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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오창익 "5·18 정신 담긴 오월걸상, 전국으로" (가톨릭평화방송, 2020.05.18)

작성자
hrights
작성일
2020-05-19 09:48
조회
938

○ 방송 : cpbc TV 가톨릭뉴스


○ 진행 : 맹현균 앵커


○ 출연 : 오창익 루카 / 인권연대 사무국장


명동성당 들머리엔 특별한 걸상이 있습니다. 5·18 민주화운동의 정신을 기억하고 알리기 위해 설치된 ‘오월걸상’인데요.


오월걸상이 전국 곳곳으로 퍼지고 있습니다. 오월걸상 설치를 기획하고 추진한 분을 모셨습니다. 오창익 인권연대 사무국장 나오셨습니다.


▷ 사무국장님 안녕하세요?


▶ 안녕하세요.


▷ ‘오월걸상’이 다소 생소한 분들도 있을 것 같아요. 오월걸상 어떤 계기로 생긴 건가요?


▶ 1980년 5월 광주를 기억하자는 걸상입니다. 광주에서 기억할 것이 몇 가지 있는데요. 첫 번째는 군대는 국민을 위해 존재하는 조직입니다. 국민이 군대에게 총도 줬고, 탱크도 줬는데요. 그게 거꾸로 국민을 살해하는 데 악용된다는 건 정말 국가적으로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이것을 기억해야 되고요. 또 불의한 권력에 맞서서 많은 사람들이 저항했습니다. 사람은 저항하는 존재이기도 하죠. 사람은 그냥 시키는대로 움직이는 존재일 수만은 없다는 얘기입니다.


세 번째 중요한 건 광주가 고립됐을 때 인구 73만의 대도시가 고립돼서 전화도 되지 않고요. 또 사람들이 오갈 수도 없었습니다. 사람들이 죽어가고 있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광주 시민들이 보여준 놀라운 모습이 있습니다. 피가 부족하다고 하니까 줄지어서 헌혈을 했고요. 또 먹을 것이 부족하다고 하니까 주먹밥을 만들어서 나눴습니다. 대동의 정신이죠. 그러니까 헌신하고 희생하는 정신이 광주 5·18에 담겨 있습니다.


이것이 1980년 광주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지금도 기억돼야 한다. 광주라는 지역 만이 아니라 전국에서 기억돼야 한다. 이런 차원에서 오월걸상이라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고요. 곳곳에 5·18을 기념하는 조형물로써 걸상을 세우는 겁니다.


▷ 2017년에 오월걸상위원회가 출범했고요. 지금 제5호 오월걸상까지 설치가 됐더라고요. 지금 전국 어디어디에 오월걸상이 있나요?


▶ 제1호 걸상은 부산 서면에 설치했습니다. 2호는 목표역 광장이고요. 3호 걸상이 서울 명동성당 앞에 설치돼 있습니다. 명동성당 바라보면서 오른쪽에 보면 아주 야트막한 걸상이 3개가 있고요.


그리고 4호 걸상은 경기도 마석 모란묘지에 설치됐는데 마석 모란묘지는 어떤 곳이냐면 공동묘지인데요. 민주화운동 과정에서 노력했던 여러 민주화 운동가들이 묻힌 곳입니다. 이를테면 전태일 열사, 박종철 열사 같은 분들이 모셔져 있고요. 이분 중에 많은 분들이 광주의 진실을 알리기 위해서 노력했고 또 헌신했던 분들입니다. 그래서 그곳에 열사들의 마음을 함께 나누는 의미에서 오월걸상을 설치했고요. 마지막 제5호 걸상은 경기도청 입구에 설치했습니다.


▷ 그런데 제가 설치된 모습을 보니까 지난해 명동성당 앞에 설치된 오월걸상이랑 올해 설치된 오월걸상 모양이 다르더라고요.


▶ 명동성당 앞의 오월걸상은 제기 모양입니다. 정화수를 담아 놓는 그런 의미이고요. 경기도청 앞에 세워진 오월걸상은 하나의 예술 작품 같은 모습을 갖추고 있고요. 마석에 세워진 오월걸상은 의자 두개가 있는 모습입니다. 다 다르죠. 저희는 그렇게 다른 게 자연스럽다고 생각합니다.


