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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을 관리하는 방법은?…오창익 (CPBC뉴스, 2021.11.18)

작성자
hrights
작성일
2022-01-20 14:23
조회
362

죽음을 관리하는 방법은?…오창익 "자살공화국 오명 벗어야"


○ 방송 : cpbc 가톨릭평화방송 라디오 <이기상의 뉴스공감>

○ 진행 : 이기상 앵커

○ 출연 : 오창익 인권연대 사무국장

오늘 세상 속으로는 지난주에 이어서 죽음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을 마련해봤습니다. 11월은 가톨릭교회에서 위령성월로 기억하고 있죠. 삶과 죽음은 우리 사람에게는 가장 본질적인 문제입니다. 삶이 다양한 만큼 죽음도 참으로 다양하고요. 오늘 초대석에서는 이 다양한 죽음에 대해서 함께 이야기를 나눠보겠습니다. 월요일마다 뵙는 분이기도 한데 인권연대 오창익 사무국장님 나오셨습니다.

▷안녕하세요.

▶안녕하십니까.

▷모든 죽음이 다 안타깝고 원통하고 죽음이 참 다양한 모습으로 우리에게 찾아옵니다.

▶요즘은 장례식장 가서 보면 호상이라는 개념이 별로 없는 것 같아요. 연세 많이 드셨어도 예전 30년 전만 해도 70대 중반, 80대에 돌아가시면 호상이라고 했는데 지금 전혀 그렇지 않고 정말 100세 시대가 됐고 100세가 넘어서 병원에 안 다니시고 편안히 주무시다가 가시면 호상 아닐까 싶을 정도로 개념이 많이 바뀐 것 같습니다.

▷요즘에 정말 아흔 살 넘으셔도 건강하신 어르신들 많고 100세 시대에 접어든 것이 틀림없습니다. 죽음이라는 것이 산 사람과의 이별이니까 어떤 죽음이든 슬프고 원통하고 생각해 보면 괴롭고 이런 게 죽음 아니겠습니까?

▶모든 죽음이 원통하고 아쉽습니다. 특별히 안타까운 죽음이 있는데 우리가 좀 더 노력하면 막을 수 있는 죽음 같은 거죠. 지난주 청취자 여러분들 만나셨던 김용균 씨 어머니가 하고 싶은 얘기가 그런 것 같습니다. 산업재해 같은 경우에 우리가 어떤 산업정책을 갖고 있는가. 얼마나 노력하느냐에 따라 완전히 달라질 수 있습니다. 혹시 우리 앵커님께서는 드라마나 영화 같은 거 좋아하시죠? 한국에서 사는 재미중에 하나가 드라마나 영화 보는 거 같은데 가끔 드라마나 영화 보면 사람 죽이는 장면이 엄청 많이 나오더라고요.

▷유난히 우리나라에서 좀 심하지 않은가.

▶‘오징어게임’은 455명을 죽이는데. 중간에 죽는 사람도 더 있습니다만 너무 심각하다. 제가 여쭤보고 싶은데 1년에 대한민국에서 피살되는 사람들, 살인사건이 몇 건이나 있을까요.

▷생각해 보지 못했는데 실제로 일어나는 살인사건. 몇 천 건 되나요?

▶몇 천 건 일 것 같고 더 넘을 것 같기도 한데 경찰 통계를 보면 매년 800건 정도 일어난다고 하는데 800건이 실제 사람이 죽는 건 아니고 범죄 중에 살인이라는 글자가 들어가는 게 다 나옵니다. 살인미수가 나오고 자살방조도 포함합니다. 미수는 아직 미치지 않은 거고 기수는 이미 한 건데 살인기수사건, 사람이 죽은 사건만 따지면 2019년 통계로 한 해 동안 225건이 발생했습니다. 그렇더라도 남의 목숨을 해치는 게 225건이니까 굉장히 많지 않습니까? 그런데 정말 많은가 그렇지 않은가는 다른 나라랑 비교해 봐야 하는데 전 세계에서 가장 살인사건이 적게 일어나는 나라가 대한민국입니다.

