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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차 수요대화모임 (05.08.24) 정리 - 표명렬 평화재향군인회 임시 상임대표

작성자
hrights
작성일
2017-08-08 09:57
조회
320
평화재향군인회가 군 개혁의 미래다.

표명렬/ 평화재향군인회 임시 상임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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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라는 말이 얼마나 좋은 말인가. 하지만 군인은 이 평화에 반대되는 전쟁을 수행하기 위해 존재한다. 그런데 어떻게 평화를 얘기할 수 있는가. 중요한 것은 무엇을 위해 전쟁을 하느냐다. 우리 민족은 900여회의 전쟁을 했지만 한 번도 침략전쟁을 해본 적이 없다. 우리 군대는 바로 이런 뿌리를 가지고 있다. 우리 헌법에도 침략전쟁을 부인한다고 되어 있다. 우리는 평화를 지향하는 민족이다.

지금은 인권이 가치의 기준인 사회다. 그런데 우리 군대는 아직도 군인에게는 인권이 없다는 경직된 군대문화를 가지고 있다. 또 시대착오적인 안보의식에 사로잡혀 아직도 북한에 대한 증오와 적대의식만을 가르치고 있다. 증오와 적대는 힘이 아니다. 사랑과 자비를 가르치는 것이 힘을 기르는 것이다. ‘우리 군인은 평화통일에 기여한다’는 사명을 위해서라도 낡은 군대문화와 시대착오적인 안보의식을 바꿔야 한다.

그런데 군인들이 군대의 문제점을 바꾸는 데는 한계가 있다. 그래서 군을 개혁할 수 있는 평화재향군인회(평군)와 같은 민간단체가 필요하다. 폐쇄적인 기존 재향군인회(향군)가 아니라 자발적인 참여에 의해 정책이 결정되는 평군같은 조직이 필요한 것이다.

평화재향군인회는 시대적 요청

평군은 우선 제대 군인들에 대한 복지와 권익을 위해 노력할 것이다. 국가보훈처가 많은 일을 하고 있지만 우리가 관심을 갖는 것은 제대로 된 보호를 받지 못하고 소외되어 있는 전상자나 제대 군인들을 보호하는 일이다. 한 예로 장군만 되면 무조건 국가유공자로 만들어 주고 있는 것에 반해 베트남전 참전 군인들에 대해서는 적절한 보상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베트남전이 어떤 목적과 정치적 의미를 가진 전쟁이었는가는 다른 문제다. 나라의 임무를 부여받고 묵묵히 임한 것 자체에 대한 보상은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

두번째 과제는 군 개혁이다. 군 개혁은 제대로 된 교육에서 시작한다. 먼저 민족사상을 고취하기 위한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 지금 우리 군대는 항일무장투쟁의 역사를 가르치지 않고 있다. 신흥무관학교, 청산리, 봉오동 전투에 대해서는 전혀 가르치지 않고, 국군의 효시를 국방경비대라고 하는 얼토당토않은 교육을 하고 있다. 장엄한 역사의 아름다운 무장투쟁의 역사가 있는데도 군대에서는 들어볼 수 없다. 육군참모총장이 1대부터 21대까지가 일본군대 출신이었는데, 이런 사람들이 한 번도 침략해보지 못한 나약한 민족이라고만 가르쳐 왔다. 군대의 정훈교육을 민족의식을 고취시키는 교육으로 바꾸어야 한다.

아울러 민주주의를 배우고, 군사정권이 왜 부끄러운 것인지도 알아야 한다. 제일 부끄러운 군인은 박정희다. 독립군들이 자신의 목숨을 바쳐 투쟁할 때 그들에게 총구를 겨누고, 동태를 보고하고, 고문한 사람이 박정희다. 그래서 평군은 이런 부끄러운 군인들을 청산하고, 12?12때 전두환에 맞서 항거하다 죽어간 김오랑 소령을 기리는 일도 할 것이다.

세번째 과제는 자주적인 안보철학을 마련하는 것이다. 향군과 조선일보 같은 극우언론이 만드는 냉전논리에서 벗어나야 한다. 냉전시대에 만들어진 한미동맹의 관계를 새롭게 정비하자는 것과 효순이 미선이 문제를 해결하라는 것이 왜 반미인가. 이는 민족의 자주권을 말하는 것이다. 대등한 관계에서 우리의 안보를 주체적으로 규정해야 한다. 대북적개심이 강하면 안보의식이 강하고, 대북화해적이면 안보의식이 없다고 하는 주장은 말도 안 되는 얘기다.

평군은 진보도 보수도 아닌 민족세력이다. 그러나 절대 극우세력은 아니다. 평군은 남북의 평화통일과 민족의 자주를 우선 목표로 하는 민족세력일 뿐이다. 할일이 많지만 차근차근 진행할 것이다. 역사의 도도한 흐름을 어느 시정잡배들이 막을 수 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