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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인권위에 드리는 공개서한 - '중상모략' 운운에 대해 사과하라
작성자
hrights
작성일
2017-08-10 11:06
조회
566
국가인권위원회 관계자들께 드리는 글
변명에 급급하지 말고, 제대로 일을 하면서 신뢰를 회복하셔야 합니다.
'중상모략' 운운한데 대한 사과를 요구합니다.
국가인권위원회의 설립과정에 대해 설명하고, 몇가지 잘못을 따지는 제 글(인권연대 홈페이지 '자료실'에 전문이 실려 있습니다)에 대해 토론회에서 만난 인권위의 한 간부는 '마타도어'라고 했고, 토론회를 주최했던 시민의 신문에 의하면 '중상모략'이라는 표현도 썼다고 합니다. 마타도어나 중상모략이란 표현은 함부로 쓸 수 있는 말이 아닙니다. 저는 오히려 정부기구가 한낱 개인일뿐인 저에 대해서 마타도어니 중상모략이니 하며 공격하고 있는 상황에 대해 개탄스럽게 생각하며 다시 한번 저의 입장을 밝히고자 합니다.
토론회에서 제가 발표한 주제는 [국가인권위원회 설립과 역할에 대한 의견]이었습니다. 저는 이 글을 통해, 국가인권위원회 설립 과정에서 일부 인사들에 의해 인권단체들이 '배제'되었고, 설립 이후 인권위가 너무 빠른 속도로 관료화되었고, 예산 낭비도 심하고, 진정사건도 제대로 처리되지 않고, 진정도 많이 들어오지 않는다는 등의 지적을 하였습니다. 이중에서 예산 낭비를 지적하며 인권위가 지급한 고문변호사료에 대해 '비도덕적'인 일이라고 비판한 바 있습니다. 원문을 다시 읽어보시죠.
예산과 관련하여 매우 부끄러운 단면을 고발하고자 한다. 인권위는 자체적으로 고문변호사 제도를 두었는데, 상근하지 않는 고문변호사에는 조용환과 또다른 변호사가 위촉되었다. 고문변호사에 대한 고문은 위원장과 사무총장만이 할 수 있도록 규정되어 있는데, 인권위는 조용환에게 2개월동안 1천만원이 넘는 고문료를 지급하하였다. 이는 매우 비도덕적인 일이다. 조용환이 앞서 설명한대로 '배제'와 '설립'을 주도하였던 인사였기에 더욱 그렇다.
길게 말씀드리고 싶지 않지만, 조용환변호사가 국가인권위 설립작업을 주도하였던 공을 인정한다 하더라도 그의 '수고'가 짧은 기간동안 거액의 금전으로 보상되는 것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었습니다.
이에 대해 제 발표의 토론자로 나온 김형완 인권상담센터 소장은 '마타도어'라면서, 흥분을 감추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마타도어라면서 바로 잡은 사실은 참으로 실소를 금할 수 없었던 것이었습니다. 김소장은 "조용환변호사에게 지급된 돈은 1,375만원이었고, 기간도 두달이 좀 넘고 석달은 못되는 기간이었다" 사실관계를 바로 잡아준 것은 고맙지만, 마타도어라고 주장하려면 제가 이야기한 액수보다 최소한 1백만원이라도 적어야 되는 것 아닌가요?
또 설명은 이어집니다. 조용환변호사가 모두 51건의 일을 했기 때문에 건당 지급액수는 27만원에 지나지 않는 소액이라는 것입니다. 다른 변호사는 일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돈을 지급하지 않았다는 설명도 있었습니다.
중요한 사실은 접어두고, 진정접수 건수로 인용된 수치가 틀렸다든지, 고문변호사에게 지급된 금액이 1천만원이 아니라, 1,375만원이라든지 하는 식으로 왜 그런 말을 하는지 이해하기 힘든, 반론이라고 하기 어려운 반론을 통해 반발할 것이 아니라, 제 글이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를 살펴주시기 바랍니다.
