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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시위 사태에 대한 인권실천시민연대 논평

성명서
작성자
hrights
작성일
2017-05-24 10:02
조회
143
<5.18 시위 사태에 대한 인권실천시민연대 논평>

한총련의 5.18 묘역에서의 집회는 난동(亂動)이 아니었다. 노무현대통령은 "난동자에 대해 법을 엄격하게 적용하라"고 지시하기 이전에 자신을 돌아보는 성찰의 계기를 마련하기 바란다.

보도에 의하면, 노무현 대통령은 오늘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어제(5월 18일) 있었던 한총련 학생들의 5.18 묘역 시위와 관련하여 "자기 주장에 맞지 않는다고 사람을 모욕하고 타도대상을 삼는 것은 법대로 처벌해야 한다"면서 "난동자에 대해 법을 엄격하게 적용하라"고 지시했다고 한다.
어제 있었던 사건은 1천여명의 한총련 학생들이 5.18 국립묘지 입구에서 시위를 전개하면서, 대통령의 기념식 입장이 18분간 동안 지연된 사태를 뜻한다. 그러나 분명히 이 사건은 대통령이 규정한 난동과는 상당한 거리가 있었다.
난동이란 국어 사전의 규정처럼 "(인명을 살상하거나 시설물을 파괴하거나 방화를 하는 등) 질서를 어지럽히며 함부로 행동함 또는 그러한 행동"을 말한다. 그러나 어제 사태에서 한총련 학생들이 어제 5.18 묘역에 입장하겠다고 옥신각신하는 과정에서 경찰과의 몸싸움을 벌이기는 하였지만, 대통령이 규정하는 것과 같은 난동은 없었다. 다친 사람도 없고, 시설물을 파괴하거나 방화 등의 극렬행동이 없었는데도, 대통령은 어제 사태를 "대학생들이 난동을 벌였다"고 규정하고 있다. 있지도 않았던 난동이 있었다고 주장하는 저의가 의심될 지경이다. 이는 대통령이 매우 왜곡된 인식을 갖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어제 노무현대통령은 국가기념식에 입장하지 못해 짧지 않은 거리를 걸어야 했고, 기껏해야 자식뻘이나 되었을 대학생들이 자신을 반대하는 구호를 외치는 소리를 지근거리에서 들어야 했을 것이다. 대통령은 이에 대해 "모욕"이라고 규정하고 있으며, 난데없이 자신이 '타도대상'이 되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민주사회에서 다양한 의견이 존재하는 것은 너무도 상식적인 일이다. 민족의 미래를 순수하고도 진지하게 고민하는 대학생들이 노무현 대통령의 미국 방문에 대해 '굴욕적'이라고 판단하고, 이를 규탄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며, 때문에 이를 모욕이라고 느낄 근거는 어디에도 없다. 더구나 한총련이 이제 취임한지 얼마 안된 대통령을 '타도대상'이라고 규정한 적도 없는데, 자신이 타도대상이 되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우리는 오히려 대통령이 기성세대로서, 또한 국가지도자로서 학생들의 주장에 귀를 기울이고, 혹시 서로간에 오해는 없었는지, (대학생들을 포함해) 국민들에게 제대로 설명드리지 못한 것은 없는지, 미국 방문 기간 중에 한국의 지도자로서 잘못한 일은 혹시 없었는지를 성찰하는 일이 대통령다운 기성세대다운 태도이지, 자신을 반대하는 목소리를 들었다고 해서, 국가지도자가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모욕'을 느끼고, 있지도 않았던 '난동'을 엄단하라고 지시하는 일은 아닐 것이라고 생각한다.
대통령이 있지도 않았던 '난동'을 엄벌하라고 큰 소리를 내고, 추궁당할 것을 두려워한 경찰들이 시위에 참가했던 학생들을 체포하기 위해 혈안이 되어 대학가 곳곳을 누비는 것은 우리가 이전 시기에 너무도 자주 보아왔던 모습이었지만, 노무현 정권 때마저 되풀이해서 보고 싶은 모습은 아니었다. 5.18을 핑계로 다시금 대대적인 대학생 사냥이 진행될 생각에 우리는 역설적으로 5.18의 의미를 다시금 되새기게 된다.
어제가 5.18이고, 어제 시위사건의 발생장소는 5.18 묘역이었다. 5.18은 민이 주인이 되고, 모두가 어떠한 억압에도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말하며 살 수 있는 세상을 위해 쓰러져간 영령들을 기억하고, 민주사회를 정착시키기 위한 우리의 다짐을 새롭게 하는 날이었다.
그러나 어제 행사는 철저하게 대통령 1인을 중심으로 기획되고 배치되었다. 텔레비전으로 생중계되었으나, 주인공인 대통령의 입장이 늦어지자 시청자들은 그저 "대통령의 입장이 늦어지고 있다"는 안내만 반복해서 들어야했다. 또한 대통령의 경호를 염두에 둔 행사진행자들은 5.18 묘역을 참배하려는 일반 시민학생들의 출입을 차단하였고, 이러한 출입차단 사태가 한총련 학생들의 시위로까지 이어지게 된 것이다.
우리는 어제 행사를 지켜보면서, 5.18 정신이 관료화되었고, 나아가 박제화되어 버림을 확인하고 씁쓸함을 금할 수 없었다.
어제 행사가 제대로 치러지지 않은 탓을 오로지 "난동을 벌인 한총련"에게만 있다고 몰아붙이는 것은 대단히 부당한 일이며, 오히려 '대통령의, 대통령을 위한, 대통령에 의한' 행사만을 준비했던 정부 당국에 그 책임의 많은 부분을 물어야 한다는 것이 우리의 생각이다.
또한 청와대 일부 인사들이 어제의 사건을 한총련 합법화와 연관지어 '서운함'을 표현하기도 했던 것에 대해서도 우리는 우려스럽게 생각한다. 인간적으로 서운할 수는 있지만, 어떤 단체가 헌법이 보장한 결사의 자유에 따라 자유롭게 결성되는가, 어떤 사람들이 자유롭게 단체를 만들고, 자기 생각을 표현하는가의 문제는 대통령이나 청와대가 '선처'를 베푸는 사안이 아니라, 헌법적 가치를 수용하느냐 그렇지 않느냐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노무현 대통령이 자신의 말이 미칠 파장에 대한 면밀한 검토나 정확한 용어의 사용에 대해 깊이있게 성찰하지 않고, '난동' '엄단' '타도대상' 등의 말을 함부로 하는 것은 유감스러운 일이다. 대통령은 국가지도자의 발언이 미칠 영향을 고려하여, 앞으로 사람을 살리는 말, 공동체의 발전에 도움이 되는 말을 하기 위해 노력하길 바란다. '난동' '엄단' 따위의 말들은 "국민 참여정부"의 수장이 그렇게 함부로 할 수 있는 말들이 아니다. 끝
(인권연대 : 02-3672-9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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