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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똥녀'에겐 인권도 없나(민중의소리, 2005.06.08)

작성자
hrights
작성일
2017-06-29 15:35
조회
503

'개똥녀'에겐 인권도 없는 걸까?


언론의 마녀사냥식 보도행태로 인한 인터넷상에서의 인권침해 논란이 끊이질 않고 있다.


최근 '개똥녀' 사건이 네티즌과 언론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 여성이 지하철에서 애완견이 바닥에 눈 배설물을 치우지 않고, 오히려 치우라고 말하는 주위 시민들에게 욕을 했다는 것. 이 여성은 한순간에 '개똥녀'라는 이름으로 불리우며 인터넷에서 집중포화를 맞았다.


네티즌들은 연일 '개똥녀'를 성토하는 패러디물을 게시하고, 중죄로 다스려야 한다는 성토를 했고, 심지어 얼굴이 그대로 드러난 사진까지 곳곳에 퍼진 것은 물론 확인되지 않은 신원정보도 무차별적으로 공개됐다.


또한 일부 언론들이 이 사건을 보도하면서 헤프닝으로 그칠 뻔한 이 사건은 갈수록 커져가고 있는 양상이다.


이 사건이 처음 보도된 것은 6일. 한 인터넷언론이 이를 기사화했고, 이 기사는 포털에 게시됐다. 자연스레 네티즌들이 뜨겁게 반응했고, 다른 언론들도 이 사건을 받아 기사화했다. 이 기사도 또다시 포털을 통해 네티즌들에게 급속히 전파가 됐다.


주요 일간지들은 이 사건을 두고 '배설물 두고 나몰라라 도망친 개똥녀'(중앙), '개똥녀의 더러운 양심'(한겨레) 등의 자극적인 제목을 달아 보도했고, 이 사건을 최초 보도했던 인터넷언론도 '보여주지! 똥이 법보다 쎄단걸...'이란 제목으로 다시 후속보도했다.


제목에서 풍기는 데로 기사들은 대부분 '개똥녀'를 비난하는 내용이었고, 이에 자극받은 네티즌들의 '성토'도 더욱 커졌다. 한마디로 인터넷언론->포털->일간지->포털을 거치면서 끊임없이 '확대재생산'된 셈.


7일을 기점으로 '개똥녀'와 관련한 인터넷 카페들이 속속 생겨나고, 많게는 회원이 1천여명에 이르는 카페도 있다.


문제는 이런 상황에서 '개똥녀'의 인권은 아예 없거나 무시되기 일쑤라는 점. 개똥녀를 성토하는 표현과 분위기는 매우 살벌하다. 누구라도 '개똥녀'의 인권침해 제기를 했다간 또다시 집중포화를 받기 쉽상.


이러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작년 말, 폭력조직에 가담한 고등학생 41명이 1년여에 걸쳐 여중생 자매를 집단 성폭행했다는 기사가 나갔을 당시에도 실제 피해자를 비롯한 가족들이 인권침해는 물론 실질적 위협에 시달린 바 있다.


또 지난 3월에는 서울대 도서관에서 폭력을 휘둘렀던 한 학생이 인터넷에 신상이 공개되면서 결국 학교생활을 제대로 할 수 없어 휴학하기도 했다. 지난 4월에는 30대 여인이 실연으로 자살한 사연이 인터넷에 유포되자, 그녀의 애인이었던 한 남성이 쏟아지는 네티즌의 비난에 직장생활을 그만두었다는 후문도 번졌다.


상황이 이렇게 번져가자 '자성'의 목소리도 불거져 나오고 있다.


'개똥녀' 카페에 가입한 한 회원은 "냄비근성 언론에 인터넷에 뿌려진 후잡한 이런 쓰레기 같은 배설창구를 이용한 나 자신을 돌아봐라"고 촉구하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인권연대 오창익 사무국장은 "그 여자가 부적절한 잘못을 하긴 했으나 마녀사냥식 보도로 대책없는 비난만 하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그 여자에게는 인권조차 없다고 말하고 싶겠지만 분명, 그 여자에게도 인권은 있다"고 강조했다.


결과적으로 이런 상황을 만든데에는 근본적으로 언론의 '선정적 보도경쟁'이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는 것은 당연지사.


민언련의 한 관계자는 "언론들은 연예인 등 개인이 사회적 일탈 행위를 저질렀을 경우 이를 빌미로 사생활과 관련된 각종 '소문'을 무분별하게 보도하며 선정도보 경쟁에 치중, '인권침해' 문제는 아랑곳하지 않고 있다"면서 "인권을 보호할 수 있는 최소한의 장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2005년06월08일 ⓒ민중의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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