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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층 인사 또 자살, 검찰수사 문제없나](2004.04.29. CBS 라디오 '시사자키')

작성자
hrights
작성일
2017-06-28 17:28
조회
478

지도층 인사 또 자살, 검찰 수사 문제 없나


[CBS 시사자키 오늘과 내일]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 재직 시절에 인사 및 납품관련 비리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던 박태영 전남 지사가 오늘 낮 한강에 투신해 숨졌습니다.

투신자살 원인이나 배경에 대해서는 아직 뚜렷하게 밝혀진 것은 없습니다만 최근 정몽헌 전 현대 아산 회장, 안상영 부산 시장 그리고 오늘 박태영 전남 지사의 투신에 이르기까지 최근 잇따라 발생하고 있는 저명인사들의 자살 사건이 우리 사회에 큰 파문을 던지고 있는데요.

자살의 배경과 원인을 두고 다양한 분석들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그들이 자살을 선택할 수 있었던 심리적 배경은 무엇이었을지, 또 검찰 수사에 문제는 없었던 것인지 짚어봅니다.

[출연자]

-허태균 교수(외국어대 심리학과)
-오창익 국장(인권실천시민연대)
-김기용씨(전 SK건설 부사장, 국가인권위원회에 검찰의 강압 수사 진정)



-오늘 박태영 지사의 자살이 큰 충격을 던져주고 있는데. 최근 정몽헌 회장, 안상영 시장 등 사회 저명인사들이 잇따라 자살을 했는데 자살을 선택했던 사람들의 심리적인 공통점은 어떻게 분석할 수 있을지.

허>“그들이 자살을 선택하는 순간에 다른 사람들이 상상할 수 없었던 굉장한 심리적인 고통을 겪고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 고통에서부터 벗어나고 싶은 강한 욕구가 있었을 것이고, 다른 어떤 해결책도 그런 고통에서 벗어나게 해줄 수 없었다는 느낌을 가졌을 가능성이 많다. 그래서 자살을 그런 고통에서 벗어나는 하나의 해결책으로 선택한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자살은 충동적으로 이뤄지는 경우가 많지 않나.

허>“실제로 자살에는 계획적인 면이 굉장히 많다. 하나의 의사 결정 과정으로 봐야 한다. 자살은 실행으로 옮기기는 쉽지 않지만 누구나 한번쯤 생각해 볼 수 있기 때문에 누구나 그 위험에 노출되어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어떤 특정한 사람에게만 일어나는 일이 아니다. 여러 가지 방법을 강구해보다가 도저히 해결책이 나오지 않는다고 생각했을 때 선택하게 되는 하나의 선택과정이라고 봐야 할 것이다.”



-박태영 지사 투신 소식을 접하고 어떤 생각이 들었나.

오>“가장 중요하게 봐야 할 것은 이런 사건이 잇따르고 있다는 것이다. 또 한결같이 검찰 수사를 받다가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것이다. 검찰 수사에 대해서 주목해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검찰이 기본적으로 확실한 증거를 확보해 둔 상태에서 비리나 부패 사건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는 것이 아니라 확실한 증거 없이 피의자의 자백만을 받아내는 몰아치기식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는 데 가장 큰 문제가 있다. 검찰 조사 과정에서 욕설을 한다든지 면벽 반성을 시킨다든지 안상영 시장의 경우 포승을 묶어 놓고 풀어주지 않는 등의 일들이 거듭되면서 피의자 신분에 있었던 사람들은 그 누구의 도움도 받지 못하고 굉장히 곤혹스러운 상태에 빠져 있었을 것이다. 이것이 자살의 중요한 원인이 됐을 것이라 생각한다.”



-검찰 수사에서 피의자들에게 모멸감을 주고, 피의자들의 자존심을 훼손시킬 수 있는 방식이 관례화 되어 있나.

오>“관례화되어 있다고 본다. 경찰과 검찰을 비교해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경찰 수사는 여러 사람이 왔다 갔다 하는 넓은 공간에서 한꺼번에 받게 된다. 그 공간에는 기자나 민원인, 또 다른 경찰 직원들도 있기 때문에 가혹 행위 등이 발생할 소지가 줄어들게 된다.

그러나 검찰수사는 검사 방에서 받게 된다. 기껏해야 담당 검사 외 1인 정도가 참여한 상태에서 조사를 받는다. 검찰이 확실한 증거를 확보하지 못한 상태에서 피의자의 자백을 받아내야 하기 때문에 굉장히 무리한 일을 많이 하게 된다는 것이다.

