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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차 수요대화모임(06.08.23) 정리 - 후세인 람말(주한 레바논 대사)

작성자
hrights
작성일
2017-08-08 10:11
조회
392
“이스라엘은 모든 아랍영토에서 철수해야"

후세인 람말/ 주한 레바논 대사



먼저, 광복 61주년을 맞이한 한국 국민들에게 축하의 말을 전한다. 일본으로부터 해방되기까지 많은 고통을 당했기에 더욱 의미가 깊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지금의 레바논 또한 이스라엘로부터 조국과 민족을 지키기 위해 싸우고 있어 과거 한국과 비슷한 상황에 놓여있다.
반복된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격

레바논은 지중해 동부 연안에 위치한 한국의 경기도 면적에 해당하는 작은 나라다. 레바논은 북쪽과 동쪽으로는 시리아에, 남쪽으로는 이스라엘과 접해있다. 유럽, 아시아, 아프리카가 만나는 곳에 위치해 여러 문명의 교차로이며 기독교, 이슬람 외에도 여러 종교 집단이 모여 살고 있다.

최근 레바논은 기나긴 내전에서 벗어나 재건의 결과가 눈에 보이기 시작했다. 날로 증가하는 관광객이 몰려들어 레바논은 ‘중동의 파리’로 불리게 되었다. 이렇게 안정을 되찾고 있는 시기인 지난 7월 12일 이스라엘은 레바논을 공격했다. 이스라엘은 레바논 재건에 치명타를 입혔다.

레바논과 이스라엘의 대립의 역사는 194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팔레스타인 땅에 이스라엘이 건국되면서 수많은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레바논으로 이주해왔고, 4차례의 ‘중동전쟁’을 거치면서 팔레스타인 난민은 더욱 늘어 지금은 35만명에 이른다. ‘중동전쟁’ 말고도 레바논과 이스라엘은 1978년 리타니전쟁, 1982년 갈릴리 평화작전, 1996년 카나 대량학살, 그리고 마지막으로 최근 일어난 레바논 침공을 포함해 여러 번 크고 작은 충돌이 있었다.

‘헤즈볼라’는 1982년 이스라엘이 레바논 남부에 거점을 두고 있는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와 팔레스타인 난민들을 공격하면서 구성되었다. 이 공격에서 이스라엘의 목적은 레바논 남부지방에서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몰아내는 것이었다. 이 때 사브라와 샤틸라 난민촌에서만 3,000명이 넘는 민간인들을 학살한다. 결국 PLO는 본부를 튀니지로 옮기게 됐고, 이스라엘군의 계속되는 공격에 맞서기 위해 레바논 남부 출신들로 이루어진 저항세력인 ‘헤즈볼라’가 구성되게 된 것이다. 이후 헤즈볼라는 본격적으로 레바논 남부에서 이스라엘군을 쫓아내기 위해 대규모 저항 작전을 펼쳤다.

후세인 람말 주한 레바논 대사

헤즈볼라의 저항이 계속되자 2000년 5월 이스라엘은 마침내 레바논 남부 지역에서 철수했다. UN은 ‘블루라인’을 정하고 경계선을 지정하지만 ‘샤바팜스’지역이 제외되면서 이스라엘은 이 지역에서의 군사력을 계속 유지하게 된다. 이스라엘과 UN은 샤바팜스가 시리아 영토라고 주장하지만 시리아와 레바논 사이에서 레바논 영토라는 합의가 이루어졌다. 이스라엘은 여전히 이 지역이 레바논 영토임을 부정하면서 영토, 영공, 영해에 대한 침입을 계속해왔다. 시민들에 대한 공격과 헤즈볼라 지지자들에 대한 납치도 계속됐다.

