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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기 대학생 인권학교 후기> 인권을 배우자, 행복해지자 그리고 행동하자

작성자
hrights
작성일
2017-08-09 11:14
조회
563
 

홍승은/ 3기 대학생 인권학교 참가 학생



나와 같은 대학생들에게 ‘인권’이라는 단어는 학문적인 영역에서만 쓰이는 이상적이며 추상적인 것으로 막연하게 다가오곤 한다. 대학에서 사회, 법, 사회복지, 교육 등 인권이 빠질 수 없는 대부분의 학문들을 공부하면서도 인권에 대해 관심을 갖고 유의하지 않았던 것은 인권에 대한 논의가 부질없게 되어가고 있는 현재 우리나라의 상황과 크게 상관이 없지 않다. 이러한 상황과 더불어 당장 해결해야 할 높은 등록금에 대한 부담과 불확실한 미래로 인한 불안, 그리고 경쟁을 조장하며 안정지향적인 삶을 강요하는 사회까지 더해져 인권에 관한 논의는 우리에게 비현실적이며 지나치게 이상적인 것으로 치부되는 현실이다. 사람이 마땅히 누려야하는 모든 권리를 뜻하는 ‘인권’은 대학생 뿐 아니라 사회의 모든 구성원들이 관심을 가져야하는 것인데 왜 우리사회에서는 인권에 대한 논의가 비현실적인 것으로 치부되는 것일까? 이러한 의문과 함께 이 땅의 대학생들이 종종 겪는 현실과 이상의 조율에서 오는 딜레마를 해소하고자 하는 바람으로 인권연대에서 주최하는 2박3일간의 인권학교에 참여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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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학교에 참여하기 전부터 여느 대학생들과 마찬가지로 불확실했던 진로의 방향을 설정하는데 큰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더욱 기대가 컸고 설렜다. 처음 버스에서 사람들과 대면했을 때 나와 같이 상기된 표정들을 보면서 이 버스에 있는 모든 학생들 또한 비슷한 생각을 갖고 부푼 희망으로 이 여정에 함께하게 된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오마이 스쿨’에 도착해서 짐정리를 하고 간단한 자기소개를 한 뒤 홍세화 선생님의 강의를 시작으로 인권학교의 2박3일의 일정이 시작되었다. 우리가 가지고 있던 생각에 관한 의문을 제시해 주신 홍세화 선생님과 삶이 투영된 진정성 있는 노래로 가슴을 울려주신 이지상 선생님, 외국의 사례와 우리나라의 역사 등 여러 가지 관점에서 한국의 노동문제에 대해 명쾌하게 풀어주신 하종강 선생님과 법치주의와 인권에 대해 토론식 수업으로 생각할 거리를 제공해주신 장경욱 선생님, 종교적 인간론을 통해 한국사회에서 지향해야할 인간관을 제시해주신 이찬수 선생님과 인권에 대한 명쾌한 정의와 인간 지향적으로 사회를 바라보는 관점을 가르쳐주신 오창익 선생님까지 여섯 분의 훌륭한 강의를 통해 머릿속에서 비현실적이며 이상적으로 자리잡아있던 인권에 대한 논의를 현실적인 실천의 영역으로 옮겨놓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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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인권학교에서의 2박3일은 텔레비전이나 신문에서 접할 수 있었던 여러 선생님들의 강의를 듣고 토론을 하며 새로운 지식을 쌓는 것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강의를 통해 우리 자신과 우리를 둘러싼 환경을 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는 점에서 더욱 뜻 깊은 시간이었다. 그로 인해 ‘아는 만큼 보인다.’는 다소 철학적이게 느껴졌던 명제가 우리에게 진실하게 다가오는 소중한 경험을 할 수 있었다. 우리는 한 강의 한 강의 시간이 지날 때마다 작은 탄성을 지르면서 고개를 끄덕였고 기존의 틀로부터 자유로워지는 느낌을 받았다. 물론 외면하고 싶었던 현실을 직시하는 순간, 그리고 기존의 굳어졌던 생각과 행동의 변화를 촉구하는 순간 새로움을 맞이해야하는 불편함 때문에 마음이 편하기만 했던 것은 아니었지만 곧 그 불편함이 진정한 삶의 모습이며 지향해야할 가치관이라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 총 여섯 개의 소중한 강의를 들으며 매 강의가 끝날 때마다 사회를 바라보는 새로운 관점을 하나씩 늘려나가는 우리를 발견했다. 그리고 그 경험들이 평범하지 않은 특별한 경험이었기에 2박3일의 빡빡한 일정 속에서도 잠드는 것이 아쉬워 새벽 늦게까지 이야기꽃을 피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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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값진 생각의 전환과 책, 컵, 연필, 수첩, 자료집, 티셔츠 등 인권연대에서 준비해주신 소중한 선물들과 더불어 이번 인권학교에서 우리가 받은 것들 중 가장 큰 선물은 바로 사람들과의 만남이었다. 글을 쓸 때에도 1인칭 ‘내’가 아닌 ‘우리’라고 표현하는 것이 훨씬 자연스러울 정도로 인권학교에 참여한 모든 사람들은 2박3일의 짧은 일정동안 ‘나’에서 ‘우리’가 되는 경험을 했다. 각기 다른 전공과 관심사를 가지고 있었지만 삶을 바라보는 관점이 비슷한 사람들이었기에 공감대가 형성되었고 금세 하나가 될 수 있었다. 우리는 표면적인 관계가 아닌 내면에서부터 전해지는 공감과 이해를 통해 연대감을 느꼈고 그 시간, 그 공간에서의 사람들 간의 관계가 우리가 앞으로 살아가야 할 넓은 사회에도 투영되길 바라게 되었다. 한 순간으로 그칠 것이 아니라 지속적인 관계유지를 통해서 지금의 이 작은 집단이 더 크고 활성화되도록 함께하자고 다 같이 다짐했다.

2박3일 간 인권학교에서 인권을 배우고 우리는 행복을 느꼈다. 복잡한 일정표대로 짜여져서 맞춰진 시기 내에 정해진 과업을 달성하지 못하면 낙오자로 뒤쳐질까봐 불안함에 시달리던 우리는 삶이란 단순한 것이란 걸 깨달을 수 있었다.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돈도 명예도 직업도 그 무엇도 아닌 나눔과 공존이라는 것을 배운 순간 우리를 얽매고 있던 모든 통념들이 벗겨지면서 진정한 행복함을 느꼈다. 물론 현실을 진실의 눈으로 바라보면서 분노에 차기도하고 억울함과 안타까움에 눈물을 흘리기도 했지만 진실을 볼 수 있는 눈을 갖게 되었기에 행복이 배가 되었다. 이러한 깨달음과 행복, 연대가 어우러져서 ‘행동’이라는 단어가 우리에게 주어졌다. 실천. 행동. 우리는 이제 조금이나마 인권을 공부한 작은 지식인이라고 할 수 있다. 행동하지 않는 지식인은 그저 망상가일 뿐이라는 말을 우리는 믿는다. 그렇기에 함께 연대하며 행동하는 지식인이 되도록 더욱 노력할 것이다. 인권학교는 2박3일의 짧은 일정으로 그친 것이 아니라 지금 그리고 앞으로도 계속 될 것이다. 소중한 경험을 토대로, 뜻이 맞는 많은 사람들과 함께 연대하며, 항상 깨어있는 자각으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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