또 ‘검찰 공화국’이라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로 검찰이 막강한 권한을 갖고 있는데 검찰을 통제하는 기능은 활발하게 작동되지 않고 있다. 그러니까 이런 문제들이 생긴다고 본다.”



-특히 정치인과 관련된 비리를 캐내기 위해서는 자백을 받는 방법 밖에 없을 텐데 자백을 얻기 위해서는 본래의 사건이 아닌 다른 비리나 다른 관계자들의 비리를 캐서 교환하는 조건으로 하는 방식도 많이 사용되나?

오>“털어서 먼지 안 나는 사람이 없다는 말을 많이 하는데 문제가 되는 사건들을 보면 본인도 문제지만 본인의 가족들, 형제들, 부하직원들까지 조사하고, 압수수색과 감청 등도 굉장히 광범위하게 진행되고 있다. 이런 압박들이 부패를 청산하기 위해서 긍정적인 기능을 하고 있긴 하지만, 부패 청산도 법적인 테두리 내에서 또 인권을 침해 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해야 된다는 것이 국민적 요구인데 검찰이 이런 요구를 외면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이 사건에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점은 뭐라고 보는지.

오>“당장 검찰의 반응이 나오고 있는데 ‘강압적 행위는 없었다, 밤샘 조사를 한 것도 아니고 출퇴근을 했다, 감찰 조사를 할 계획도 없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이것이 검찰의 태도를 그대로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검찰에서 조사를 받고 있는 피의자 그것도 유력인사가 목숨을 끊었다. 검찰은 성찰해야 한다.

이번 사건에 대해서 검찰이 감찰 조사도 벌이지 않겠다고 이야기하는데 국가인권위원회든 국민이 신뢰할 수 있는 객관적이고 중립적인 기구에서 검찰이 수사를 어떻게 하고 있는가에 대해서 들여다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 유력인사들도 이렇게 검찰청에 불려가서 스스로 목숨을 끊을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이고 있는 상황인데 그렇다면 유력하지 않은 사람들, 변호사도 선임하지 못하는 사람들이나 일반 서민들은 도대체 검찰청에 가서 어떤 대접을 받고 있는지 이런 것도 한번 생각해 봤으면 좋겠다.”



-김기용씨는 직접 검찰 조사를 받은 바 있고, 그 수사 방식에 문제를 제기하고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하셨다는데 어떤 내용인가.

김>“조사과정에서 어떤 확실한 증거도 없이 강압적인 수사를 했다. 약 70시간 동안 감금을 당했다. 그것이 너무 억울해서 인권위에 진정을 한 것이다.”



-가혹 수사의 내용은 구체적으로 어떤 것인지.

김>“밤 12시에 집으로 와서 자는 사람을 깨워서 영장도 없이 임의동행 형식으로 끌고 가서 그 다음날도 계속 안 재우고 앉지도 못하게 하고 벽을 보고 서 있게 하고 나중에는 바닥에 쪼그려 앉혀 놓고 욕설도 하고 회유도 하고 거의 사람을 탈진하게 만들어서 인격적으로 완전히 괴멸감을 갖도록 만들었다. 나중에는 뇌물 공여 뿐 아니라 어떤 죄라도 그대로 동의해 줄 수밖에 없는 상황까지 갔었다.”



-당시 검찰의 강압적인 수사를 받았을 때의 심정은 어땠는지.

김>“아주 사람을 탈진하게 만들고, 모든 것을 자포자기 하게 만들어서 인격적으로 상실감을 갖게 하고 내가 도대체 사람인가 하는 생각을 갖도록 만들었다.”



-국가인권위에서는 이 문제를 어떻게 처리하고 있나.

김>“인권위에서 내가 진정한 사실은 1년간에 걸쳐 조사했고, 인권 침해한 정황이 충분히 인정 된다고 해서 인권위 명의로 지금 대검에 담당 검사를 고발했다. 현재 조사가 진행 중에 있다.”



-최근 저명인사들의 잇따른 자살 사건이 벌어지고 있는데 어떤 생각이 들었나.

김>“나도 한때는 자괴감에 빠져서 세상을 포기하고 싶은 생각도 있었지만 그런 극단적인 결심들은 안 했으면 좋겠다.”




진행:김근식교수(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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