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시대

home > 인권연대세상읽기 > 우리시대

‘우리시대’는 언론계에서 일하는 전문가들이 멘토가 되어, 작성한 칼럼에 대한 글쓰기 지도도 함께하고 있습니다.

칼럼니스트로 선정된 김창용, 김치열, 이현종, 이희수, 정진이, 홍세화, 황은성님이 돌아가며 매주 한 차례씩 글을 씁니다. 칼럼니스트를 위해 김도원(YTN), 안영춘(한겨레), 우성규(국민일보), 이오성(시사인), 임아영 (경향신문), 장형우(서울신문), 조일준(한겨레) 기자가 멘토 역할을 맡아 전문적인 도움을 줍니다.

정말 국민 건강을 생각한다면 (김창용)

작성자
hrights
작성일
2019-12-03 17:58
조회
14

김창용/ 회원 칼럼니스트


2005년 노무현 정부에서 담뱃세 인상을 추진할 당시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는 “소주와 담배는 서민이 애용하는 것 아닌가, 국민들이 절망하고 있다”며 반대했다. 정확히 10년 뒤, 박근혜 대통령과 정부는 “국민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 담배 가격을 역사상 가장 큰 폭으로(2,500원에서 4,500원으로, 80%) 인상했다.


물론 담배가 건강에 나쁘다는 데에는 이견이 없다. 담배회사조차도 나쁘다고 광고하고 세계보건기구도 세금을 더 부과해야 한다고 할 정도니 반대하기도 쉽지 않다. 실제로 충격적인 인상폭 탓인지 당시에는 전체 판매량이 많이 줄었다. 흡연자 지인 10명 중 9명은 금연을 선언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문재인 후보는 2017년에 펴낸 저서에서 “서민경제로 보면 있을 수 없는 굉장한 횡포”라며 “서민들에게 부담을 주는 간접세는 내리고 직접세를 적절하게 올려야 한다.”고 주장하며 사실상 담뱃세 인하에 대해 찬성 입장을 밝혔다. 당시 민주당이 ‘꼼수 증세’라고 비판한 것과 궤를 같이한다.


출처 - 구글


헌데 이번 정부도 비슷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번에는 액상형 전자담배(이하 액상담배)다. 지난 9월 기획재정부는 ‘담배 과세 현황 및 세율 수준의 적정성 검토 계획’을 통해 액상담배에 매겨지는 세금이 일반 담배의 절반 수준인 만큼, ‘형평성’을 위해 세율을 인상하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기존과 달리 이용률이 급작스럽게 치솟자 형평성을 운운하는 건 의심을 살만하다.


더 문제는 거짓된 정보를 퍼뜨리며 공포감을 조성하고 있다는 게다. 보건복지부는 미국에서 액상담배로 인해 천 건이 넘는 중증 폐손상 사례가 발생했다는 발표를 예로 들며 사용을 즉각 중단하라고 강력히 권고했다. 이와 더불어 “액상형 전자담배를 사용한 18세 소년의 폐가 검사 결과 70살 노인의 폐(수준)”라는 기사 등 수많은 피해사례가 언론에 보도되었다.


허나 복지부는 해당 환자들이 불법 액상을 사용한 점은 언급하지 않았다. 문제가 되는 물질에 대해 알아듣지도 못하는 용어를 사용하며 모든 액상담배가 나쁜 듯 보이게 했으나 이미 법률로 금지되어 수입조차 되지 않는 물질(대마 등)이었다. 일반 국민들이 취급할 수 있는 액상이 아니라는 걸 의도적으로 은폐한 모양새다.


또 위 브리핑에서 복지부 관계자는 미국 전자담배 폐질환 환자 중 10%가 니코틴만을 사용한 액상담배를 사용했다는 점에서 ‘관리 사각지대’를 향해 예방적 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 터무니없는 소리다. 니코틴에 대한 예방 차원이었으면 일반 담배나 궐련형 전자담배에도 사용 중지 권고를 내렸어야 하는 것 아닌가?


정말 국민들의 건강을 위한다면 아예 담배를 팔지 않는 게 맞다. 차라리 솔직해졌으면 한다. 정확하지도 않은 정보를 통해 실질적 원인은 감추고, 오히려 건강에 더 나쁜 일반 담배를 피우게끔 유도하는 건 이상하다. 무리한 규제는 목적을 의심하게 만든다. 보다 합리적인 방식으로 접근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으면 한다. 국민의 건강을 생각하는 정부인지, 돈벌이 수단으로 생각하는 정부인지 묻고 싶다.


김창용: 아는 게 없어 열심히 공부하고자 노력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