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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자국통신은’인권연대 운영위원들로 구성된 칼럼 공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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꼴에 관한 짧고 두서없는 질문(최낙영)

작성자
hrights
작성일
2022-05-04 15:59
조회
691

최낙영/ 인권연대 운영위원


-꼴: 사람의 모습이나 행색을 낮추거나 비웃어 이르는 말. 어떤 상황이나 형편 또는 처지를 낮추거나 비웃어 이르는 말. (기본의미) 사물의 모양.
-꼬락서니: 사람의 모습이나 행색을 속되게 이르는 말. 유의어-꼴.
-꼬라지: ‘꼬락서니’의 방언. '성깔'의 방언.


# 못 볼 꼴
 지난 대선 이후부터 그러더니, 며칠 뒤에 있을 차기 대통령 취임식이 다가올수록 점점 더 뉴스를 이미 보지 않고 있다는, 보지 않겠다는 주변 사람들을 보게 됩니다. 들어보면, 어떤 이는 뉴스를 볼 때마다 화가 나서, 또 어떤 이는 자신이 원하지 않았던 대선 결과에 대한 허무감을 감당하기 어려운 것 같기도 합니다.


 아무튼, 그들은 지금 벌어지고 있는, 나아가 앞으로 벌어질 어떤 꼴도 보고 싶지 않은 것 같았습니다. 그것이 좋은 꼴이든 그렇지 않은 것이든 상관없는 듯했습니다.


 조국수호 집회에 나오라고 종용했던 후배도, 86세대 정신 차리게 정권교체가 필요하다던 업계 동료도, 포털뉴스의 헤드라인조차 보지 않겠다고 하니 이게 무슨 일일까요?


# 꼬락서니
 얼마 남지 않은 지방선거. 돌아가는 꼴을 보니 0.76% 포인트 차로 갈린 대선 결과를 놓고 각각 자기 논에 물 대듯 해석을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민주당은 여전히 민주당스러운 근자감이 남아 있는 꼬라지고, 반면 국민의힘은 마치 대세가 기운 것처럼 폭주하는 꼬락서니입니다.


 사실 그렇게 궁금하지는 않습니다만, 이번 지방선거 결과를 놓고 또 어떤 주변 사람들이 더 이상 뉴스를 보지 않게 되었다고 할까요?


# 꼬라지
 뜬금없이 빚을 진 사람도 빚쟁이고 빚을 받아야 하는 사람도 빚쟁이란 말이, 쌀을 팔러 갈 때도 쌀 팔러 간다고 하고, 쌀을 사러 갈 때도 쌀 팔러 간다 하는 말이 생각납니다.


 검찰개혁이면 검찰개혁이지 누가 어떻게 만든지도 잘 모를 ‘검수완박’이란 말이 어지럽게 난무하고 있습니다. 국회에서, 언론에서, 이놈 저놈 가릴 것 없이 검수완박, 검수완박 떠들어대는 꼬라지를 볼 때마다 정말 속에서 불같은 화가 치밀어 오릅니다.


 저는 왜 쓸데없이 주변 사람들은 보지 않는다는 뉴스를 찾아보고 검수완박 어쩌고 하는 말 때문에 이렇게 또 꼬라지를 내고 있는 걸까요?



사진 출처 - pixabay


# 꼴과 주제 파악
 지난 설, 저는 어머니로부터 앞으로 더는 어머니 댁에 오지 않아도 된다는 통보를 받았습니다. 딱 잘라 어떤 이유 때문이라는 것은 설명해주지 않았지만, 어쨌든 정확하게 “더 이상 네 꼴을 보고 싶지 않으니 오지 마라”고 하셨습니다. 지척에 살면서 두어 달 만에, 그것도 무슨 일이 있어야만 가끔 어머니 얼굴을 뵈러 오는 저에 대해 못마땅해하고 있다는 것은 짐작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공개적으로 저를 파문(?)할 줄은 미처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며칠째 전화를 드려도 받지 않겠다고 하시니 어떻게 해야 어머니 마음에 드는 꼴이 될 수 있을까요?


최낙영 위원은 현재 도서출판 밭에 재직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