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인권단체 '밀월'(세계일보, 05.03.12)

인권위·인권단체 ''밀월''

[세계일보 2005-03-11 21:17:16]

국가인권위원회가 11일 그동안 마찰을 빚었던 인권관련 시민단체와 본격 관계개선에 나섰다.

인권위는 2001년 11월 출범 직후부터 폐쇄적인 운영 방식과 구성을 놓고 인권단체와 줄곧 마찰을 빚어왔다. 그러나 지난해 12월 최영도 위원장 취임 후 시작된 2기 인권위는 향후 주요 업무에서 인권단체와의 협조를 강화한다는 내부 방침을 정했다.

인권위는 이날 서울 무교동 국가인권위원회 11층 배움터에서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과 인권시민실천연대, 천주교인권위원회, 여성민우회, 새사회연대 등 인권단체와 정책간담회를 갖고 주요 현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이러한 인권위의 움직임은 이미 민변 회장 출신인 최 위원장 취임과 1기 인권위 초기 권위주의적이고 관료제적인 인권위 운영철학 등을 비판하며 인권위원직에서 사임했던 곽노현씨의 사무총장 취임으로 예고됐다.

시종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감돈 이날 정책간담회에는 인권위 측에서 최 위원장과 상임위원을 비롯한 주요 간부진이 참석했으며, 인권단체 측에서는 인권정책, 차별조사, 인권침해조사, 교육협력 등 4개 분야별 40여개 단체 대표 50여명이 참석했다.

최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취임하면서 인권단체와의 협력을 강화하겠다는 말은 의례적인 말이 아니었다”며 “향후 인권위의 각종 주요사업을 시행할 때 인권단체가 기획·평가 등의 단계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권위는 이에 따라 앞으로 인권단체와의 긴밀한 파트너십 구축을 위해 정책간담회를 연중 3∼4차례 실시하고 각 인권정책, 차별조사 등 분과별로 인권단체와의 정례 간담회를 통해 주요 사업을 함께 추진할 방침이다.

김재홍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