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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인권위 검사 수사 의뢰 두 차례 묵살 (내일신문 2004.08.24)

작성자
hrights
작성일
2017-06-29 10:50
조회
398

국가인권위원회(위원장 김창국)가 현직검사에 대해 수사의뢰한 사건에 대해 검찰이 무혐의 내사종결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논란이 예상된다.


현직검사가 전직 대기업 간부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불법감금 및 가혹행위를 가했다는 진정에 대해 국가인권위가 검찰총장에 수사 의뢰한 사건을 서울고검이 무혐의 내사종결했다. 뿐만 아니라 국가인권위가 이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며 수사를 재의뢰하자, 검찰이 다시 무혐의 종결할 것으로 알려져 국가인권위가 어떤 입장을 취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국가인권위 관계자는 “대검찰청이 지난 5월 24일자로 이 사건을 조사한 결과 혐의를 인정하기 어려워 무혐의 종결처리한 사실을 통보해왔다”며 “인권위는 검찰에 김씨 사건을 다시 수사해줄 것을 의뢰했다”고 밝혔다.


대검 관계자는 “2주전 ‘지난번 내사종결이 특별한 문제점을 발견하지 못했다’는 보고를 서울고검으로부터 받았다”고 말했다.


한편 국가인권위는 지난 3월 SK건설 전 부사장 김기용씨(63)를 2002년 7월 현직 검사인 ㅈ 검사가 뇌물제공을 자백 받기 위해 70시간 동안 검찰 조사실에서 영장 없이 불법 감금한 사실 등을 인정하며 검찰총장에 수사 의뢰했다.


◆인격적으로 모욕 주며 허위자백 강요 = 김씨의 주장을 바탕으로 당시 사건을 재구성하면 이렇다. 사건은 지난 99년 9월 16일 당시 인천지검 특수부 수사관들이 김씨를 임의동행하면서 시작됐다. 김씨는 인천에 세워질 멀티플렉스빌딩 인허가 과정에서 구청장에게 3000만원의 뇌물을 제공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었다.


김씨는 검찰 수사관들이 16일 밤 11시 50분쯤 “인천지검 특수부에서 나왔는데, 잠깐 가자”고 해 따라나섰다. 20∼30분이 지나 자정이 조금 넘어 김씨는 수사관들과 함께 검찰청에 도착했다. 수사관들은 검찰청 조사실로 들어서자 김씨에게 욕설을 퍼부으며 넥타이와 허리띠를 풀게 한 다음 벽을 보고 서게 했다. 그리고 조금만 자세가 흐트러져도 “똑바로 서”라며 소리를 지르거나, 욕설을 했다.


그렇게 한참을 지나자 수사관들은 “구청장에게 돈 준 사실을 자백하라”고 종용하기 시작했다. 김씨가 돈 준 사실을 부인하자, 다시 벽을 보고 서게 했다. 이런 식의 공방이 다음날인 18일 자정까지 이어졌다.


그러자 수사관들은 김씨를 쪼그려 앉게 하고, 견디지 못한 김씨가 뒤를 넘어지려고 하면 발로 차는 시늉을 하며 위협했다. 이때 손바닥으로 손등을 내려치거나 무릎으로 옆구리를 차고 “도둑놈. 개××”라며 욕설을 퍼부었다.


결국 견디다 못한 김씨는 18일 아침 8시쯤 돈을 주었다고 허위자백하고, 이를 토대로 피의자조서가 작성됐다. 그리고 김씨는 다음날 19일 밤 10시쯤 검찰청에서 풀려났다. 김씨가 집에 도착하자 시계는 밤 11시를 가리켰다. 김씨는 17일 자정부터 19일 밤 10시까지 영장 없이 70시간을 검찰청에서 갇혀 있었다.


◆검찰 “터무니 없다” = 김씨의 이런 주장에 대해 검찰은 터무니없다는 반응이다.


우선 영장 없이 70시간 동안 가두었다는 부분에 대해 김씨 주장과 달리 검찰은 피의자조서를 작성한 18일 오후 김씨를 귀가시켰기 때문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밝히고 있다. 조사과정도 인격적으로 충분히 존중했으며, 가혹행위는 전혀 없었다고 주장했다.


