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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권조정 넘어 인권수사로 가야(시민의신문, 2005.07.04)

작성자
hrights
작성일
2017-06-29 15:53
조회
316

수사권조정 넘어 인권수사로 가야


[경찰개혁] 2%부족한 경찰수사분야 개혁


경찰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허준영 경찰청장이 부임 일성으로 ‘인권경찰’을 고 나온 이래 경찰청은 인권보호센터를 설치한 데 이어 각종 인권침해방지대책을 쏟아내고 있다. 특히 수사과정에서 일어날 수 있는 가혹행위, 욕설, 협박 등을 막고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기 위한 노력은 눈에 띈다.


‘구속수사 남발’을 줄이기 위해 새로운 형사활동평가 지침을 만들어 7월부터 시행한다. 전국에 있는 1천23개 조사실 가운데 6월 현재 6백27곳에 CCTV를 설치했다. CCTV 100% 설치를 위해 필요한 내년도 예산 3억원을 기획예산처에 신청했다. 특정 강력사건과 피의자 인권 중시되는 사건은 사건별로 수사일지를 기록해 팀장에게 보고하기로 했다. 증거는 없고 자백만 있는 피의자는 검찰 송치 전에 강압수사 여부를 주무과장이 직접 면담하고 면담대장에 기록하게 했다.


8월부터는 법적으로 허용된 심야조사라 하더라도 피조사자 서면동의를 받도록 할 예정이다. 청각장애인과 시각장애인을 위해 수화통역전화기, 화면읽기 프로그램 등을 도입하고 있으며 장애인단체가 줄기차게 요구한 보조인제도도 시행한다. 성적소수자 인권단체의 의견서도 대폭 반영했다. 인권감수성을 높이기 위해 인권단체들과 연계한 다양한 인권교육 프로그램도 실시한다.

‘2% 부족’한 경찰 변화

경찰이 발빠르게 움직이는 데는 검경수사권조정이라는 목표가 자리잡고 있다. ‘파는 사람이 경쟁하면 가격은 내려간다’는 ‘옥션의 법칙’이 경찰수사분야에서도 나타나는 셈이다. 경찰은 “수사권 조정은 민주사회의 시대적 요구이며 검사독점적 수사구조가 ‘독점의 폐해’를 양산하고 있다”고 강조한다.

이에 대한 명분을 확보하기 위해 들고 나오는 것이 “인권존중 수사관행 정착, 인권보호 인프라 구축, 부당한 지휘에 대한 이의제기권, 내부감찰 투명성 제고, 수사 전문성 강화” 등이다. 수사권조정의 당위성을 설명하기 위해 공세적인 대국민설득작업을 벌이는 것이다.

수사권조정이 실상 수사현실과 법규범의 괴리를 현실화하는 것이고 권력분산과 견제를 실현하며 실체적 진실발견과 사법정의 실현, 인권친화적 수사 정착이라는 대의에 유효하다는 점에서는 인권단체와 관련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이견이 별로 없다.

문제는 경찰이 수사권조정을 위해 내놓는 다양한 대안들이 2% 부족하다고 느끼는 국민들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 심지어 수사권조정에 적극 찬성하는 한 인권운동가조차 사석에서 “경찰 검찰 모두 불신하지만 검찰을 훨씬 더 불신하기 때문에 수사권조정 논쟁에서 경찰 편을 든다”고 말할 정도다.

“경찰이 수사권조정을 설명하는 자료를 보면 국민 입장에서 어떤 이득이 있는지 구체적인 설명이 전혀 없습니다. 대형비리사건을 잘 처리하겠다는 말도 없고 지금까지 국민들이 겪었던 위압감,모멸감이 없어질 거라는 말도 없습니다. 단순히 수사권을 경찰이 갖니 검찰이 갖니 하는 얘기밖에 없는 겁니다.” 그 자신 수사권조정에 동의하는 한상희 건국대 법대 교수는 경찰에게 더 강한 개혁을 촉구한다.

한 교수는 “경찰이 지금까지 취한 조치는 조직에서 허용할 수 있는 범위에서만 한 것일 뿐”이라며 “국민 입장에선 누가 해도 마찬가지로 비칠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특히 한 교수는 “수사권조정의 핵심 문제인 권력분립은 검경뿐 아니라 조직내부에서도 일어나야 한다”며 행정경찰과 사법경찰 분리문제를 제기한다.

그는 “권력분립 차원에서 수사권조정 논의가 나왔다면 수사경찰과 행정경찰 분립도 틀을 만들어야 한다”며 “자치경찰제, 경찰대학 존폐문제, 사법경찰관 수사독립성 문제를 깊이있게 고민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문성호 자치경찰연구소장도 “경찰이 수사를 제대로 하게 하는 책임은 수사기관이 아니라 자치경찰위원회, 시민, 언론에게 있다”며 시민사회가 경찰수사과정을 감시할 수 있는 시스템을 확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는 아이를 달랠 때 쓰는 말 가운데 “경찰 아저씨가 잡아간다”는 말이 있다. 과거에 흔히 쓰던 “순사가 잡아간다”는 말과는 사뭇 어조가 다르다. 국민들이 경찰을 바라보는 눈이 ‘무섭고 가까이 하면 안되는 존재’에서 ‘잘못하면 벌을 받는 곳’으로 바뀌는데 반세기 넘게 걸렸다. 그러나 지금도 여전히 부모가 아이에게 “경찰 아저씨에게 도와달라고 해라”라는 말을 듣기는 쉽지 않다. 그 정도까지 가기 위해서는 경찰이 더 혁신하는 모습을 국민에게 보여줘야 할 것으로 보인다.

강국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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