일본하고 세계 1, 2위를 다투는 상황이고요. 다른 나라에 가면 어떠냐면 인구 10만 명당 피살자 숫자 통계를 낼 수 있습니다. 미국 같은 데 가면 한국보다 7, 8배 정도 살인사건이 많이 일어나고 유럽 대체적으로 5배 정도, 서유럽의 경우에 더 많이 일어납니다. 아시아 여러 나라로 가면 정말 심각한데 인구 10만 명당 피살자 숫자가 대한민국보다 100배가 넘는 나라도 있습니다. 그러니까 여기서 그 나라의 명예 때문에 말씀을 못 드리겠지만 어떤 나라에 가면 피살당할 가능성이 100배 높아지는 거죠. 드라마나 영화에서 봤을 때는 굉장히 살인사건이 많이 일어나지만 실제로, 물론 200여 건의 살인사건도 중요합니다만 아주 심각한 또 국제적으로 나쁜 상황은 아니라는 거죠. 심각한 건 다른 죽음인 것 같아요.

우리가 살인에 대해서는 경찰력도 운영하면서 여러 가지 대응이나 준비를 많이 하고 있는데 김용균 씨 어머니가 말씀해 주시는 산업재해는 아주 심각합니다. 방금 살인사건이 225건이라고 말씀했는데 산업재해는 같은 기간에 885명입니다. 매일 2.3명이 죽어가요. 이게 통계가 허점이 있는 게 실제로 산업현장에서 산업재해 때문에 돌아가셨다고 하더라도 통계 안 잡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왜냐하면 산재처리가 돼야 산재로 인정해 주거든요. 작은 사업장이나 이런 경우는 산재처리가 안 되는 경우가 많아서 실제 산업재해의 사망자가 훨씬 많을 거라는 거죠. 전 세계에서 인구 10만 명당 산업재해로 가장 많이 죽는 나라가 대한민국이고요. 이런 통계는 대한민국이 어떤 면에서는 전형적인 후진국이라는 걸 보여주고 있습니다.

▷우리나라가 이제는 선진국이 되었다. 혹은 선진국 반열에 들어섰다는 표현들 많이 쓰고 아까 얘기했던 ‘오징어게임’도 얘기 나오지만 문화적으로는 상당히 앞서 가고 이름을 날리고 있는 위치인데 산업재해는 변치 않고 계속 이어지고 있고요.

▶살인사건은 세계적으로 우리가 선진국이죠. 살인사건을 잘 막는 것. 범죄를 예방하고 범인을 검거하는 것. 범죄 검거율도 대한민국이 전 세계에서 가장 높습니다. 비교적 안전이 아니라 안전에 관해서는 다른 나라가 쫓아오지 못합니다. 그러니까 엄청나게 안전한 나라죠. 치안은 잘 돼 있는데 사람이 치안이 부재해서, 살인 등으로 죽는 일도 있지만 그거보다 훨씬 많은 사람들이 산업재해로 죽게 되는 거고요. 산업재해는 잘하는 나라 따라가면 되는데 영국이 대표적으로 잘합니다. 기업의 목적은 전부 돈 버는 거잖아요. 산업재해로 사람이 죽게 되면 우리나라 돈 30억 원씩 물린다든지 심각한 경우에는 그 회사 매출의 20%를 징벌적 손해배상을 물리기도 합니다. 이러니까 당연히 경영진 입장에서 산업재해가 나지 않도록 애쓰는 거고 그다음에 줄이게 되고 그 결과도록 좀 더 산업재해에서 안전한 나라로 나타나게 되는 거죠.

▷그런가 하면 자살도 상당히 심각하잖아요.

▶너무 심각합니다. 앞서 말씀드렸던 숫자 225를 기억하시면 자살로 같은 기간에 죽는 사람은 1만 3799명입니다. 이게 자살과 타살이 61배 차이가 나는 거거든요. 한국 사람들은 남을 죽이는 것보다 자기 자신을 죽이는 게 무려 61배가 많다는 거죠. 자살에 관해서는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모든 나라와 비교해도 통계란 통계는 다 가지고 있는데 이를 테면 태어나서 20년 동안은 어느 나라나 보통 국가, 잘 살든 못 살든 사망원인 1위는 사고입니다. 태어나서 20년 동안은 사고가 아니면 잘 안 죽게 되는 거죠.

