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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망을 길을 자초하는 ‘쇠퇴하는 제국’(장경욱)

작성자
hrights
작성일
2026-04-15 11:06
조회
501

장경욱/ 인권연대 운영위원


 

2026년 4월 현재 가자지구에 대한 대량학살, 베네수엘라 대통령 부부 납치에 이어 이란 최고 지도자 집무실을 초토화하는 공습으로 지도자가 암살당하고, 이란 미나브 초등학교 폭격으로 어린이 168명이 희생당하는 등 무차별 침략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트럼프 2기 집권 후 세계 최대의 군사강국은 모든 자제력을 상실하고 베네수엘라, 이란, 쿠바 등 자신의 패권에 장애에 된다고 판단한 국가들을 상대로 항복과 지배를 목표로 지도자 체포 또는 참수와 침략전쟁을 전개하고 있다. 베네수엘라 항복 다음은 이란 항복을 위해 전쟁을 일으켰고, 이란이 항복하면 그다음은 쿠바 항복으로 넘어갈 기세다.

설마 패권국이 자기 파괴적 세계대전을 일으킬까 싶다가도 더는 국제법의 틀에 얽매이지 않고 약육강식의 논리와 강대국의 이해관계만을 내세워 먹이사슬의 최상위 포식자처럼 약소국을 침략전쟁의 희생양으로 삼는 패권국의 정책이 현실로, 차례로, 단계적으로 일어나고 있다.

 

트럼프 정권은 종래의 해외 군사개입에서 탈피하여 국내문제에 집중하겠다는 ‘미국 우선주의’를 표방하였다. 미국이 더는 정치·군사·경제력만으로 전 세계를 지배할 수 없다는 현실을 인정하고, 미국 본토를 중심으로 중남미 등 아메리카 대륙에 대한 정치·군사·경제적 영향력을 확대하는 ‘돈로주의’ 정책을 강화하였다. ‘미국 우선주의’, ‘돈로주의’는 다극화라는 새로운 세계질서 속에서 쇠퇴하는 제국의 힘을 보존하면서 그 이익을 지키기 위한 고육지책이었다.

‘미국 우선주의’ 입장에서 트럼프 2기 정권의 침략전쟁은 결이 사뭇 다르다. 종잡을 수 없다. 이란에 대한 침략전쟁에 대해서는 마가(MAGA) 세력 내에서조차 이란 침략전쟁은 이스라엘을 위한 전쟁으로 ‘미국 우선주의’를 배신하였다는 비판이 연일 터져 나오고 있다.

어느덧 이란에 대한 침략전쟁은 패권의 쇠퇴와 다극화 시대의 현실을 인정하지 않고 이를 거슬러 ‘이스라엘 우선주의’의 실현을 위해 세계 경제를 거덜 내고, 인류에게 심각한 전쟁의 재앙을 초래하더라도 오로지 세계적 패권을 놓지 않고 지켜보고자 안간힘 쓰는 쇠퇴하는 패권국의 몰락을 초래하는 역사적 전환점이 되고 있다.

다극화 시대의 현실에 적응할 수밖에 없었던 쇠퇴하는 패권국이 ‘미국 우선주의’를 내동댕이치고 이란을 상대로 벌인 무분별한 침략전쟁은 패권국의 전략적 패배로 귀결될 가능성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

 

이란 지도부의 참수에도 이란 정권의 붕괴는 없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반정부 시위를 주도하는 이란인들에게 쿠르드족을 통해 총기를 많이 보냈으나 쿠르드족이 총을 챙겼다고 주장하였다. 미국의 색깔혁명과 정권 교체 시도 공작은 실패로 끝났다. 이란 민중의 목소리를 대변한다고 주장하는 제국주의의 선전전은 그 어떤 변수조차 되지 않았다. 침략전쟁을 계기로 이란 민중의 단결은 전례 없이 고조되었다. 이란 에너지, 민간시설에 대한 폭격, 이란 문명 파괴 등 전쟁광의 위협 발언이 연일 도배되는 사이에 이란 민중들은 생명의 위협에 아랑곳하지 않은 채 미군의 공격에 맞서 발전소와 교량에 모여 ‘인간 띠’를 만들었다.