이를테면 인권위가 전격적으로 실명제로 운영하기 시작한 홈페이지 자유게시판만 하여도 그렇습니다. 인권위는 8월 1일부터 자유게시판을 실명제로 운영하면서, '타인의 명예를 훼손할만한 내용이 종종 게시되어 자유게시판 운영의 의미가 퇴색'되었고, 따라서 '생산적인 공간'으로 거듭나기 위해서 실명제로 운영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렇지만, 이는 제 글에서도 지적하였듯이 상당한 인식적 오류에서 빚어진 것입니다.
비교도 안될 만큼 많은 방문자들과 여러가지 곤란한 사정에도 불구하고, 청와대 등의 국가기관들은 한결같이 자유게시판을 '자유'롭게 운영하고 있다는 사실은 어떻게 생각하나요?
실명과 주민등록번호를 써넣게 했는데 주민등록번호는 그 자체로 반인권적인 것입니다. 그걸 모르시나요? 생년월일, 성별, 출생지등의 고유정보가 담겨있고, 국민을 효율적으로 통제하기 위하여 1968년 일련의 안보이슈를 등에 업고 시작된 국민통제수단이라는 것을 모르셨나요? 또 주민등록번호가 없는 외국인의 경우에는 아예 접근이 봉쇄되고, 이것이 바로 '차별'이라는 생각은 해보지 않으셨나요?
이런 문제야말로 인권위가 나서서 문제의 해결을 촉구하고, 시정권고를 해야할 사안이라고 생각하지 않으시나요?
그저 듣기 싫은 소리만 듣지 않으면, 그래서 인터넷 홈페이지의 가장 중요한 기능인 양방향성을 무시하고, 그저 자기 할말만 (그것도 매우 불친절하게) 하면 그만인가요?
듣기 싫은 소리를 들으려 하지 않는 것은 홈페이지 이곳 저곳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인권위에 비판적인 기사는 올려놓지도 않고 있는데, 이건 너무 옹졸한 짓이 아닌가요. 최소한 국가기관으로서의 품위란 것이 이런 식으로 눈가리고 아웅한다고 지켜지는 것인가요?
도대체 어떻게 이렇게 빠른 시간에 관료화될 수 있는지 그저 답답할 뿐입니다.
제가 글에서도 언급했지만, 인권위를 비판하는 것은 부담스럽고 영 개운치 않은 일입니다. 인권위 인사들과 짧지 않은 시간동안 나누었던 교분 때문에 더욱 그렇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상모략이라는 비난까지 들었던 저의 비판은 새로운 것이 아니었습니다. 인권위 관계자들을 만날 때마다 여러차례 말씀드렸던 것이지요.
많은 단체들이 정부기구 중에서 유독 인권위에 대해서만은 일체의 비판도 없이, 그저 몇천만원씩하는 프로젝트에나 관심을 두고 있을 때, 저희나 몇몇 단체들은 게으름없이 인권위를 모니터하고, 조언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진심어린 애정을 보낸 답이 겨우 마타도어, 중상모략 타령입니까?
저는 분명히 이 자리를 빌려 국가인권위 관계자의 분명한 공개 사과를 요구합니다. 제가 쓴 글에 오자가 있고, 문맥이 자연스럽지 못하다는 비판이면 또 모르지만, 중상모략이라고 몰아붙인다면, 이것이야말로 중상모략입니다.
한달에 50명이되었든 80명이든 많은 예산을 쓰면서 200명쯤 되는 인원이 일하는 곳에 도와달라고 찾아오는 사람이 하루 평균 두세명밖에 되지 않는다는 사실만으로도 인권위는 크게 잘못 나가고 있습니다. 왜 사람들이 찾아오지 않는지에 대해 한번만이라도 성찰을 해야 합니다. 일만 제대로 한다면, 그 넓은 청사가 부족할 정도로 많은 국민이 찾아올 것입니다. 하루에 두세명은 정부에게 단한푼도 받은 적이 없는 보통의 인권단체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입니다.
의문사규명위가 집행부 교체의 아픔을 딛고, 거듭나 최근 여러가지 활약을 보이며 국민의 지지를 받고 있는 것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보시기 바랍니다.
의문사규명위의 아픔과 결단, 그리고 '제대로 일하려는 자세'에서 교훈을 얻으셨으면 합니다. 인권위는 그냥 이대로 지지부진해도 좋은 그렇고 그런 조직은 결코 아니기 때문에 드리는 말씀입니다.
