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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기 대학생 인권학교 후기> 인권은 상상력이다

작성자
hrights
작성일
2017-08-09 11:10
조회
498

김유리/ 인권연대 인턴활동가



2월 10일부터 12일까지 ‘대학생 인권학교’ 두 번째 강좌가 진행됐다. ‘인권은 상상력이다’라는 제목으로 진행된 이번 강좌는 한국 사회와 인권의 현주소를 ‘인권, 진리, 시장, 노동, 종교, 예술, 진보, 운동’의 8개 분야로 나눠 각 전문가의 강의와 토론으로 진행됐다.

강좌의 첫 번째 문을 연 성공회대 조효제 교수는 대중들이 용산참사를 바라보는 시선과, 경찰과 정부의 책임회피 현상을 언급하고, 인권은 우리의 삶과 유리된 것이 아니며 오히려 삶을 유지하게 해주는 것임을 강조했다.

어쩌면 막연하게 느낄 수 있는 ‘인권’과 우리들의 구체적인 삶을 잇기 위해서는 ‘상상력’ 또는 ‘생각하는 힘’이 필요하다. 수유+너머의 고병권 대표는 ‘생각’이란 기계적으로 뱉어내는 일상의 습관이 아니라, ‘과연 나는 생각을 하는가’라는 물음으로 지금까지의 무의식적인 반응을 부정하고 깨뜨리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당연하게 생각하는 ‘현실’의 관성을 스스로 깨려는 시도가 이뤄질 때, 과연 우리가 사는 사회가 어떤 사회인지, 사람답게 사는 것이 어떤 것인지를 고민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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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진보적인 경제학자이며 ‘칼라 TV' 대표로도 활동하고 있는 정태인 선생은 현재 문제되고 있는 경제위기의 실체를 국내외적인 관점에서 체계적으로 설명해 많은 수강생들의 고개를 끄덕이게 했다. ’위기다!‘라는 불안감을 넘어 위기의 근본 원인을 과학적으로 분석하고 나아가 위기를 넘기 위한 실천적인 방안이 제시돼 매우 유익하고 즐거운 경제학 강의였다.

인권은 삶의 필수

‘노동하는 인간, 인간적인 노동’을 주제로 진행한 하종강 소장의 강의에서는 경제의 1차적인 핵심 주체인 ‘사람’의 문제를 고민해 볼 수 있었다. 모든 사람이 노동자이지만, 스스로를 노동자라고 지칭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어쩌면 이 또한 인권에 대한 상상력의 결핍이 만들어 낸 기이한 우리 사회의 현실일 것이다.

이어지는 이찬수 교수와 수유+너머의 채운 연구원의 강의는 ‘종교’와 ‘예술’의 관점에서 인권을 고민하는 기회가 되었다. 이찬수 교수는 이기적인 개인의 권리로 인식되는 인권의 틀을 넘어 타인을 포함한 나, 나를 포함한 타인이라는 인식 확장을 통해 인권의 내면을 넓혀야 한다고 지적했다.

예술 또한 고정된 틀을 허락하지 않는다는 측면에서 인권에 대한 사유를 확장하는 유익한 동반자다. 강의 내용처럼, 마치 객관적인 현실인 양 눈앞에 존재하는 ‘권력 프레임’의 실상을 바로 볼 수 있을 때에 인권의 가치가 더욱더 빛을 발할 수 있을 것이다.

홍세화 선생의 강의에서는 ‘나’의 의식을 규정하는 것들에 대해 생각해보고, 의식의 주체성을 찾는 것이 성숙한 인권의식을 갖는 데에 중요한 전제임을 깨닫게 되었다.

친절하게 수료증까지 전달해 준 오창익 사무국장은 마무리 강의를 통해 인권에 대한 각자의 고민을 정리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머리로만 아는 인권은 공허하다. 현장의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실천력이 가미된 인권감수성을 강조하는 강의를 통해 더 이상 인권이 나와 무관한 관심사가 아니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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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력이 미래를 만든다

이렇게 3일간 8개의 강의로 구성된 제2기 대학생 인권학교는 막을 내렸다. 우리는 신자유주의 경제논리에 의해 끊임없이 내몰리고 있는 와중에도 인권을 생각하는 사람들은 여전히 많으며 그들의 고민이 결코 그치지 않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더욱 특별했던 것은, 참여했던 사람들이 자신의 입에서 나온 이야기가 아니더라도 서로 공감하며 인권을 가슴으로 느낄 수 있었다는 점이다.

작년 촛불집회부터 최근의 용산참사에 이르기까지 자본만을 향하며 사람은 외면하는 상황이지만 우리는 인권학교를 통해 공감과 연대에서 희망을 찾을 수 있었고, ‘상상력’을 발휘해서 나아갈 길을 모색할 의지의 끈을 놓지 않을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