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자료실

home > 자료실 > 일반자료실

한국전쟁 전후 학살희생자 위령제 대회사 2001/11/06

작성자
hrights
작성일
2017-08-10 10:42
조회
381

대 회 사

우리는 기억하고 있습니다. 너무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습니다. 지난 50년전 민족 분단의 상처로 이 땅 한반도에 일어났던 크고 작은 반인륜적 처사와 만행을 똑똑히 기억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왜 그렇게 살아야만 했을까요.
우리는 왜 숨죽이며 살아야만 했을까요.
우리는 왜 역사앞에 진실을 당당하게 밝힐 수 가 없었을까요.
친일파가 친미애국자로 뻔뻔하게 둔갑하고 애국독립투사가 다시 사상범으로 몰려 학살을 당해야만 했을까요.

우리는 그 진실을 너무도 잘 알고 있습니다. 아무리 감추어도 마침내 역사앞에 드러나게 될 진실을 뒤로 한 채 지난 반세기동안 우리는 숨조차 제대로 쉬지 못하고 가슴앓이로 살아왔습니다.
그러나 이제 더 이상 우리의 일그러진 인간의 보편적 권리마저 철처하게 차단당하고 멸시당해왔던 우리 유족들이 다시 하나로 나서고자 합니다.

때마침 98년 전세계적으로 노근리사건이 주목을 받기 시작하면서 전국 각지에서 유족회가 다시 구성되고 마침내 지난 6월 23일에는 미국의 수도 위싱턴과 뉴욕에서 국제전범재판이 열려 전쟁을 반대하며 평화를 사랑하는 세계의 양심들과 함께 한국전쟁전후 한반도에서 자행한 미국의 반인륜적 처사에 유재판결을 내렸습니다. 그리고 그 판결문을 워싱턴 백악관에 민족의 이름으로 당당히 제출하기도 하였습니다.

오늘 우리는 역사적인 전국합동위령제를 분단이후 처음으로 서울 한복판에서 올렸습니다. 그러나 이것으로 어찌 구천을 떠도는 조상님들께예를 다한 것으로 할 수 있겠습니다. 이번에 우리가 올린 위령제는 한반도 구천을 떠도는 영령들앞에 전국의 유족들이 하나로 뭉쳐 감히 역사의 진실을 만천하에 밝혀내고 명예를 회복하겠다는 것을 다짐하는 것에 다름 아닙니다.

오늘부터 저희 유족회는 사건의 유형별 한계를 뛰어넘어 통합특별법을 기필코 제정하고 이를 통해 유족회를 더욱더 튼튼한 조직으로 강화시켜낼것입니다. 그리고 남과 북 최고지도자가 약속한 615공동선언을 이행하여 마침내 민족의 마지막 숙원인 우리민족끼리 자주적으로 통일하는 그날까지 저희 유족회도 앞장설 것입니다. 그것이 외세와 분단으로 반도 구천을 떠도는 영령들께서 살아 생전에 그토록 바라마지 않았던 것이라 저희 유족들은 굳게 확신하고 있습니다.

또한 저희 전국유족회는 아직도 지구상에 벌어지고 있는 모든 유형의 학살과 전쟁을 반대하며 진정한 인류의 평화와 화해를 위해 조그마한 실천을 통해서라도 적은 힘을 보탤 것입니다. 지금 이 시각에도 미국을 위시로 자칭 강대국이라고 하는 영국과 일본은 아프카니스탄에 대대적인 군사작전을 감행하며 21세기 새로운 민간인 학살을 자행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중동의 어린 아이들이 공포에 질린 눈빛으로 장난감 총을 들고 머리에 검은 띠를 묶고 화면을 응시하는 모습을 텔레비전을 통해 여러번 목도했습니다. 그 눈빛은 다름아닌 50년 전 저희 유족들의 눈빛이었습니다. 인간의 목숨이 오가는 순간에 어린아이가 갖는 공포와 증오 그리고 까닭모를 적개심 !
요즘은 텔레비전 화면조차 보기가 두렵게 되어버렸습니다. 왜 ! 인류가 하나된다고 하는 21세기가 와도 여전히 이러한 전쟁과 학살의 공포에서 살아야만 하는 것입니다.