2002년 9월 26일
오창익/ 인권실천시민연대 사무국장
변명에 급급하지 말고, 제대로 일을 하면서 신뢰를 회복하셔야 합니다.
'중상모략' 운운한데 대한 사과를 요구합니다.
국가인권위원회의 설립과정에 대해 설명하고, 몇가지 잘못을 따지는 제 글(인권연대 홈페이지 '자료실'에 전문이 실려 있습니다)에 대해 토론회에서 만난 인권위의 한 간부는 '마타도어'라고 했고, 토론회를 주최했던 시민의 신문에 의하면 '중상모략'이라는 표현도 썼다고 합니다. 마타도어나 중상모략이란 표현은 함부로 쓸 수 있는 말이 아닙니다. 저는 오히려 정부기구가 한낱 개인일뿐인 저에 대해서 마타도어니 중상모략이니 하며 공격하고 있는 상황에 대해 개탄스럽게 생각하며 다시 한번 저의 입장을 밝히고자 합니다.
토론회에서 제가 발표한 주제는 [국가인권위원회 설립과 역할에 대한 의견]이었습니다. 저는 이 글을 통해, 국가인권위원회 설립 과정에서 일부 인사들에 의해 인권단체들이 '배제'되었고, 설립 이후 인권위가 너무 빠른 속도로 관료화되었고, 예산 낭비도 심하고, 진정사건도 제대로 처리되지 않고, 진정도 많이 들어오지 않는다는 등의 지적을 하였습니다. 이중에서 예산 낭비를 지적하며 인권위가 지급한 고문변호사료에 대해 '비도덕적'인 일이라고 비판한 바 있습니다. 원문을 다시 읽어보시죠.
예산과 관련하여 매우 부끄러운 단면을 고발하고자 한다. 인권위는 자체적으로 고문변호사 제도를 두었는데, 상근하지 않는 고문변호사에는 조용환과 또다른 변호사가 위촉되었다. 고문변호사에 대한 고문은 위원장과 사무총장만이 할 수 있도록 규정되어 있는데, 인권위는 조용환에게 2개월동안 1천만원이 넘는 고문료를 지급하하였다. 이는 매우 비도덕적인 일이다. 조용환이 앞서 설명한대로 '배제'와 '설립'을 주도하였던 인사였기에 더욱 그렇다.
길게 말씀드리고 싶지 않지만, 조용환변호사가 국가인권위 설립작업을 주도하였던 공을 인정한다 하더라도 그의 '수고'가 짧은 기간동안 거액의 금전으로 보상되는 것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었습니다.
이에 대해 제 발표의 토론자로 나온 김형완 인권상담센터 소장은 '마타도어'라면서, 흥분을 감추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마타도어라면서 바로 잡은 사실은 참으로 실소를 금할 수 없었던 것이었습니다. 김소장은 "조용환변호사에게 지급된 돈은 1,375만원이었고, 기간도 두달이 좀 넘고 석달은 못되는 기간이었다" 사실관계를 바로 잡아준 것은 고맙지만, 마타도어라고 주장하려면 제가 이야기한 액수보다 최소한 1백만원이라도 적어야 되는 것 아닌가요?
또 설명은 이어집니다. 조용환변호사가 모두 51건의 일을 했기 때문에 건당 지급액수는 27만원에 지나지 않는 소액이라는 것입니다. 다른 변호사는 일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돈을 지급하지 않았다는 설명도 있었습니다.
중요한 사실은 접어두고, 진정접수 건수로 인용된 수치가 틀렸다든지, 고문변호사에게 지급된 금액이 1천만원이 아니라, 1,375만원이라든지 하는 식으로 왜 그런 말을 하는지 이해하기 힘든, 반론이라고 하기 어려운 반론을 통해 반발할 것이 아니라, 제 글이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를 살펴주시기 바랍니다.
이를테면 인권위가 전격적으로 실명제로 운영하기 시작한 홈페이지 자유게시판만 하여도 그렇습니다. 인권위는 8월 1일부터 자유게시판을 실명제로 운영하면서, '타인의 명예를 훼손할만한 내용이 종종 게시되어 자유게시판 운영의 의미가 퇴색'되었고, 따라서 '생산적인 공간'으로 거듭나기 위해서 실명제로 운영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렇지만, 이는 제 글에서도 지적하였듯이 상당한 인식적 오류에서 빚어진 것입니다.
