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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연대 52호] 밥 딜런(Bob Dylan)의 'Blowing in the wind' (바람만이 아는 대답)

작성자
hrights
작성일
2017-08-17 17:45
조회
881

유 요 비/ 시 인, 문화평론가


얼마나 긴 길을 걸어야 인간이 인간으로 불려질 수 있나.
얼마나 많은 바다를 날아야 하얀 비둘기는 모래밭에서 잠들 수 있나.
얼마나 많은 전쟁터를 날아야 포탄은 영원히 없어지나.
얼마나 많이 올려다 봐야 인간이 하늘을 볼 수 있나.
얼마나 많이 더 죽어야 인간이 수없이 죽어가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나.
그 대답은, 친구여 바람만이 알고 있다네.
- 밥 딜런의 <바람만이 아는 대답>(Blowing in the wind)


밥 딜런의 'Blowing in the wind'(바람만이 아는 대답)는 이 지구촌에서 가장 많이 그리고 널리 불린 반전평화의 노래이며, 지금까지도 밥 딜런을 세계적인 반전평화 음악가로 추앙받게 한 노래다.


5·16쿠데타로 한국의 민주주의가 군사독재 아래 신음하던 1961년 미국에서는 평화와 인권운동의 불길이 전역에서 타올랐다. 바로 '프리덤 라이드운동' 이었다. 프리덤 라이드운동은 1960년 봄 캘리포니아의 한 식당에서 네 명의 흑인학생들이 버스좌석의 흑·백분리 차별을 주장하며 좌석점거운동을 벌임으로써 시작되어 전 미국에 번진 흑인 인권운동이다(프리덤라이드운동에 가담한 한 청년운동가의 의문의 죽음을 다룬 알란 파커 감독의 <미시시피 버닝>이라는 영화는 당시의 상황을 잘 묘사하고 있다).


이 당시 많이 불렸던 노래들이 바로 'Blowing in the wind' (바람만이 아는 대답)를 비롯한 'We shall over come' (우리 승리하리라), 'Oh, Freedom' (오, 자유) 등인데 이 노래들은 개신교 학생운동을 통해 우리나라에서도 불려지기 시작하여 1980년대 초반까지 운동가요로 애창되었다.


프리덤 라이드운동은 1963년 8월 노예해방 100주년을 기념한 킹 목사 주도의 '워싱턴 대행진' 으로 이어진다. 미국 각지에서 워싱턴으로 행진해온 20만 명의 군중 앞에서 킹 목사는 그 유명한 연설 'I have a dream' (나에겐 한 가지 꿈이 있습니다)을 시작한다.
"언젠가는 노예의 아들과 노예주인의 아들이 조지아 언덕 위의 한 테이블에 마주앉아 함께 모든 인간은 한 형제라는 이야기를 나누리라는 꿈을 우리 모두가 함께 이루어야 한다" 는 내용이었다. 이어 밥 딜런, 존 바에즈, 피터 폴 앤 매리, 해리 벨라폰테, 마할리아 잭슨 등 쟁쟁한 가수들이 등장하여 노래를 부른다. 밥 딜런은 <초라한 보병>을, 피터 폴 앤 매리는 <바람만이 아는 대답>을, 존 바에즈는 <오, 자유>와 <우리 승리하리라>를 불러 참석자들에게 힘을 주었다.


어린시절을 탄광촌에서 보낸 밥 딜런은 10살이 되기도 전에 기타를 연주했고, 미네소타 주립대학에 입학하여 음악활동을 하면서 사회에 대해 눈뜨기 시작했다. 포크계의 대부 우디 거스리를 우상으로 삼고, 한편으론 기성 세대의 허위적 종교의식과 성(性)의식을 비판한 시인 딜런 토머스의 문학에 심취하여 자신의 이름을 밥 딜런으로 바꾸었다. 우디 거스리의 노래는 1970년대 중·후반 운동가요가 거의 없었던 우리나라에서 당시의 의식적인 포크가수 양병집, 서유석 등에 의해 번안되어 불려졌다(양병집의 <서울하늘>은 'This Land is Your Land' 의 번안곡이고 서유석의 <세상은 요지경>은 'For the games people play' 의 번안곡이다). 1960년 말 뉴욕의 진보적 문화예술인들의 본거지인 그리니치 빌리지에 정착한 밥 딜런은 '인종평등위원회'의 회원으로 활동하며 미국의 대표적 저항가요가 된 <바람만이 아는 대답>을 비롯해 <에넷데일의 발라드>, <옥스 포드 타운>, <초라한 보병>, 'Don't think twice. It's all rights' (우리나라에서는 양병집에 의해 <역(逆)>으로 번안되어 불려짐) 등 인종차별과 불의한 사회현실을 고발한 노래들을 작곡하였다.


1970년대 중반 이후 밥 딜런은 한때 활동을 멈추었지만, 1990년 데뷔 30주년 기념 콘서트를 시작으로 다시 활동을 재개하였고, 이라크전이 발발한 올해도 반전평화의 목소리를 우렁차게 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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