오월정신이 바로 다른 거죠. 항쟁에는 다같이 참여했지만 남녀노소였고요. 하는 일도 다 달랐습니다. 종교도 다 달랐을 것 같아요. 그렇게 서로 다른 사람들이 같은 뜻을 품고 같은 곳을 향해 나아가고 함께 나눌 수 있다는 것, 이게 오월 정신이라고 생각하고요. 조형물도 그에 따라서 다 다르게 만드려고 합니다.


▷ 자연스럽게 다가가기 위함이다.


▶ 앞으로도 달라질 겁니다. 작가에 따라서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나타날 것입니다.


▷ 그리고 또 오월걸상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이나 이런 것도 없이 딱 오월걸상 네 글자만 들어가 있잖아요. 어떤 의미가 있습니까.


▶ 그렇죠. 보통 돌에 많은 것을 새깁니다. 비석 같은 경우에도 굉장히 많은 글자를 넣잖아요. 우리 전통이기도 한데 저희는 오히려 오월걸상이 묵상에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아무 글자도 없지만 작품 만으로 느끼는 게 각자 다를 수 있어요. 1980년 5·18을 통해서 어떤 분들은 공동체를 느낄 수도 있고요. 어떤 분들은 정의를 느낄 수도 있고요. 어떤 분들은 헌신을 느낄 수도 있습니다. 각자 다를 수 있죠. 뭐 정답은 따로 있지 않습니다. 오월걸상이 그것을 웅변해주고 있는 것입니다. 일종의 소리없는 아우성 같은 것이죠. 경기도청 앞에 설치된 오월걸상에는 한 글자도 안 써놨어요. 그냥 작품으로서 이해하고 작품으로서 다가갔으면 좋겠다 이런 바람입니다.


▷ 오월걸상 제작과 설치 비용도 만만치가 않을 것 같은데요. 비용 마련은 어떻게 마련하세요?


▶ 큰 돈이 들진 않고요. 작가 선생님들이 기본적으로 봉사를 해주셔서요. 아주 많은 돈은 안 들고 있고요. 기본적으로 시민 모금으로 하고 있는데 경기도청 앞에 세운 건 경기도청 관내입니다. 그건 경기문화재단이란 곳의 예산으로 했고요. 큰 돈이 들진 않습니다.


▷ 5·18 민주화운동, 올해 40주년을 맞았습니다. 오월걸상이 국민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갔으면 하시나요?


▶ 한국 사회가 방역도 잘하고 그래서 곽광받기도 하지만 여러가지 어려운 문제가 있습니다. 너무 많은 사람들이 극단적 선택을 통해서 생을 마감하고 있어요. 저는 한 30년 전, 40년 전에 대한민국의 교통사고 사망자가 엄청 많았는데 지금 1/3, 1/4로 줄였거든요. 노력하면 생명도 지킬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자살 문제 때문에 고통 받고 있지만 노력하면 역시 자살도 줄일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이게 대통령 만의 노력, 교계 지도자들 만의 노력, 가르침 만으로는 되지 않습니다.


그야말로 대동의 정신으로 해야 합니다. 가지고 있는 것을 나누고요. 누구는 쌀밥으로 나누기도 했던 5·18 정신이죠. 누구는 자기의 피를 나누기도 하고, 이런 모두의 참여 모두의 헌신, 모두의 희생을 통해서 우리가 정말 공동체 다운 공동체를 만들 수 있다라는 희망을 광주 5·18이 우리에게 역설적으로 주고 있습니다. 오월걸상을 통해서 이런 것을 나누고 싶습니다.


조금 살 만한 세상, 너무 무의미하고 불필요한 고통을 받지 않아도 되는 세상이 됐으면 좋겠고요. 거기에 우리 그리스도인들의 역할이 있을 거라고 믿습니다.


▷ 마지막으로 오월걸상, 다음 설치 장소는 어디인가요?


▶ 원래는 대구광역시에 하려고 했습니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 때문에 도저히 할 수가 없더라고요. 사태가 진정되면 대구에 하려고 합니다. 지금은 많이 없어졌다고 하지만 출신 지역 때문에 차별이 있기도 했잖아요. 그것을 넘어서는 의미가 있으면 좋겠고요. 대구를 비롯해 몇 군데 지역을 돌아가면서 설치하려고 합니다.


▷ 네. 지금까지 5·18 정신을 기억하는 오월걸상 설치를 기획하고 추진한 오창익 인권연대 사무국장과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cpbc 맹현균 기자(maeng@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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