비교도 안될 만큼 많은 방문자들과 여러가지 곤란한 사정에도 불구하고, 청와대 등의 국가기관들은 한결같이 자유게시판을 '자유'롭게 운영하고 있다는 사실은 어떻게 생각하나요?
실명과 주민등록번호를 써넣게 했는데 주민등록번호는 그 자체로 반인권적인 것입니다. 그걸 모르시나요? 생년월일, 성별, 출생지등의 고유정보가 담겨있고, 국민을 효율적으로 통제하기 위하여 1968년 일련의 안보이슈를 등에 업고 시작된 국민통제수단이라는 것을 모르셨나요? 또 주민등록번호가 없는 외국인의 경우에는 아예 접근이 봉쇄되고, 이것이 바로 '차별'이라는 생각은 해보지 않으셨나요?
이런 문제야말로 인권위가 나서서 문제의 해결을 촉구하고, 시정권고를 해야할 사안이라고 생각하지 않으시나요?
그저 듣기 싫은 소리만 듣지 않으면, 그래서 인터넷 홈페이지의 가장 중요한 기능인 양방향성을 무시하고, 그저 자기 할말만 (그것도 매우 불친절하게) 하면 그만인가요?
듣기 싫은 소리를 들으려 하지 않는 것은 홈페이지 이곳 저곳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인권위에 비판적인 기사는 올려놓지도 않고 있는데, 이건 너무 옹졸한 짓이 아닌가요. 최소한 국가기관으로서의 품위란 것이 이런 식으로 눈가리고 아웅한다고 지켜지는 것인가요?
도대체 어떻게 이렇게 빠른 시간에 관료화될 수 있는지 그저 답답할 뿐입니다.
제가 글에서도 언급했지만, 인권위를 비판하는 것은 부담스럽고 영 개운치 않은 일입니다. 인권위 인사들과 짧지 않은 시간동안 나누었던 교분 때문에 더욱 그렇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상모략이라는 비난까지 들었던 저의 비판은 새로운 것이 아니었습니다. 인권위 관계자들을 만날 때마다 여러차례 말씀드렸던 것이지요.
많은 단체들이 정부기구 중에서 유독 인권위에 대해서만은 일체의 비판도 없이, 그저 몇천만원씩하는 프로젝트에나 관심을 두고 있을 때, 저희나 몇몇 단체들은 게으름없이 인권위를 모니터하고, 조언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진심어린 애정을 보낸 답이 겨우 마타도어, 중상모략 타령입니까?
저는 분명히 이 자리를 빌려 국가인권위 관계자의 분명한 공개 사과를 요구합니다. 제가 쓴 글에 오자가 있고, 문맥이 자연스럽지 못하다는 비판이면 또 모르지만, 중상모략이라고 몰아붙인다면, 이것이야말로 중상모략입니다.
한달에 50명이되었든 80명이든 많은 예산을 쓰면서 200명쯤 되는 인원이 일하는 곳에 도와달라고 찾아오는 사람이 하루 평균 두세명밖에 되지 않는다는 사실만으로도 인권위는 크게 잘못 나가고 있습니다. 왜 사람들이 찾아오지 않는지에 대해 한번만이라도 성찰을 해야 합니다. 일만 제대로 한다면, 그 넓은 청사가 부족할 정도로 많은 국민이 찾아올 것입니다. 하루에 두세명은 정부에게 단한푼도 받은 적이 없는 보통의 인권단체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입니다.
의문사규명위가 집행부 교체의 아픔을 딛고, 거듭나 최근 여러가지 활약을 보이며 국민의 지지를 받고 있는 것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보시기 바랍니다.
의문사규명위의 아픔과 결단, 그리고 '제대로 일하려는 자세'에서 교훈을 얻으셨으면 합니다. 인권위는 그냥 이대로 지지부진해도 좋은 그렇고 그런 조직은 결코 아니기 때문에 드리는 말씀입니다.
2002년 9월 26일
오창익/ 인권실천시민연대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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