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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6호] 팔레스타인에 여행을 간다고?

작성자
hrights
작성일
2019-05-22 18:20
조회
413

이동화/ 아디(아시아인권평화디딤돌) 활동가


 2014년 6월 이전 활동단체에서 7년간 활동하며 모 재단의 ‘활동가 충전프로그램’에 운이 좋게 선정되었을 때의 이야기이다.


 당시 ‘활동가 충전프로그램으로 팔레스타인에 여행을 가려는 나에게 주변의 사람들은 하나같이 “아니 왜 거길? 위험하지 않아?”하며 걱정어린 충고를 해주었다. 걱정하는 그들에게 “팔레스타인은 충분히 매력적이고 그 곳 사람들을 만나면 기를 받아.”하며 설명해도 주변의 걱정은 쉽게 사그라지지 않았다. 내가 그들의 걱정을 뒤로하고 방문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이스라엘은 가자지구와 서안지구에 군사행동을 진행했다. 이른바 ’2014 이스라엘 가자침공‘이 벌어졌다. 현지에서 벌어지는 일방적인 인권침해 사태를 기록하며 국내 온라인 매체에 현지소식을 전했던 나는 한국을 포함한 많은 해외언론이 현장의 소식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세력간 전쟁이라는 프레임에 이 사태를 끼워맞추고 있고, 그로 인해 이 사태의 원인과 결과가 두루뭉실하게 왜곡되고 있음을 깨달았다.


 2016년도 단체를 창립하면서 시작한 팔레스타인 평화사업은 크게 3가지로 구분되어 진행되는데 그 중 하나가 ‘팔레스 타인 평화여행’ 사업이다.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팔레스타인 평화여행’ 사업은 직접 팔레스타인에 방문하여 참가자의 눈과 귀로 현장의 모습과 목소리를 파악하고 언론과 학습을 통해 만들어진 ‘테러와 안보의 프레임’을 걷어내는데 그 목적이 있다. 2018년 평화여행에 참여한 7인의 일반 참가자들은 한결같이 팔레스타인의 모습이 우리와 그리 다르지 않음에 놀랐고 이스라엘의 점령이 만들어낸 현지 삶의 제약과 억압에 큰 충격을 받았다고 했다. 무엇보다 서안지구내에서 암처럼 퍼져나가는 이스라엘 불법정착촌과 군사기지가 얼마나 피해를 양산하는지 깨달을 수 있었다고 했다. 그리고 여행을 기획했던 입장에서 참가자와 현지 활동가들이 거리낌없이 서로 친구가 되어가는 과정을 지켜보며 여행의 원래 목적이상이 이뤄지고 있음을 확인 할 수 있었다.



팔레스타인 현지 풀뿌리 단체 활동가들과 함께
사진 출처 - 필자


 2005년 겨울 처음으로 방문했던 팔레스타인에서 내가 가장 많이 들었던 현지의 이야기는 “직접 이곳에 와서 보고, 돌아가서 본 것을 그대로 이야기 해다오. 우리는 테러리스트가 아니다”였다. 그리고 2018년 한국 참가자들을 맞이한 현지의 활동가들과 주민들은 여전히 “우리가 필요한 것은 돈이 아니다. 정의다. 이 곳에서 보고 들은 것을 한국에 돌아가서 이야기 해다오”라고 한다. 여전히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외침은 국제사회와 언론이 만들어낸 ‘테러와 안보의 프레임’을 뚫지 못한 채 왜곡되거나 전달되지 못하고 있다. 이스라엘의 강고한 군사력과 무력점령 속에 그들의 권리는 부정당하고 있다.


 2019년 아디는 팔레스타인 평화여행을 준비 중에 있다. 사람들은 다시 이야기 한다. “아니 거길 왜? 위험하지 않아?” 맞는 말이다. 하지만 팔레스타인 지역이 위험할 순 있지만 팔레스타인 사람이 위험한 게 아니다. 도리어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위험에 처해 있다. 매년 한국인 만명이상은 팔레스타인 지역을 여행하고 있다. 하지만 그들은 그들이 방문한 예루살렘, 베들레헴, 헤브론 지역이 팔레스타인 지역인지도 그 곳에서 만난 사람이 팔레스타인 사람인지조차 모르고 있다. 무지는 공포를 양산하고 프레임은 공포를 반복 생산하고 강화시킨다. 아디의 팔레스타인 평화여행은 현지인들의 목소리를 듣고 삶을 목격하기 위함이다. 개인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팔레스타인에 직접 가보면 좋겠다. 그게 아디의 평화여행을 통해서건 아니면 다른 경우를 통해서이건 상관없다. 왜냐하면 그것이 한반도 평화문제만큼이나 심각한 이 지역의 평화를 마련하기 위한 첫 걸음일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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