저희 유족들은 결단코 반대합니다. 저희 한반도에만이 아니라 인류가 살아가고 있는 곳이라면 어디에서든지 인간에 대한 인간의 학살은 더 이상 존재해서는 안되는 것입니다. 그 고통을 우리 유족들은 너무도 뼈아프게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인간의 존엄성을 철저히 뿌리채 파괴해버리는 그리고 그 상처가 대대로 이어가고 있다는 그것은 인간으로서 도저히 겪어서는 안되는 처절한 아픔이기 때문입니다.

저희는 유족회는 이제 남은 여생을 모조리 바칠 각오를 하고 있습니다. 분단 반세기의 오욕과 반목의 세월을 마감하고 21세기 평화와 화해 그리고 민족이 진정으로 하나되어 마침내 영원한 통일세상을 만드는데 누구보다도 앞장 설 것입니다.

이번 특별법 제정투쟁을 통해 저희 유족들은 60년 전국유족회의 정신과 다시 되살려 일심단결하여 진상규명과 명예회복을 통해 다시는 이 땅 한반도에 전쟁과 학살이 일어나지 않도록 역사앞에 그 진실을 바로 세울 것입니다. 모쪼록 이토록 추운 날씨에도 자리를 함께 하고 계신 전국 각지의 유족들과 피해자분들 그리고 저희를 지지하고 성원해주고 있는 여러 시민사회단체들과 각계 지도층 인사분들께 진심으로 존경을 표하는 바입니다. 이것으로 대회사에 가늠할까 합니다. 감사합니다.


6.25 피학살 전국 유족회 재창립 선언문

백만의 원혼이 우리를 지켜보며 외치고 있다. 우리의 죽음의 진상을 밝혀라!
백색테러의 진상을 밝혀라! 1000년의 시간보다 더길었던 50년의 한을 풀어달라!

하나 어떠했던가!
살아남은 것이 죄스러워 우린 우리 혈육의 죽음을 왜면하진 않았던가!
아니 억울하게 죽어갔던 내혈육의 죽음이 또다시 살아남은 우리를 옥죄일까 두려워 꼭꼭 숨어살지는 않았던가!

일제로부터 해방 되고 삼천리 강토에 체워졌던 일제의 족쇄를 서로 풀어주며 자주독립통일국가 건설을 위해 온겨레는 하나로 뭉쳤다. 너나 할것없이 일제에 항거하며 싸웠던 애국자들을 중심으로 마을마다 인민위원회를 구성하고 건국준비위원회를 만들어 자주국가 건설을 위해 싸웠다.

그러나 일제를 대신해 점령군으로 들어온 미군은 조선민중의 힘으로 세운 공화국을 해체하고 미국놈 압잡이, 일본놈 압잡이 내세워 나라를 반쪽으로 갈라놓았다. 민족의 자주독립을 위해 싸웠던 애국자들을 암살하고, 투옥하고, 보도연맹으로 몰아세웠다.

한국전쟁 3녀동안 학살의 광기는 삼천리 강토를 붉은 피로 물들였다. 흰옷 입은 사람들은 조국의 통일을 가져다 주리라 믿었던 미군의 폭격과 테러로 죽어갔다. 30만이 넘는 착하고 여린 보도연맹원들은 국가를 믿고 의지했다는 이유로 골짜기 골짝기에서 죽어갔고, 바다에 수장당하였다. 100만이 넘는 민간인들이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해야 할 국가권력에 의해 떼죽음을 당했다.

10년 후 백만 원혼의 한과 분노는 4.19로 폭발하였으며 전국의 유족들은 6.25 양민학살의 진상규명과 특별법 제정을 위해 전국유족회를 발족하였다. 전국유족회는 산천곳곳에 묻혀있던 부모 형제의 유골을 수습하였으며 정부와 국회에 학살자 처벌을 위한 특별법 제정과 피해보상, 호적정리, 유골수습, 위령제를 요구하였다. 국회에서는 전국적인 양민학살의 진상조사와 특별법의 제정을 위한 노력을 하였다.

그러나 학살만행의 하수인 이었던 박정희와 김종필은 5.16 군사쿠테타를 일으켜 100만원혼의 한과 분노를 총칼로 뒤엎고 수습된 유골을 또다시 죽이는 패륜만행을 저질렀다. 억울하게 가족의 시신을 찾아 묘를 썼다는 이유만으로 유족회는 파괴되고 유족들은 구속되었으며, 그 후손들은 연좌제에 걸려 40년 동안 숨 한번 쉬지 못한 채 살아 왔다.

