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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9차 수요대화모임(2011.10.26) 정리- 송강호(개척자들 전 대표)

작성자
hrights
작성일
2017-08-08 11:07
조회
466
제89차 수요대화모임 지상 중계

강정마을 지킴이 송강호의 “강정의 생명 그리고 평화”

인권연대 편집부



인권연대 제89차 수요대화모임 초대 손님은 국제평화운동단체 ‘개척자들’ 송강호 전 대표였다. 송 전 대표는 제주 강정마을에 머물면서 해군기지 반대 투쟁을 하고 있다. 지난 3월부터 아침마다 강정마을 중덕바다 구럼비 바위에서 생명평화를 위한 기도를 올렸고 10월 해군에 의해 구럼비가 봉쇄된 후에는 바다를 통해 헤엄쳐가 기도를 이어가고 있다. 그에게는 출임금지가처분 명령이 내려져있다. 해군 소유로 된 땅을 한 번 밟을 때마다 200만원, 그렇게 쌓인 벌금이 모두 6천만원이 넘는단다. 매번 경찰에 끌려나오면서도 매일처럼 구럼비를 찾는 까닭은 무엇일까.

‘강정의 생명 그리고 평화’라는 주제로 진행된 10월 수요대화모임에서 송강호 전 대표는 제주 강정마을 중덕바다와 구럼비 바위의 아름다움에 대한 감탄을 쏟아냈다. 10m 규모의 주상절리로 이루어진 바다 속과 용천수가 솟아오르는 신비의 너럭바위 구럼비. 송 전 대표는 따스한 낮 햇볕을 흠뻑 머금은 구럼비에 앉아서 바닷바람을 맞고 있으면 이곳이 천국인가 생각한단다. 어떻게 이런 아름다운 장소를 콘크리트로 덮을 수 있는지 ‘미치지 않고서는’ 이럴 수 없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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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 강정마을 까페


동티모르, 아프가니스탄, 파키스탄 등 분쟁지역에서 사람들의 슬픔을 지켜보며 싸워왔던 송 전 대표는 강정마을에서 공권력이라는 이름으로 가해지는 경찰탄압을 본 후 강정마을에서 자신이 해야 될 일을 고민하게 됐다고 한다. 그는 강정마을 지킴이로서 물불을 가리지 않는다. 강정마을 활동 때문에 구속되기도 했지만, 싸움을 멈추지 않고 있다.

“제주해군기지는 해군들의 바벨탑이다” 몸집 불리기에 혈안이 되어 해군기지 건설에 그토록 집착하고 있다는 게 송 전 대표의 생각이다. 강정마을은 국가지정문화재 천연기념물 442호 연산호 군락지, 천연보호지역, 생태계보전지역, 해양보호구역 외에 유네스코 지정 생물권보전지역 등 무려 5개 항목의 보호지역이 자리한 곳이다. 하늘 높은 줄 모르고 도전적으로 바벨탑을 쌓았던 인간들에게 내려진 신의 심판처럼, 자연을 파괴하려는 인간들에게 자연은 매서운 심판을 내릴지 모른다. 게다가 강정마을은 제주 문화의 기원을 알 수 있는 청동기 유적이 발굴되는 등 고고학적으로도 상당히 가치가 높은 땅이다.

송강호 전 대표는 해군기지가 있는 오키나와(일본)와 하와이(미국), 진해(한국)의 예를 들어 해군기지가 허울뿐인 허상임을 강조했다. 진해는 주민자유침해로 점점 인구가 줄고 있고 아름다운 섬 하와이에서는 이제 진주조개를 찾아보기 힘들게 됐다. 오키나와는 일본에서 빈곤한 지역으로 손꼽힌다. 송 전 대표는 ‘해군기지 건설이 지역사회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해군의 주장이 거짓말이라고 일갈했다. 또 해군이 해군기지 건설에 찬성하는 주민들을 모아다 회식과 관광을 시켜주고 선물을 보내는 등 지속적인 관리를 하고 있다며 비판했다.

강의를 마무리하며 송 전 대표는 강정으로 달려와달라고 했다. 상황은 심각한데 강정마을을 지킬 힘은 부족하기만 하다는 거다. ‘구럼비의 천사들’이 절실하단다. 함께 싸워주면 고맙겠지만, 그게 아니라도 한 번씩이라도 제주 강정마을을 방문해달라는 거다. 강정마을은 한 달에 한 번씩 ‘제주해군기지 저지 전국시민행동의 날’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