우리는 어떠냐면 전반부 10년은 사고가 사망원인 1위가 맞는데 후반부 10년, 10대 사망원인 1위는 자살이에요. 매년 10대 사망원인 1위가 자살이라는 건 너무나 끔찍한 신호고, 딱 한 번 예외가 있었는데 2014년이에요. 세월호 참사 때만 사고로 너무 많이 죽었으니까, 2013년 10대 사망원인 1위 자살, 2014년는 사고였지만 2015년 다시 자살이 사망원인 1위가 된 겁니다. 20대 사망원인 1위도 자살이에요. 20대가 너무 좋은 나이인데 20대의 사망자의 무려 54%가 자살입니다. 30대 사망원인 1위도 자살입니다. 10대, 20대, 30대가 자살로 죽는 게 너무나 많은 거고 사망원인 1위는 아니더라도 노인자살도 심각합니다. OECD 다른 나라들하고 비교해 보면 당연히 1등이 대한민국입니다.

2등인 나라보다 노인 자살률이 10배가 많아요. 이건 말이 안 되는 거거든요. 세계 1등과 2등의 차이가 10배가 난다는 건요. 아주 심각한 상황입니다.

▷자살이 심각하다는 건 익히 알았는데 이야기를 듣다 보니까 정말 심각한 것임에 틀림없고요. 우리가 뭘 어떻게 해나가야 하는 걸까요.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답은 교통사고 사망자 숫자에 있습니다. 1991년 30년 전쯤에 대한민국에서 교통사고로 죽는 사람들이 1만 3000명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지금도 여전히 교통사고로 돌아가시는 분들이 많지만 한 해 3000명 정도로 줄었습니다. 그러니까 1만 명이 없어진 거거든요. 대폭 줄어든 겁니다. 왜 줄었냐면 여러 가지 노력을 국가적으로 기울였어요. 앵커께서도 교통사고 반으로 줄이기 캠페인 이런 거 들으셨죠. 운전자들한테 도움이 될 만한 팁도 알려주고 그것만 했던 것이 아니라 교통사고 잘못 내면 범죄가 된다고 해서 단속도 했고 음주운전 단속 세게 했고 과속단속도 어떤 지점에서만 했는데 요즘에는 구간단속이라고 해서 많이 좋아졌어요.

과속 차량을 줄이게 되고 건널목 같은 경우에 횡단보도가 있다가 어떨 때는 횡단보도도 없다가. 횡단보도 만든 거로 안 되니까 신호등을 만들고 그러면 보행자 사망사고가 줄어들게 됩니다. 그러니까 굉장히 국가적으로 역량을 투입하는 거에 관심을 가지고, 그러니까 1만 3000명이라는 게 너무 끔찍한데 1만 3000명이 죽는 상황에서 지금도 끔찍하지만 그래도 1만 명이라는 숫자를 줄일 수 있었다는 거예요. 자살도 노력하면 줄일 수 있습니다. 국가적 관심을 모으면 얼마든지 1만 3000명 죽는 걸 5000, 3000으로 줄일 수 있고요. 그래야 합니다. 국가가 자기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오늘 세상 속으로에서 이렇게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했는데 마무리 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우리가 숨통 같은 게 있고 각자 자존감을 갖고 살 수 있도록 국가적 역할을 해서 다른 오명은 모르겠는데 자살로 너무 많이 죽어가는 나라라는 오명에서는 벗어났으면 좋겠고 죽음은 얼마든지 관리가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오늘 세상 속으로 오창익 인권연대 사무국장과 함께 죽음에 대한 이야기, 위령성월을 맞이해서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

원문보기 :http://www.cpbc.co.kr/CMS/news/view_body.php?cid=813632&path=202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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