이란 휴전 협상 대표단은 미국과의 휴전 협상을 위해 파키스탄으로 이동하는 기내 좌석에 미나브 지역 초등학교 희생자의 유품과 영정사진을 싣고 이동하면서 모두 검은 정장을 입었다. 이란이 요구한 10개 조항의 종전안에는 전쟁 피해 보상, 중동 미군 철수, 불가침 보장, 이란 제재 해제,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이란의 통제권 등이 포함됐다. 침략에 맞선 자위전쟁에서 이란의 생존뿐 아니라 팔레스타인 해방과 중동 지역의 주권적이고 평화로운 발전을 요구하고 있다.

 


사진 출처


 

미 제국의 세계적 패권구조를 지키기 위한 전쟁에서 미국과 걸프 주변 동맹국은 이란 정부의 신속한 항복과 정권 붕괴를 노렸으나 실패하였다. 오히려 침략전쟁의 군사적, 외교적 거점으로 사용된 걸프 주변국의 미군기지와 미국대사관 등은 이란의 반격으로 막심한 피해를 보았다. 팔레스타인에 대한 이스라엘의 점령정책에 반대하여 줄곧 이란과 연대하여 미국과 이스라엘에 맞서 싸워온 레바논, 팔레스타인, 예멘, 이라크의 저항 세력들까지 이란을 도와 참전하였다.

이란과의 교전에서 미국의 방공 무기 재고는 빠르게 소진되었다. 제공권 장악이 무색하게 미 공군기들이 격추됐다. 이란 군사력 붕괴, 해군 무력화 주장에도 지금까지 호르무즈 해협의 통제권은 이란이 갖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 개방을 위한 상륙작전, 지상전 얘기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

 

법적, 도덕적 명분도 사치다. 타락만이 남았다.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과의 마라톤 휴전 협상 중에도 골프장에서 골프를 치고 옥타곤(UFC 종합격투기 경기장)에서 경기를 즐겼다.

트럼프의 갈지자 행보는 현재 진행형이다. 이란 침략전쟁 이후 국제 유가 상승 압력에 대한 우려로 이란에 대한 기존 제재를 일부 완화하여 이란산 원유의 수출을 허용해 왔던 미국은 휴전 협상 결렬 이후에는 한국 시각 13일 오후 11시부터 이란경제를 고사하고 전쟁 자금줄을 완전히 차단하기 위한다는 명목으로 이란 전체 항구를 출입하는 모든 해상교통에 대한 봉쇄 조치를 시작하였다. 이란에 대한 전면적 해상봉쇄의 국제법위반은 차치하고서라도 이는 국제유가 상승에 기름을 붓는 격이다.

기실 팔레스타인, 베네수엘라, 이란에서 자행된 미 제국의 침략전쟁은 동맹국들과 함께 오랜 기간 준비됐다. 적대와 갈등, 전쟁을 부추기고 도발하는 이 세력들은 침략 목표가 된 대상국의 민중을 노예화하고, 그 자원들을 강탈하기 위해 내정간섭, 악마화, 고립 압살, 제재, 색깔혁명과 정권 교체 시도, 군사적 봉쇄, 지도부 제거, 마침내 침략전쟁으로 나아가는 전형적 제국주의 수법을 펼쳐왔다.

미 제국의 침략전쟁의 악순환 구조가 이란 침략전쟁을 계기로 한풀 꺾이기를 기대한다. 쿠바의 어린아이들이 더는 전쟁의 피해자가 될 수는 없다. 주권국과 그 지도부를 악마화하고, 제재, 정권교체, 참수, 격멸, 점령과 같은 제국주의 전쟁 도발 세력의 행태가 되풀이되어서는 안 된다. 전범에 대한 심판이 반드시 실현되어야 한다.

 

장경욱 위원은 현재 변호사로 재직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