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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연대 선정, 2018년 <올해의 인권책> 『실격당한 자들을 위한 변론』(김원영 저)

보도자료
작성자
hrights
작성일
2018-11-21 14:18
조회
870


1. 평화를 빕니다.


2. 인권연대(사무국장: 오창익)는 인권친화적 문화의 확산을 위해 ‘올해의 인권책’을 선정해 발표하고 있습니다.


3. 인권연대는 ‘올해의 인권책’ 심사위원회를 구성하여, 2017년 11월부터 2018년 10월까지 발행된 책 중에서 각계의 추천을 받은 책들을 대상으로 심사를 진행하였습니다.
 심사 결과, 『실격당한 자들을 위한 변론』(김원영 저, 사계절출판사)을 ‘올해의 인권책’으로 선정하였습니다.


4. 김원영 변호사가 쓴 『실격당한 자들을 위한 변론』은 장애, 질병, 가난, 외모, 부족한 재능, 다른 성적 지향 등을 이유로 ‘실격당한’ 사람들을 위한 책입니다. 이들도 그 존재 자체로 존엄하다고 변론하고 있습니다. 헌법 제10조의 ‘존엄과 가치’란 말이 주류에 속한 사람, 능력 있는 사람들만을 위한 표현이 아니라, 일정한 자격을 부여받지 못한 사람들을 포함한 모든 사람들을 살아있는 규범이어야 한다고 역설하고 있습니다. 이런 작업을 통해 저자는 인권의 지평을 넓히는데 큰 기여를 했습니다.


5. 2018년 ‘올해의 인권책’ 시상식은 2018년 12월 7일(금) 저녁 7시, 서울시 영등포구 의사당대로 22 이룸센터 지하1층 누리홀에서 열립니다. 인권연대는 저자에게 상패를 드리고, 100만원 상당의 도서를 구입할 예정입니다. 좋은 책이 널리 알려지고 많이 읽힐 수 있도록, 언론의 관심과 보도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2018년 올해의 인권책 심사평


으로 써내려간 소수자 변론서
- 실격당한 자들을 위한 변론(김원영 지음/ 사계절) -


이재성(‘올해의 인권책’ 심사위원, 한겨레 기자)


 어떤 책은 뚜벅뚜벅 마음으로 들어온다. 속독을 하려다 이내 포기하고 한 문장 한 문장 눌러 담게 된다. 처음엔 비결이 유머에 있는 줄 알았다.


“아이고, 가엾어라. 그래 어쩌다 몸이 그렇게 됐니?”
“장애인 할인을 받기 위해서죠!”


 하지만 이건 단순한 유머가 아니라 오랜 세월 반복된 질문에 상처받지 않으려는 필사의 전략이다. 은희경의 소설 <새의 선물>에서 주인공 진희가 구사한 전략. ‘바라보는 나’와 ‘보여지는 나’를 분리하는 것. “‘보여지는 나’를 상황에 맞게 적절히 행동하게 하고, 사회가 요구하는 질서를 부수지 않으면서 나의 자존감을 보호하는 전략…”.


 골형성부전증으로 지체장애 1급 판정을 받은 지은이 김원영은 “휠체어 바퀴를 1.8초에 한 번씩 규칙적으로 밀 수 있다. 경사가 있는 길에서도, 한 손에 책이나 커피를 들고도 절묘하게 방향과 속도를 유지하며 이동한다. 핵심은 우아함이다.” 그러나 유머와 분신술, 노련함과 우아함으로 방어를 해도 기어코 뚫고 들어오는 편견의 화살이 있다. 미팅에 나온 특수교육학과 여학생들에게 JM(FM의 장애인 버전)으로 자기소개 해보라는 남학생들. “세상에 (비장애인이) 장애인이랑 결혼하신 거에요? 내 택시 30년 몰면서 장애인이랑 결혼한 여자는 또 처음 보네. 어머니, 아버지도 아시나? 대단하네, 대단해. 택시비 안 받을게요! 아내가 도망가기 전에 빨리 애 낳으세요!” 대체 얼마나 더 노련해야 이 모욕에서 벗어날 수 있단 말인가.


 책의 표현을 빌리면, “장애인 운동의 시대”였던 2000년대에 사회부 기자 생활을 하면서 장애인 기사를 많이 썼다. 어떤 동료 기자는 장애인 기사 좀 그만 쓰라고 말하기도 했다. 식상하다고. 그렇게 우리는 장애인에 대해 충분히 안다고, 이미 많이 썼고 많이 바뀌었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그래서 장애인보다도 더 소수자인 동성애자와 양심적 병역거부자에게 더 관심을 기울였던 건 아닐까. 이 책은 그런 판단이 얼마나 오만한 것이었는지, 우리가 실은 장애인에 대해 얼마나 무지했는지, 낮은 어조로 그러나 묵직하게 깨우친다.


 김원영의 글은 그의 휠체어기술 만큼이나 우아하고 정확하다. 철학과 문학, 영화와 미드를 종횡무진하며 장애인을 위한 “정체성의 서사”를 써내려 간다. 장애인 시점으로 재구성한 문화 예술의 향연이라고 불러도 좋을 정도다. 방금 감히 장애인 시점이라는 표현을 썼지만 그가 제시하는 사유와 통찰은 장애인 시점에 갇히지 않는다. 다른 소수자나 비장애인들에게까지 가 닿을 만큼 깊고 넓다. 그리고 무엇보다...따뜻하다. 이 책을 만난 것으로 올 한 해는 충분히 보람찼다고 생각한다. 김원영 변호사의 <실격당한 자들을 위한 변론>을 인권연대 ‘올해의 인권책’으로 선정할 수 있게 되어 영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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