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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연대 54호] 미국은 초국적 감시구조를 원하는가?

작성자
hrights
작성일
2017-08-17 17:51
조회
89

미국은 초국적 감시구조를 원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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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현식/ 지문날인반대연대 활동가


 2004년 들어 미국은 미국을 방문하는 외국인들에게 출입국 과정에서 지문과 얼굴 사진을 채취하여 데이터베이스에 저장하고, 이 자료들을 테러범 또는 국제범죄자들을 확인하는데 활용하는 조치를 취했다. 일명 ‘US-VISIT' 시스템이라고 불리는 이번 조치는 9·11 이후 테러의 공포에서 벗어나지 못한 미국이 테러방지와 자국민 보호라는 명분으로 취한 안전조치였다.
EU 가맹국, 캐나다, 일본 등 비자면제국 몇 나라를 제외한 나머지 모든 국가의 국민에게 해당하는 조치이다.



더불어 미국은 비자면제국의 국민에게까지도 오는 10월까지 생체여권을 발급받지 않을 경우 비자를 발급 받아야만 미국에 입국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엄포를 놓고 있다. 
그렇게 보자면 비자면제국 여부를 떠나서 올해 안에 전 세계 모든 국가의 국민들은 미국에게 자신의 생체정보를 제공해야 미국 땅을 밟을 수 있게 된다는 결론이 나온다.


 한국에 대해서 미국은 별도의 조치를 취했다. 한국의 경우 올해 8월부터 비자발급과정에서 비자 자체에 생체정보를 수록할 것을 요구한 것이다. 물론 미국은 이번 조치가 한국에 대한 차별이 아니라 비자발급거부율이 5%가 넘는 모든 국가에 해당하는 조치라고 한다. 하지만 그들의 변명은 대북 견제를 할 때, 또는 침략전쟁에 동참을 요구할 때 그들이 사용하는 “혈맹”관계라는 수식어와는 어울리지 않는다.


 생체정보라는 것은 보통 지문, 얼굴의 화상정보, 홍채, 동맥혈류, 유전자 등 인간의 몸 자체에서 타인과 구별될 수 있는 특정한 정보 일체를 의미한다. 여기 열거된 각종 정보는 한 사람에게만 고유하게 나타나는 정보로서 다른 사람들과는 전혀 중복되는 결과가 나타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출생이후 사망에 이르기까지 변화하지 않는 종신성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이들 정보는 한 개인의 신원을 확인하는데 가장 유용한 정보로 인식되고 있으며, 각종 신원확인과정에서 점차 활용의 빈도가 높아져가고 있다. 그런데 이들 정보는 개인의 특성을 가장 잘 보여주는 정보라는 성격 때문에 한번 유출되어 부당한 용도로 사용될 경우 해당 개인에게 돌이킬 수 없는 치명적인 위해를 안겨줄 수 있다. 형사범죄에 있어서 물증의 위조에 이용될 수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정작 생체정보수집에 사활을 걸고 있는 미국에서는 오히려 2003년에 지문의 증거능력을 부정하는 판례가 나오기까지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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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황이 이러함에도 미국이 굳이 외국인에 대한 생체정보를 수집하겠다고 하는 것은 자국의 안전을 빌미로 전 세계적인 감시체계를 구축하겠다는 발상 이외에 아무 것도 아니다. 근대 민족국가의 성립이 바로 국가적 감시와 통제의 결과이자 그 공고화의 시작이었다면, 지난한 과정을 통해 민주주의를 부르짖으며 권력과 싸워온 인류의 노력은 바로 그 감시와 통제에 대한 저항이었다고 할 것이다. 그런데 이제 미국은 그 동안의 역사동안 인류가 이루어놓은 이 성과물을 완전히 파괴하고 오히려 개별국가차원에서 이루어지던 감시와 통제를 전 지구적 영역으로 확장하며, 이를 통해 미국의 패권주의를 관철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이다.


 실상 전 세계적인 반미저항과 미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테러의 발생은 자국의 이해를 최상의 가치로 두고 세계를 자신들의 발아래 두고자 했던 미국의 오만함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러한 사실은 외면한 채 초국적 감시망을 형성함으로서 문제를 해결하려는 미국정부의 단순무식함에는 그저 혀를 내두를 뿐이다. 더불어 이러한 미국의 조치가 결과적으로는 더욱 강력한 저항에 부딪칠 것이라는 점을 전혀 인정하지 않는 미국정부의 사고방식은 세계인류에게 더 심각한 우려를 안겨주기에 충분하다. 인권의 나라, 민주주의의 나라로 자처하던 미국이 국적과 인종에 따라 차별과 인권침해를 자행하는 현실은 60억 지구인에게 미국이라는 나라에 대한 혐오감을 증식시키는데 기여할 뿐이다.


 완벽한 감시와 통제는 있을 수 없다. 오히려 인간은 억누르면 억누를수록 반작용으로 전환될 분노를 키워나간다. 그리고 그 분노가 저항으로 돌출하는 순간, 미국이라는 나라가 쌓아놓은 허망한 감시시스템은 오히려 자신들의 심장을 향한 화살로 돌변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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