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대화모임

home > 교육센터 > 수요대화모임

44차 수요대화모임(06.09.27) 정리 - 장혜옥 위원장(전국교직원노동조합)

작성자
hrights
작성일
2017-08-08 10:16
조회
319
“연가투쟁은 산으로 가는 정부의 교육정책 막기 위한 것”


장혜옥/ 전교조 위원장



교육은 미성숙한 인간을 성숙한 인간으로 만드는 과정이고, 인격과 인권을 찾아가는 과정이기 때문에 매우 소중하다. 우리는 하고자 하는 교육, 빼앗겨서는 안 되는 교육적 가치가 있기 때문에 2001년과 2003년에 이어 세 번째 연가투쟁을 준비하고 있다.

산으로 가라는 신자유주의적 교육정책

정부의 교육정책은 기본적으로 신자유주의적 교육정책이다. 한마디로 경쟁교육, 수월성 교육, 서열교육이다. 쉽게 얘기하자면 산으로 가자는 교육을 하고 있다. 아이들을 산 밑에다 세워놓고 뛰어올라가라고 채찍질을 해댄다. 그러나 정상까지 뛰어올라갈 수 있는 아이와 그렇지 못한 아이가 엄연히 존재한다. 좋은 트레이닝복을 입은 아이, 좋은 신발, 좋은 체력을 가진 아이는 가능하지만, 거기에는 장애인도 있고, 신발과 체력이 없는 아이들도 있다. 그런 아이들을 전부 묶어서 채찍질을 해대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들판으로 가는 교육을 하고 싶다. 들판에서는 고무신을 신어도 되고, 산에 오르기 좋은 신발이 오히려 불편할 수도 있다. 모두 다 어깨동무를 하고 낙오자도 좌절자도 없이 함께 나가면서 그 안에서 개성에 어울리는, 자기만의 향기와 빛깔의 꽃을 피워낼 수 있는 교육을 하고 싶은 것이다.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교육이 공교육이 되어야 하고, 의무교육, 무상교육이 되어야 한다. 또 이를 가능하게 하기 위해서는 교육재정 6%도 반드시 확보되어야 한다.

그런데 정부는 오히려 모든 교육을 시장교육으로 만들겠다고 한다. 돈 있는 사람들은 양질의 교육을 받고, 돈 없는 사람들은 낙오하라고 하는 것이 정부의 정책이다. 실제로 하향평준화라는 논리로 평준화를 깨트리기 위해 소수의 가진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 노력을 했는가. 심지어 지금 서울교육감은 ‘100만명을 먹여 살릴 수 있는 한 명을 키워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소수 엘리트가 만들어낼 수 있는 재화가 민중에게 가는가. 우리나라와 일본이 수출강대국으로서 국가적 경쟁력을 가지고 있지만 그것이 민중들의 삶을 더 성장시켰다고 믿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오히려 그 반대다.

전교조가 가장 주목하는 것은 인간화교육이다. 학교에는 인권이 없다. 아이들은 여전히 인권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오로지 입시와 경쟁을 위한 교육을 받는데 거기에 무슨 인권이 있겠는가.

지금의 교육은 시스템 자체가 반인권적이다. 우리는 인간과 인간이 소중하게 만나는, 인격과 인격이 소통되는, 선생님과 아이가 서로 눈을 마주하면서 따뜻하게 교감하는, 나눔과 협력이 상시적으로 가능한 학교를 꿈꾼다. 전교조가 제안한 ‘참교육과정’은 그런 고민에서 나온 것인데 정부는 관심도 없다.

061016web03.jpg


인간화교육이 가능한 학교를 꿈꾼다

교사들의 자질에 대해서도 많이 얘기한다. 그래서 교원평가를 해야 한다는 주장도 만만찮다. 그런데 교사는 누가 만들었는가. 국가에서 운영하는 사대, 교대를 나와 임용고시를 거치면서 국가에 의해 만들어졌다. 자질이 부족하다면 무능력한 교사를 배출해내는 시스템과 구조를 바꿔야 하는 문제다. 교원평가제도의 본질은 경쟁위주의 교육정책에 방해가 되는 전교조 교사들을 억압하고, 호봉제인 임금제도 자체를 성과임금제로 바꾸려는 음모일 뿐이다. 물론 교사 스스로 성찰은 분명히 필요한 것이다. 그렇지만 그 성찰은 별개로 하더라도 모든 교사들을 평가의 잣대로만 보는 반인륜적인 관계 속에 놓게 하는 것은 옳지 않다.

정부와 언론은 전교조가 연가투쟁을 하면 학교가 마비되고 수업이 안 될 것처럼 얘기하고 있다. 전교조가 목표로 하는 연가투쟁 인원은 1만명이다. 전교조 분회가 있는 학교는 전국에 9,500개다. 한 학교에 1명, 많으면 2명 정도가 연가투쟁에 참여하게 될 것이어서 염려하는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언론이 호도하고 있다.

연가투쟁에 대한 공격적인 폄하, 왜곡에도 불구하고 전교조는 그 것 때문에 몰매를 맞는다 하더라도, 그 것 때문에 학교를 쫓겨나거나 감옥에 간다 하더라도 싸울 것이다. 초중등교육만큼은 올바른 교육이 될 수 있도록 전교조가 헌신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