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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권 강화에 '정보경찰' 그대로?…'알맹이' 빠진 경찰개혁 (노컷뉴스, 2020.07.29)

작성자
hrights
작성일
2020-08-04 15:48
조회
86

[경찰개혁 이대로 옳은가③]정보경찰 개혁 과제


민간인 사찰, 선거개입 등 각종 폐단으로 '폐지론'까지


정부여당안 '공공안녕', '정책정보' 등 정보수집 열어놔


"정보경찰 폐지하고 기능별 분산, 투명성도 높여야"


김창룡 "정보경찰 반드시 필요…강도 높은 개혁 추진"


지난 24일 취임한 김창룡 신임 경찰청장의 가장 큰 임무는 '경찰개혁'이 꼽힌다. 검경수사권 조정에 따라 비대해질 수 있는 경찰권을 견제‧분산하기 위한 개혁 작업을 더는 미룰 수 없게 됐다. 15만 경찰을 향한 대수술인만큼 치안현장의 대변화도 예상된다. 이에 CBS노컷뉴스는 국민 안전과 직결되는 경찰개혁 방향성을 짚어보는 연속 기획을 마련했다. 29일 다룰 마지막 주제는 '정보경찰' 개혁이다. 민간인 사찰, 선거 개입 등 각종 폐단 탓에 시민사회에선 정보경찰 폐지 요구가 거세지만, 경찰의 개혁 작업은 아직 미온적이란 지적이 나온다. [편집자 주]


◇ 故 염호석 장례식 사건, 선거 개입 등 정보경찰 '폐단'…개혁안도 미비


정보경찰의 활동은 시민사회와 선거운동 등의 개입이 드러나면서 꾸준히 문제점으로 지적돼 왔다. 일례로 삼성노조원 고(故) 염호석씨 장례식 개입사건이 대표적이다. 당시 정보경찰은 염씨를 사찰하고, 장례에 있어 노동조합장례가 아닌 가족장을 치르도록 회사의 돈을 유족에게 전달했다.


2016년 20대 총선 관련 민심동향 파악, 블랙리스트 작성, 국가인권위 상임위원 사찰 활동 등도 도마 위에 올랐다. 정보경찰의 폐단이 드러나자 국가 경찰개혁위원회는 2018년 4월 정보경찰의 '치안정보' 수집 활동과 기업이나 정당, 시민사회단체 출입을 중단하라고 권고했다. 또 정보수집에 있어 구체적인 법령 근거 규정을 마련하라고 했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하며 권력기관 개혁 논의가 본격화됐고, 이중 하나로 정보경찰 개혁도 대상이 됐다. 20대 국회에서는 정부‧여당안으로 정보경찰 개혁 법안(더불어민주당 소병훈 의원 대표 발의)이 도출됐지만 통과되진 못했다.


21대 국회에서 재출발에 선 정보경찰 개혁에 대해 전문가들은 확실한 '변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앞서 정부‧여당안과 관련한 개선 목소리도 나온다.


국회 입법조사처는 지난 6월 '국가수사본부 설치 논의의 쟁점' 보고서에서 정부‧여당안에 대해 "해당 개정안은 '치안정보'를 '공공안녕에 대한 위험의 예방 및 대응을 위한 정보'로 변경해 불명확한 정보수집범위의 개선을 도모했다"며 "그러나 여전히 '공공안녕'의 개념에 대한 외연이 넓어 정보경찰 활동의 실질적인 한계가 명확하지 않다"라고 분석했다.


향후 경찰이 이를 확장 해석해 현행과 같이 광범위한 정보활동을 수행할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다. 입법조사처는 또 "여전히 정보경찰이 정책의 입안‧집행‧평가에 관한 정보를 수집하도록 했다"며 "정책 수요를 발굴하고 조정과 변화가 필요한 부분을 제시하는 일은 치안활동과 관련성을 찾기 어렵다"라고 지적했다.


검경수사권 조정으로 권한이 비대해지는 경찰이 정보경찰의 광범위한 정보활동 여지를 여전히 열어두면서 '공룡경찰'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현재 전국의 정보경찰은 약 3천명 규모에 달한다.


