 허위 자백을 강요한 곳으로 1980년대 민주화 인사들이 혹독한 고초를 겪었다.


경찰청은 17일 "과거 반인권의 상징이었던 남영동 보안분실을 '경찰 인권기념관'(가칭)으로 바꾸기로 했다"고 밝혔다.


남영동 분실의 정식 명칭은 경찰청 보안국 보안3과 사무실. 5공 시절 이른바 좌경 용공사범 등 시국사범을 수사했다. 이 과정에서 '몽둥이 찜질하기''콧구멍에 주전자로 물 붓기''다리 사이에 각목 끼우고 때리기''24시간 잠 안 재우기' 등이 온갖 고문방법이 동원됐다.


◆ 박종철씨 고문 장소=남영동 분실이 일반인에게 크게 알려진 계기는 87년 박종철씨 고문 치사 사건. 당시 서울대 언어학과 2학년이던 박씨는 그해 1월 남영동 분실 509호 조사실에서 물고문 등을 받다 숨졌다.


당시 치안본부(경찰청 전신)는 수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책상을 '탁'하고 치니 '억!'하고 죽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중앙일보의 단독 보도로 세상에 진상이 드러난 이 사건은 6.10 민주화 운동의 도화선이 됐다.


김근태 복지부 장관도 민주화운동청년연합(민청련) 의장을 맡던 85년 남영동 분실 515호실에서 23일간 10여 차례에 걸쳐 하루 5~6시간씩 반쯤 발가벗긴 채 물고문과 전기고문 등을 당했다.


당시 김 장관을 고문한 '고문 기술자' 이근안씨는 도피생활 10여 년 만인 99년 자수, 2000년 징역 7년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최근 21년 만에 위장간첩 혐의를 벗은 함주명씨를 비롯해 70.80년대 민주화 인사들은 경찰에 연행된 뒤 대개 이곳에서 고문을 당했다.


남영동 분실은 용산구 갈월동 98-8번지에 위치해 있다. 국철 남영역 바로 뒤편에 있어 남영동 분실로 불렀다. 76년 치안본부(경찰청의 전신) 대공분실이 대간첩 수사 업무를 위해 사용한 건물로 91년 경찰청 보안국으로 개편되면서 지금의 남영동 보안분실로 지칭되기 시작했다. 현재 보안3과 직원 50여 명이 대공.방첩 및 탈북자 관리 업무를 하고 있다.


보안분실은 대지 2500여 평에 건평 900여 평 규모로 7층 본관과 2층 별관 등으로 구성됐다. 고문은 주로 본관 5층의 16개 조사실에서 이뤄졌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2000년 개축하면서 5층 조사실의 내부를 바꿨으나 박종철씨 고문 장소인 509호실은 '역사 보존' 차원에서 욕조.변기 등 원형을 보존했다.


◆ 인권센터로 변신=홍영기 경무기획국장은 이날 "경찰 창설 60주년을 맞아 인권 경찰로 거듭나기 위한 의지가 담겼다"며 "민주화 과정에서 희생된 이들의 추모공간과 인권사 전시관, 인권신고센터 등으로 구성해 2006년 6월까지 개관하겠다"고 밝혔다. 보안3과는 보안4과가 있던 서대문구 홍제동으로 이전하며 3과와 4과가 통폐합된다.


허준영 경찰청장은 18일 박종철씨의 부친 박정기씨와 만나 보안분실의 용도에 대해 설명하고, 20일 활용 방안을 최종 확정할 예정이다.


인권실천시민연대 오창익 사무국장은 "과거의 치부를 인정하고 경찰이 인권문제에 있어 진전을 보여준 것"이라고 평가했다.


백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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