이런 이유로 이스라엘의 철수 이후에도 헤즈볼라는 레바논 영토의 반환과 포로들의 석방을 위해 노력해왔다. 비록 미국과 이스라엘로부터 테러 단체로 여겨지고 있지만, 헤즈볼라는 명백한 저항세력이자 레바논 내의 최대 종교 집단이면서 공식적으로 인정받은 정치세력이다. 현재 14명의 의원과 2명의 장관들이 레바논 정부에 참여하고 있다. 헤즈볼라는 2000년 이스라엘군 철수 이후 레바논 뿐 아니라 아랍과 이슬람 사회에서 더욱 많은 지지를 얻게 되었다.
포로를 볼모로 또 다시 레바논 침공

이러한 상황에서 7월 12일 아침, 헤즈볼라는 이스라엘 무장 차량들이 UN이 지정한 블루라인을 넘어 온 것에 대응해 맞서 싸웠다. 이때 이스라엘 병사 8명이 숨지고 헤즈볼라는 포로 교환을 목적으로 이스라엘 병사 2명을 납치했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포로 석방을 거부하고 대신 헤즈볼라뿐만 아니라 레바논 전체에 대한 공격을 개시했다.

레바논의 피해는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이다. 레바논 사회기반시설, 헤즈볼라 시설들이 파괴되었고, 1,287명의 민간인과 병사들이 숨졌다. 이 통계는 여전히 잔해들 속에 묻혀 있는 시신들을 포함하지 않은 것으로 그 수는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그 외에도 최소 5,000명이 부상당했으며 100만명 이상의 난민들이 북부지역으로 대피했다.

또 이스라엘은 수 만 채의 아파트와 레바논의 유일한 국제공항인 베이루트 국제공항을 파괴했다. 수 십 개의 다리와 도로, 공장, 학교와 공공시설이, 2000㎢에 이르는 레바논 남부 지역의 모든 마을들이 사라졌다. 남부에 위치한 제 고향에서도 저의 집을 포함해 모두 사라지고 겨우 70여 채의 집만 남았다.

이스라엘은 지하 침투용 레이저 유도폭탄, 집속폭탄, 파편폭탄, 3가 인을 함유한 폭탄, 스마트폭탄, 소이탄 등 첨단무기와 전투기, 탱크, 30,000명의 군사를 앞세워 레바논을 잿더미로 만들었다.

헤즈볼라의 초기 공격은 명백히 이스라엘 군사기지와 병사들을 목표로 한 것이었다. 반면, 이스라엘은 이에 맞서 무고한 시민들을 공격했다. 이스라엘의 목적은 헤즈볼라를 무장해제 시키는 것 뿐 아니라 레바논 전체를 위협하고 파괴하는데 있었다는 것이 명백하다. 미국의 지원을 받은 이스라엘의 이러한 공격은 결국 한 달이 넘은 8월 14일에야 UN의 결의안을 통해 공식적으로 중단될 수 있었다. 현재 레바논 정부는 난민들이 그들의 집과 영토에 남아있는 폭탄들을 제거하고 집을 재건할 수 있도록 돕고, 그들에게 의약품, 식량, 의류, 석유 등의 인도적인 원조를 제공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해외에 거주하고 있는 레바논 동포들과 아랍 국가를 포함한 국제사회의 원조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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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세인 람말 주한 레바논 대사의 강연 모습



이스라엘, 모든 아랍영토에서 철수해야

레바논 국민들은 많은 일을 겪어왔다. 그렇지만 레바논 국민들의 자생력은 매우 강하다. 그러나 레바논의 안정을 위해서는 먼저, 휴전이 이루어진 후에도 계속되고 있는 이스라엘의 공격이 중단되어야 한다. 그리고 지금 현재의 불안한 휴전을 ‘영구적인 정전’으로 전환해야 한다.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중동지역의 평화가 정착되어야 한다.

지난 2002년 ‘아랍정상회담’에서 아랍 국가들은 이스라엘이 아랍 영토에서 물러나고 팔레스타인의 국가 수립을 받아들이고, 난민귀환을 보장해 준다면 이스라엘과 평화를 형성하고 유지하는 것에 대해 합의한 바 있다. 이런 조건들이 모두 성립이 된다면 분명 이스라엘과 레바논, 나아가 아랍 국가와의 평화는 찾아올 것이다. 이스라엘은 노엄 촘스키의 “이스라엘이 분명 자신들을 지킬 권리는 있지만, 그 어떠한 국가도 점령 지역을 방어할 권리는 없다”는 말을 명심해야 한다.

정리=허창영/ 인권연대 간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