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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자가격리자는 공인중개사 시험 못봐” 응시자 울리는 산업인력공단 (한겨레, 2020.10.29)

작성자
hrights
작성일
2020-10-29 16:04
조회
439

‘코로나19 음성’ 나왔는데, “자가격리자는 응시 불가”


산업인력공단 통보에 공인중개사 시험 포기할 처지


공단 주관 다른 시험도 140여명 응시 못해


공무원·경찰·소방관은 되는데 왜?


공단, “580여개 시험에 일률 적용…형평성 문제”


“1년에 한번뿐인 시험인데…대책 마련해야”


한국산업인력공단(공단)이 매년 한 번 있는 공인중개사 자격증 시험의 응시자격을 코로나19 자가격리 대상자에게는 주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공무원·경찰관·소방관 등의 채용시험과 대학수학능력시험의 경우 확진자에게도 응시 기회를 주고 있는데, 코로나19 방역 책임을 응시생에게만 전가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직장인 김아무개(39)씨는 지난해 공인중개사 1차 시험에 합격 뒤 오는 31일 2차 시험을 앞두고 있지만 자가격리자 대상자라는 이유로 응시할 수 없게 됐다. 김씨는 지난 23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직장 동료의 밀접 접촉자로 분류되면서 보건소에서 코로나19 검사를 받았다. 보건소에서 음성 판정을 받은 뒤 자가격리 대상자 통보를 받은 김씨는 공단으로부터 “자가격리자는 공인중개사 시험에 응시할 수 없다”는 얘기를 들었다. 김씨는 29일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1년에 한번 있는 시험인데, 확진자도 아니고 음성 판정이 나온 자가격리자에게 아예 응시 기회 자격을 박탈하는 건 과도한 인권침해라고 생각한다. 보건소에서도 격리된 공간만 마련되면 시험보는 데 문제가 없다고 했지만, 공단에서는 다른 시험에도 동일하게 적용하는 원칙이라 어쩔 수 없다고만 했다”며 “코로나19 방역 상황을 이해하고 있지만, 그 책임을 응시생에게 모두 지우는 건 부당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공단 쪽은 “예산과 행정력을 투입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입장이다. 공단 쪽의 설명을 종합하면, 공단은 국가기술자격증 및 전문자격증 시험 등 580여개를 매주 시행하고 있다. 지난 4월부터는 코로나19 확산을 막는다는 이유로 질병관리청으로부터 시험 전날 확진자와 자가격리자의 명단을 받아 명단에 오른 응시생들에게는 시험을 응시할 수 없다고 통보하고 있다. 이 규정으로 인해 시험을 보지 못한 응시자가 140여명에 이른다고 공단 쪽은 밝혔다.


공단 관계자는 “자가격리자 1명 응시에 따라 시험 장소 준비, 감독위원 인력 확충과 방역 준비 등으로 어마어마한 인력과 예산이 필요해 응시를 제한하고 있다. 공인중개사 시험에만 따로 예외를 둘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미 공무원·경찰관·소방관 등 다른 시험에서 자가격리자는 물론 확진자들에게도 재택 시험 등의 방법을 통해 응시 기회를 부여한 것에 견주면, 공단 쪽이 코로나19로 인한 피해를 응시생에게 전가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정부가 지난 4월 발표한 ‘코로나19 예방을 위한 시험 방역 관리 안내서’도 당일 유증상자나 격리대상자의 시험장 출입을 금지하지만 별도의 시험장에서 응시 조처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오창익 인권연대 사무국장은 “공인중개사 자격증은 생계, 직업과 관련된 시험으로, 일반적인 수능이나 취업 시험과 같은 위상을 가진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수능처럼 훨씬 더 응시 인원이 많은 시험에서도 가능한 배려를 공인중개사 시험에서 안 된다는 건 수험생의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무성의하며 행정편의적인 조처”라고 지적했다. 또 오 국장은 “공인중개사 시험을 사실상 독점사업을 하고 있는 공단이 코로나19 방역으로 인해 가급적 많은 사람들이 차별을 받지 않고 기회를 보장하는 방향으로 시험 운영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공인중개사 시험을 총괄하는 국토교통부에서는 대책을 검토하고 있다. 국토부 정책심의위원회 관계자는 <한겨레>에 “올해 코로나19 상황으로 인해 2차 시험 응시를 하지 못한 이들에게 내년에 2차 시험에 응시할 기회를 줄지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연서 기자 lovelette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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