또한 검찰은 이 시건이 이미 대법원에서 최종적으로 유죄판결이 내려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씨가 1심 재판에서 피의 사실을 다 인정하면서, 돌연 2심 재판부터 가혹행위를 당했다고 주장했으나 법원은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검찰 관계자는 “재판과정에서 가혹행위 여부가 쟁점이 됐으나, 항소심 및 상고심 재판부 모두 김씨 진술조서의 증거능력을 인정하고 유죄판결을 내렸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를 토대로 해당 검사인 ㅈ 검사에 대해 무혐의 내사종결했다. 또한 인권위가 요청한 ㅈ 검사에 대한 검찰 자체 조치도 징계시효가 지난 상태이기 때문에 특별한 조치를 취하지 않을 방침을 조만간 국가인권위에 통보할 것으로 보인다.


◆인권위 “분명한 가혹행위” = 한편 인권위는 김씨 사건에 대해 2년 남짓 광범위한 조사를 벌여, 검찰이 김씨를 영장 없이 불법 감금한 혐의에 대해서는 사실인 것으로 판단하고 국가인권위 설립 최초로 현직검사를 수사 의뢰했다.


인권위 관계자는 “김씨 주장 가운데 가혹행위 부분에 대해 정황증거는 있지만 행위를 분명히 입증할 자료가 없기 때문에 논란이 있다”며 “다만 국가인권위는 60세가 다 된 노인을 영장없이 70시간 동안 조사한 것이 가혹행위라고 보고 수사의뢰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런데 국가인권위의 수사의뢰에 대해 검찰이 무혐의 내사종결하고, 이어 수사 재의뢰마저 검찰이 같은 결정을 내림에 따라 국가인권위가 어떤 입장을 취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현재로서는 국가인권위가 검찰에서 입장을 통보 받는 즉시 전원위원회를 열어 검찰 결정을 수용할지, 아니면 해당 검사를 고발할지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인권위 관계자는 “이번 사건이 인권위에서 수사 재의뢰한 첫 사건이라 아직 선례가 없다”며 “전원위원회에서 결정할 문제로 위원 몇 명이 판단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국가인권위가 어떤 식으로 결론을 내리든 상당한 부담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여기에 이 사건에 대한 공소시효가 다음달 마무리되기 때문에 이점도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정원택, 김남성 기자



[인터뷰] 인권위에 진정서 제출한 김기용씨
“고위층 투신 자살 이해된다”


검찰은 19일이 아니라, 18일 귀가시켰다고 하는데

- 그렇지 않다. 내 동생이 청사 바깥에서 3일 동안을 기다리고 있었다. 29일 청사에서 나오자 기자들이 몰려왔다. 신문기사에도 분명히 29일 귀가시킨 것으로 보도됐다. 당시 청사에 서 조사를 같이 받았던 회사관계자, 운전기사도 다 그렇게 진술했다.


1심에서는 공소사실을 인정했다가 항소심부터 부인했는데


- 당시 구청장이 심한 담석증에 걸려 수감생활을 계속할 수 없었다. 그래서 변호사와 상의해 일단 풀려난 다음, 항소심부터 사실을 밝히자고 해서 그렇게 한 것이다. 항소심부터는 조사과정에서 당한 가혹행위 등 모든 사실을 밝히며 싸웠다.


본인이 직접 고발할 생각은 없는가


- 국가인권위라는 국가기관에서 해도 이렇게 되는데, 개인이 무슨 힘이 있나. 인권위 전원위원회에서도 위원장이 내게 “고발할 생각이 없느냐”고 했다. 그런데 오히려 다른 위원들이 반대하더라. 그동안 인권위에서 충분히 조사했는데, 당연히 인권위에서 처리해야 한다면서. 당연히 인권위가 고발해야 한다.


당시 고통이 컸을 텐데


- 때려서 아픈 것은 견디는데, 모욕을 주는 것은 참을 수가 없었다.
젊은 검사와 수사관들이 입에 담을 수 없는 욕설을 하고, 손바닥으로 때리는데 요즘 초등학생도 그런 꼴을 당하지 않는다. 요즘은 다리에서 뛰어내리는 사람들 이해가 된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 다음달 공소시효가 완성된다. 이런 식으로 끝날 수는 없다. 국가인권위에서 2년 넘게 조사했다. 내사종결은 말도 안된다.


정원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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