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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현석 변호사님을 추모하며

작성자
hrights
작성일
2017-05-24 11:06
조회
832
유현석 변호사님을 추모하며...

오창익/ 인권연대 사무국장


 오늘(5월 27일) 오전 10시, 혜화동성당에서 유현석 변호사님을 마지막으로 보내드리는 장례미사가 봉헌되었습니다.

김수환 추기경과 몇분의 주교들, 수십명의 사제들과 평소 유변호사님과 직간접적으로 교분을 맺었던 많은 분들이 참석한 가운데 미사가 봉헌되었습니다.

김수환 추기경은 강론을 통해 유현석 변호사님이 독실한 가톨릭 신자로서 타의 모범이 되는 헌신적인 삶을 사셨고, 무엇보다 우리 헌법 10조의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 국가는 개인이 가지는 불가침의 기본적 인권을 확인하고, 이를 보장할 의무를 진다”는 규정이 구체적으로 실현되기 위해 수십년간 한푼의 보상이나 명예도 바라지 않고, 인권변호사로서 헌신해오셨다고, 그래서 오늘 유변호사님을 보내 드리는 것은 한국 천주교회나 법조계는 물론이고 우리나라 국민들의 커다란 손실이고, 슬픔일 수밖에 없다고 강조하였습니다.

유현석 변호사님은 1952년 법조인이 되신 이래, 5.16 군사쿠데타 당시 몸소 옥고를 치르신 것을 비롯하여, 언제나 불의한 독재권력과 양보할 수 없는 싸움을 해오셨고, 5.18 피해자들, 여러 민주화운동가들 중에서 그분의 도움이나 격려를 받지 않은 분들이 없었을 정도였습니다.

저는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과 천주교인권위원회에서 일할 때는 물론이고, 인권연대에서 일하고 있는 지난 5년 동안에도 매우 자주 유변호사님을 가까운 거리에서 뵐 수 있었습니다. 변협이나 민변 토론회나 각종 모임, 천주교 사회운동과 관련된 각종 모임, 국가인권위원회는 물론이고 인권운동과 관련된 각종 모임에서 유현석 변호사님은 늘 그렇게 그 자리에 앉아 계셨습니다. 특별히 무슨 순서를 맡지 않으셔도 많은 경우 한세대 아니 두세대를 넘는 후배들을 격려하기 위해 늘 그렇게 그 자리에 앉아 계셨습니다. 모두가 대접받고 싶어하는 뻔한 세태에도 불구하고, 한참 후배들이 각광받고 언론의 조명을 받으며 폼나게 일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유변호사님은 늘 그렇게 그 자리에 계셨습니다. 늘 그렇게 그 자리에 계셨기에, 늘 그 모습이셨기에, 유변호사님의 갑작스런 부고는 전혀 믿기지 않습니다.

오늘 장례미사에서 추도사를 했던 이돈명변호사의 말씀대로 유변호사님의 선종은 “착각이고 착오”인 것 같습니다.

4,50년전 일까지도 뚜렷하게 기억하시는 그 누구도 비슷한 흉내도 내지 못할 기억력, 신앙인으로서의 낮은 자세, 언제나 많은 부담을 기꺼이 떠 안으시고, 농담과 웃음으로 후배들을 격려해주시고, 가난한 사람들에 대해서는 각별한 애정으로 도움이 되는 이야기를 한마디라도 더 해주시려고 애쓰시던 유변호사님의 빈 자리가 더욱 커 보이는 것은, 이제 그분처럼 아무런 대가도 없이, 아무런 빛남도 없이 늘 그렇게 그 자리에 앉아 계시는 분을 쉽게 찾아보기 어렵기 때문일 것입니다.

유변호사님, 그동안 너무도 많은 애를 쓰셨습니다. 이제 사모님이 계신 하느님의 품에서 영원한 안식을 누리시길 기도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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