가족을 이름없는 골짝기에 묻어두고도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던 반세기의 세월, 빨갱이로 매도당하며 가슴속에 한을 간직하고 살아야만 했던 통한의 세월, 5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우리의 가슴은 어둠 속에 갇혀버린 치욕의 역사를 살아야만 했다.

백만의 죽음을 50여 년 간 애써 외면해 온 사람들은 사실상 학살의 은폐에 방조자가 됨으로써 사람된 도리를 하지 못했다. 백만의 목숨을 앗아간 학살의 역사는 피해자도, 가해자도, 유가족은 물론이고 우리 사회의 전체 구성원을 사람일 수 없게 만들었다.

그러나 전쟁이 끝난지 50년만에 우리는 다시 일어섰다. 죽음의 골짜기에 산산이 흩어져 버린 이름 없는 유골을 모으며, 우리는 악몽과 같은 시대를 마감하고자 일어섰다. 공포와 체념, 은폐와 무관심과 무기력을 떨쳐 버리고 혈육의 죽음에 대한 진상을 밝히고자 일어섰다.

지난 6월 23일 미국에서 전민특위와 세계양심들이 개최한 국제전범 재판에서 우리 유족들은 한국전쟁에서 자행한 미국의 학살만행을 증언했고 세계양심들은 유죄판결을 내려 미국을 심판하고 역사의 정의를 바로 세우기 위한 길을 열었다.

코리아 국제전범 재판은 역사의 정의를 바로 세우고자하는 국제사회의 정당한 심판으로 지난 50년 간 억울한 말 한마디 못하고 숨죽여 지내야했던 피해유족의 사무친 한을 풀고 짓밟힌 민족의 존엄을 되찾는 역사적 쾌거였다.

어디 그뿐인가? 이땅의 양심들도 한국전쟁 전 후 민간인 학살 진상규명과 명예회복을 위한 범국민위원회를 결성해 백만의 한을 위로하고 학살만행의 진상규명과 명에회복을 위한 투쟁에 나섰다. 마침내 100만의 유족과 이땅의 양심들이 6.25전후 민간인 학살 통합 특별법 제정운동으로 하나가 되었다. 그 힘으로 오늘 우리는 다시 모였다. 50년전에 함께 죽지 못한 것을 한으로 안고 살아온 생존자와 유가족들이 모여 지나온 세월의 혈육의 죽음에 대한 진상규명과 명예회복과 해원을 위해 6.25 피학살 양민 전국유족회의 재창립을 선포하게 되었다.

우리의 부모, 형제는 달라도 우리는 모두 피학살 양민 유족이다. 미군에게 맞아죽었고, 보도연맹이라는 이름으로 학살당하였고, 예비검속으로, 부역자로 몰려 군경에 학살당하였지만 억울하게 죽어간 유족들로 6.25 피학살 양민 전국유족회로 하나가 되었다.

6.25 피학살 양민 전국유족회는 혈육의 죽음에 대한 진상을 밝힐 것이다. 그 때 같이 죽지 못한 것을 한으로 안고 살아온 유족들이 모여 혈육의 죽음에 대한 명예회복과 해원을 위해 100만 원혼의 한과 분노로 6.25 피학살 양민 전국유족회의 재창립을 선언한다.

전국유족회는 학살자들을 역사의 법정에 세워 영원토록 그들의 만행을 기억하게 할 것이다. 또한 우리의 자손들에게 우리가 겪어 왔던 피와 증오의 역사를 평화가 넘치는 통일된 미래로 가는 계기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전국유족회의 재창립은 40년전에 풀지 못한 한을 다시 풀기 위한 것이다. 구천을 헤메도는 백만의 원혼을 달래고, 그들의 한맺힌 염원인 자주통일국가를 그들의 영전에 바칠 것이다.

진상규명 만세
특별법 제정 만세
조국통일 만세!


2001년 11월 5일
6.25 피학살 전국유족회

I am text block. Click edit button to change this text. Lorem ipsum dolor sit amet, consectetur adipiscing elit. Ut elit tellus, luctus nec ullamcorper mattis, pulvinar dapibus le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