지난 2017년 경찰개혁위에서 활동한 인권연대 오창익 사무국장은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정보경찰이 광범위한 정보수집을 할 만한 필요도, 이유도 이제는 없다. 이미 경찰 수사국에선 각자 범죄정보 수집 활동도 하고 있다"며 "치안과 관계 없는 정보수집을 못 놓는 이유는 결국 권한을 놓고 싶어하지 않는 것이다. 차라리 그 인력을 생활안전 등 국민이 필요로 하는 영역으로 돌리는 것이 적합하다"라고 말했다.


◇ "기능별 분산 혹은 투명성 높여야"…김창룡 "정보경찰 개혁, 폐지는 반대"


경찰은 정보경찰을 개혁하겠다는 입장이다. '폐지론'에 대해선 반대 의사를 명확히 했다.


김창룡 신임 경찰청장은 지난 18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미래통합당 박완수 의원에게 보낸 인사청문회 서면질의 답변서에서 '정보경찰 개혁'과 관련 "각종 위험요인을 사전 탐지하고 '알람 기능'을 하는 정보경찰의 역할은 반드시 필요하다"라고 밝혔다.


김 청장은 "대다수 외국 경찰도 공공위험 정보 수집을 위해 정보기능을 운영하고 있으며, 9‧11 테러 이후 그 중요성이 더욱 커지는 추세여서 폐지는 부적절하다고 생각한다'며 "다만 정치관여·사찰 등 불법 논란이 재발하지 않도록 경찰개혁위원회의 권고를 바탕으로 강도 높은 정보경찰 개혁을 추진하겠다"라고 밝혔다.


경찰청이 전날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 보낸 업무보고에서도 정보경찰 개혁에 대해 '조직・인력 개편 및 제도적 통제방안 마련'을 추진사항으로 명시했다.


조직·인력 개편과 관련해선 △채증·소음업무 이관 등 인력 감축(11.1%↓) △국회협력관 폐지, 분실 폐쇄 △대화경찰 도입 △집회신고 장소를 민원실로 변경 등이 담겼다. 제도적 통제방안은 △준법지원계 신설 △정기 사무감사 △경찰위원회 보고 등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정보경찰 개편‧통제를 통한 유지보다 '기능별 분산'과 '투명성'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송무빈 전 서울지방경찰청 경무관(법학박사)은 지난 6월 발간한 논문 '정보경찰 개혁을 위한 법정책적 고찰'에서 "온전한 수사권이 확보된 경찰기관에 정보기관까지 두는 것은 권력분립의 원칙에 맞지 않다"며 "경찰조직의 정체성 확립을 위해서도 정보기관은 경찰조직에서 폐지됨이 마땅하다"라고 지적했다.


송 박사는 "수사, 보안, 외사 등 각 기능별로 경찰의 기본임무 수행을 위한 정보활동이 이루어져 왔다"며 "정보경찰 기능에서 불필요한 정보기능을 다 제외하면 남는 것은 집회시위 관련 정보활동인데, 이것은 업무관련성이 가장 높은 경비국에 이관함이 바람직하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기능별 정보활동에도 권한규범을 도입해 국민의 기본권인 정보자기결정권 침해가 최소화되도록 해야 할 것"이라며 "독일경찰법모범초안 보정안을 참고해 정보의 수집, 사용, 처리, 폐기 등에 관한 규정을 신설할 것을 제안한다"라고 밝혔다.


독일경찰법모범초안에서는 정부의 수집과 범위, 개인정보의 수사 활용, 폐기 등을 법적근거에 맞게 상세하고 투명하게 분류하고 있다.


민주주의법학연구회 이호영 총무위원장은 통화에서 "정보경찰의 실제 범죄정보 수집은 5%가 안된다는 분석이 있다"며 "경찰이 수집한 정보가 어떻게 흘러가고 쓰이는지 마땅한 기준도 없다. 결국 정보경찰 폐지 등 개혁은 경찰 정보를 받는 청와대의 의지가 중요하고, 폐지가 어렵다면 투명성이라도 높여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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